라디오 작가 되기 연재는 정말 무거운 숙제네요. 잘 엮어 보려고 하는데 어렵네요. 안 가본 길보다 가본 길이 더 무섭다는 말을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라디오 드라마를 다 꺼내놓고 살펴봐도 “이게 라디오 드라마 정석입니다”라고 할 만 게 없어 낙담했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합니다. 8월 중순에 <라디오 대본 용어>를 올리고 벌써 보름이 넘게 지나서 빨리 올려드려야겠다 싶어 글을 씁니다.
골프도 원리를 알면 10타가 줄어든다고 하지요. 라디오 드라마도 원리를 알면 실수를 줄이고 원하는 드라마를 쓸 수 있다고 봅니다. 오늘 말씀드리는 라디오 예행연습은 실전을 위한 것으로 제 경험만을 바탕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훌륭한 작가님이 많이 계신 데 저의 경험만을 말씀드리면 제 글을 통해 공부하시는 분들의 시야가 좁아질 거 같아서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고 싶은 라디오 드라마 작가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김남, 이상락, 정동재, 서현이, 유환숙, 이덕재, 김두남, 이유선, 허은경, 오금숙, 이외에도 많습니다. 이분들의 작품을 찾아서 들어보시면 완전한 예행연습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KBS 무대 팟빵 https://www.podbbang.com/channels/6706 에 2020년 1000만 원 고료 라디오 극본 공모 당선작 연속방송-우수작 세 편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 작품과 더불어 다른 작가님의 작품도 함께 청취하면서 필력 강화를 하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귀에 쏙 들어오는 명작을 몇번 되풀이해서 청취하시고 베껴 적어보셔요. 필력이 차원이 다르게 는다는 걸 체감하실거예요
지금은 1인 미디어 1인 라디오 시대입니다. 라디오 드라마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적은 제작비로 무한한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 무대입니다. 멜로, 역사, 추리, 호러, 심리, 심지어 무협 이야기도 호쾌, 장쾌하게 그려내 갈수록 진가를 발휘할 겁니다. 세월이, 사회가 변해도 큰 소구력을 지닌 라디오 드라마를 공부하시면 여러모로 쓸모가 많을 겁니다.
시놉시스 작품 개요에 들어갈 내용
시놉시스란 대본을 쓰기 전에 전체적인 계획을 간략히 작성하는 것으로 TV 드라마는 시놉시스라고 하고, 라디오 드라마는 시놉시스, 혹은 ‘작품 개요’ ‘줄거리’라고 해서 간략한 세부 사항을 작성합니다. 시놉시스, 작품 개요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1. 제목: (향후 변경이 가능한 것이니 작품 성격을 고려 작성하시면 됩니다)
2. 주제: (주제를 소재와 혼동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예를 들면 ‘상처’는 소재라고 보시면 되고요. 주제는 ‘상처를 극복하다’ ‘상처에 매몰되다’ 등처럼 과정과 결과를 함축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3. 작의(作意): 말 그대로 작품을 쓴 작가의 의도입니다. 예를 들면 “모든 사람이 ‘상처’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처절한 상처를 안고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내 진정한 치유란 뭔지 힘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그려 냄‘ 이런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4. 장르; 예를 들면 50분 단편 멜로드라마, 20부작 장편 기업 드라마, 60초 숏폼 드라마 등입니다.
5. 주인공: 주연과 조연을 명시합니다. 나이, 성격, 직업 등을 간단히 적습니다
6. 줄거리; 전체적인 줄거리를 씁니다.
시놉시스 작품 개요 작성법
시놉시스 작품 개요 작성법은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얼마든지 작가의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은 <등장인물/ 주제/ 전체적인 스토리>가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간략하고 선명해야 합니다. 공모전이든 아니면 수시 접수든 1차 적으로 시놉시스 작품 개요를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공을 많이 들여야 합니다.
시놉시스 작품 개요 쓰기 연습 방법으로는 1. 좋은 소재를 선택해 2. 확실한 주제를 잡아 1줄로 쓴 다음 3. 기승전결 줄거리를 A4 반 장 정도 분량으로 써보시면 됩니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쓰면 쓸수록 재미도 붙고 작품성도 높아진 걸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데뷔 후에 바로 대성하는 작가들 보면 습작 시절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놉시스. 작품 개요를 작성해 놓았더라고요. 습작 시절에 모아놓은 소재는 대부분 때가 묻지 않고 신선합니다. 늘 새로운 이야기를 원하는 대중의 입맛을 딱 맞출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산이 됩니다.
