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관광은 선택이 아닌 필수
로마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흔히들 바티칸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로 한 번쯤은 고민에 빠진다. 일정이 여유로우면야 당연히 바티칸으로 발길을 향하겠지만 아마도 일정은 짧고 보고 싶은 것은 많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다투느라 하게 되는 고민 일 것이다.
나의 일정은 여유로웠기 때문에 고민 없이 바티칸을 가기로 결정했지만 일정이 타이트하다고 하더라도 로마까지 가서 바티칸을 안 보고 오는 것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두고두고 아쉬울 결정으로 사료된다. 때문에 로마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바티칸을 가서 박물관 투어를 권한다. 더불어 몇 개 없는 바티칸의 명물 성 베드로 대성당과 광장 또한 방문하길 권장하는 바이다.
역사에 역 자도 관심 없는 내가 이상하게 유럽여행만 다녀오면 역사에 관심이 생긴다. 물론 이 이상한 현상은 오래가진 않기 때문에 귀국 후 일주일 이내에 빠르게 해당 국가 혹은 반해서 온 미술품에 관련한 역사를 공부를 해야 효과가 있다. 심지어 나는 이탈리아에 한때 미처서 이탈리아어도 몇 달간 독학을 하곤 했다. 여행이 얕지만 학문적인 도움도 주게 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바티칸 박물관은 굉장히 넓어 길을 잃기 십상이다. 길치인 나는 한껏 긴장했고 긴장 속에서도 무조건 봐야 하는 ‘라파엘로의 방’과 ‘시스티나 성당’을 열심히 찾아 헤맸다. 시스티나 성당은 미켈란젤로의 걸작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로 매우 붐볐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고개를 젖혀 천장을 바라본다. 나도 그들과 합류하여 목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미켈란젤로의 작품에 매료되어 한참을 천장만 바라보았다.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을 감상했을 뿐인데도 목에 통증이 오는데 천장에 매달려 그림을 그렸던 그가 병을 얻어 세상을 등졌다는 사실은 당연한 결과였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했다고 해도 믿을 만큼 완벽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아직도 심금을 울린다. 르네상스 시절의 예술가들은 어쩜 그리 하나같이 예술에 조예가 남다를까
바티칸 박물관에서 봐야 할 작품은 무지 많아 모두 나열하기엔 한계가 있다. 성스러운 그곳을 모두 기억하기에 나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위에 언급한 두 곳 이외에 내가 또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아폴로상’과 ‘라오콘군상’이다. 남성미를 물씬 강조하고 사실적으로 포세이돈 저주의 고통을 잘 표현해낸 조각상들이기 때문이다. 제일 유명한 작품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듯하다.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 라오콘군상의 생동감 있는 표정은 마치 필라테스 수업에서 코어강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나의 모습과 흡사해 보인다.
양 벽, 천장, 앞 뒤로 가득 메운 중세시대 작품들은 마치 내가 그 시절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에 다 안 담기는 작품 하나하나 들을 눈으로 마음껏 느끼고 머릿속에 저장할 수밖에 없었다.
옛말에 작은 고추가 맵다고 하지 않았나. 바티칸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지만 그가 지닌 역사적, 예술적, 종교적 의미는 대단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적인 예술가들의 손길 하나하나를 마음속 깊이 느꼈던 바티칸에서의 하루. 몇 년이 흘러도 그날의 감동이 생생하게 살아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