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길숙 Nov 23. 2022

2022년이 가기 전에

- 많은 소망이 있으나 딱 2개만 해내고 싶어요

1. 브런치 <라디오 작가 되기> 마무리


가본 길이 안 가본 길보다 더 무섭다고 제가 걸어간 '라디오의 길'은 여전히 무섭습니다. 그래서 이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라디오 작가 되기' 매거진을 채워 갔지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과연 내가 자격이 있을까? 내가 한 이야기들이 정답일까? 이런 마음이 북받쳐 잠시 중단했습니다. 허나 오리무중인 산길에 누군가 걸어놓은 노란 리본이 이정표가 되듯 제 어쭙잖은 글도 그러할 때가 있으리라 믿고 올해가 가기 전 '라디오 작가 되기' 남은 꼭지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이 돌탑이 지닌 간절함을 배워서요  


2. 나를 찾는 여행하기


올 한 해도 지리산 절친이 시절을 모르고 사는 저를 위해 참 많은 풍경을 담아 시시때때로 저를 깨웠습니다. 저 혼자 잘 익어간 농염한 풍경을 받아 들 때마다 '나도 저 산처럼 저 바다처럼 저 들처럼 제대로 철들고 싶다'는 꿈을 꿨습니다. 아직도 천방지축 고삐 풀린 망아지여서 마흔 넘은 제 자식들이 제 걱정을 놓지 못하니 철드는 것도 에미 노릇이라는 생각에 저를 찾아서 나서보렵니다. 갈 곳은 이미 정해놨습니다. 벗이 보내준 풍경 속으로 뛰어들기로요.  지리산 화엄사 가는 길 마지막 단풍이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춘 날 화엄사를 가보려고요  

오래전, 마흔 초반에 틈만 나면 달려갔던 지리산 화엄사 길. 이 길은 여전한데 저는 많이 낡았습니다. 그래서 이 길을 반복해 걸으면서 제게 묻고 답해보려고요. 그리고 힘이 좀 남으면 <원균>의 삶을 추적해보려고 합니다. 임진왜란 후 이덕형, 이항복, 이원익 등 조선조 명재상의 엄격한 심사 끝에 선무 일등공신으로 책록 된 인물이 어찌하여 45년이 지난 후 석연치 않은 역사의 수정 행위 끝에 치욕과 무능의 화신으로 기록되었는지 진짜 궁금하거든요. 혹시라도 후세 사람의 붓끝에 주살(誅殺)된 건 아닐지 원균의 입장에서 당시로 들어가 보려고요.

전남 보성군 오봉산 칼바위랍니다. 칼바위 만추가 아름다워 혼자 보기 아깝다고 절친이 보냈는데요. 저 칼바위 움푹 파인 곳에 원효대사의 모습이 음각되어 있답니다. 저를 찾는 여행길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다 싶어 여행 목록에 넣었습니다. 원효대사한테 하고 싶은 일을 털어놓고 같이 이뤄보자고 꼬셔볼 참입니다.

깊어가는 가을, 우리 독자님들 소원성취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달을 이렇게나 많이 보내시다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