스토리와 플롯
줄거리 즉 스토리를 잡을 때 <플롯>을 함께 고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플롯의 원래 뜻은 <한 조각의 땅>이라고 하네요. 조각조각의 땅이 모여서 대지를 이루는 걸 상상해보시면 플롯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라디오 드라마, 텔레비전 드라마 모두 작품의 성패는 스토리와 플롯의 연계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로널드 B. 토마스 지음/ 김석만 옮김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을 보면 ”좋은 플롯은 작품의 첫 부분에서 관객(시청자. 청취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해 주고, 클라이맥스를 지나 마지막에 가면 이에 대한 답을 주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햄릿을 보면 첫 부분에서 ’과연 햄릿이 아버지에게 복수를 할 것인가 ‘라는 의문을 품게 되지요. 라디오 드라마는 바로 이런 물음에 대한 여러 인물의 행동을 들려주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로널드 B. 토마스 지음/ 김석만 옮김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의 저자는 ”스토리와 플롯은 서로 떼어 낼 수 없는 관계다. 플롯은 스토리를 섞어 주는 힘이 있어 작품의 요소에 스며 들어가되 정체되어 있지 않고 역동적이며 대상이 아닌 과정이다 “라고 정의합니다.
저는 드라마를 꿈꾸는 작가나 활동하는 작가 모두에게 방금 드린 이야기가 금과옥조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소개해드린 책은 드라마, 소설, 영화 시나리오, 연극 대본, CF 등 활용 분야가 참 많습니다.
그리고 또 제가 곁에 두고 읽는 방송 참고서 올려봅니다. 김남 작가의 드라마 작법 실전 노하우는 요즘 1인 미디어 시대에 필요한 참고서라고 할 수 있고요. 이환경 TV 드라마 작법은 대표작 <용의 눈물>의 저력이 담긴 작법 필독서입니다. 그리고 노란 테이프를 붙여 놓은 책은 TV 드라마 감독 최상식 PD가 쓴 책입니다. 하도 많이 봐서 표지가 닳아서 노란 테잎으로 무장했습니다. PD 입장에서 쓴 드라마 작법이라 배울 점이 참 많습니다. 제 책은 그냥 이런 책이 있다 하는 차원에서 올려봅니다. 절판되어 중고로 판매되는 모양입니다. 저도 제 책이 없어 동생한테 돌려받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 작가 김남 선생이 강조하는 <드라마 작법 십계명>을 올려볼게요. 텔레비전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십계명이지만 라디오 드라마에도 정확하게 적용되는 조언입니다.
[김남의 드라마 작법 십계명]
1. 충분한 줄거리가 있는가.
2. 호소할 범위가 한정적(예컨대 너무 예술영화적)이지는 않은가.
3. 유쾌하지 못한(혐오감이 드는) 줄거리는 아닌가.
4. 갈등이 약하여 클라이맥스가 약하지는 않은가.
5. 과거사 회상이 너무 많지는 않은가.
6. 어느 인물이 주요 인물인지 알 수 없지는 않은가.
7. 대사가 지나치게 많지 않은가(영상의 부족).
8. 인물이 너무 많아 혼란스럽지 않은가(할 일도 없이 인물이 등장한다).
9. 신마다 드라마의 요건이 구비되었는가,
전환이 적절하며 각 시퀀스마다 기승전결이 되어 있는가.
10. 스토리와 사건에 따라 인물이 변화하는가(시종일관 같은 성격이면 안 된다)
라디오 작가 되기 다음 편은 <라디오 드라마 대사> 이야기를 써볼게요. 연예인에게 오늘 이쁘다고 얘기하면 화장빨 머리빨이라고 합니다. 저는 재미있는 드라마는 대사빨이라고 봐요. 좋은 영화와 드라마는 명대사가 줄줄 쏟아지는데요. <라디오 드라마 대사> 이야기 준비가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해보겠습니다.
할머니는 커서 뭐가 될 거냐고 묻는 네 살 짜리 <유온> 작품입니다. 이 그림을 그리면서 많은 이야기를 풀어놨습니다. 받아 적었으면 아마 드라마 시놉시스였을 겁니다. 고모와 할머니를 잇는 선은 둘이 손을 잡고 있는 것이고요. 할아버지와 유온이가 붙어 있는 건 지금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랍니다. 이름을 쓴다고 '이'를 '10'으로 썼습니다.
친구가 보내 준 <애기 꾀꼬리버섯>입니다. 젖은 낙엽 젖은 흙 속에서 돋아 난 '애기 꾀꼬리'는 어떤 노래를 부를까요? 제 귀에는 힘든 첫사랑을 하는 가여운 청춘의 한숨이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