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면

기어코 반짝일 너에게_김규남

by 끄적끄적 몽땅연필

저자의 생각과 글체가 궁금해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구입한 책은 오랜만이었다. 바로 유튜버 <Deep>의 멤버인 김규남 작가의 책 <기어코 반짝일 너에게>이다. 한동안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인기에 힘 얻어 출간 후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글들을 소모하고 있지 않았다. 좋아하는 유튜버일수록 영상 속 그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책에 담겨있어서, 나에게 새로운 생각을 주는 글이 되지 않아 읽지 않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우 김규남 님의 글은 어떤 색을 갖고 있을까? 어떤 성장통을 겪었을까?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책을 펼쳤다. 그렇게 나는 어린 소녀의 진심 어린 일기 같은 이야기를 마주했다.


<Deep>의 에피소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은 <운명> 편이다. 배우를 꿈꾸던 카페 아르바이트생 규남은 유연히 손님으로 온 윤태용 감독을 맞이한다. 배우를 찾던 감독에게 어필하기 위하여 발음, 발성 하나 신경 쓰며 주문을 받는다. 자신의 연기력을 어필하기 위하여 다른 손님에게 연기를 시작한다. 알고 보니 그 손님이 윤태용 감독과 배우를 찾던 대표 투자자였다. 이렇게 규남은 오디션 기회를 찾는 재미와 감동을 모두 갖춘 짧은 에피소드다. 불과 5분 53초 영상에 규남이 기회를 찾으려는 절실한 모습과 절망감을 표현하는 연기에 진심이 담겨있었다. 이 짧은 영상이 나에게 큰 여운을 준 이유는 배우를 준비하며 겪었던 마음을 표현했기 때문에 더 와닿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영상으로 작가 김규남은 배우 김규남과 어떤 다른 매력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말과 패션은 거짓되거나 과장된 꾸밈을 또는 감추고 싶은 것을 감출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글은 필자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배려에 감사하며 다시금 타인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어릴 적 배우를 꿈꿨지만 소극적인 자신을 대신하여 학원을 알아봐 주고, 대신 질문해 주었던 친구에게 지금 자신이 연기할 수 있었던 시작의 영광을 전했다. 어쩌면 스쳐 지나갈 수 있었던 과거의 이야기. 작은 이야기를 소중히 간직하고 책으로 감사함을 전했다.


저자는 대학시절 수업시간에 교수님의 말씀이 너무나도 소중해서 빼곡하게 필기하고 녹음하여 다시 듣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지금의 좋은 결과로 그녀의 피나는 노력이 한 문장으로 쓰였지만 얼마나 절실했을까? 힘든 순간들은 얼마나 많았을까? 보이지 않는 과정들이 있었기에 올곧은 삶의 기준들을 적어 내려갈 수 있었겠지. 이런 노력에도 삶의 순간은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계속 되묻게 된다. 저자도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생각을 실천하는 진취적인 태도가 <Deep>을 탄생시켰다. “꾸준한 노력과 행동이 우연한 기회를 붙잡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의 진심이 담긴 일기처럼 써 내려간 글에 열정 있던 시절이 생각났다. 경영전공을 하고 부전공으로 경제학을 선택했다. 경제학 첫 수업. 낯선 환경과 사람들 속 잔뜩 기죽어 있던 적이 있었다. 1학년때부터 경제를 전공했던 사람들보다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뒤처진 시간을 채우기 위해 항상 맨 앞자리에서 수업을 듣고 교수님의 수업을 녹음하여 다시 복습했다. 이런 내 모습에 뒤에서 “제 누군데 왜 이렇게 나대”라는 말이 불쑥 들려왔다. 애써 모른척하며 나는 그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했다. 그렇게 다는 경제학과 학생들을 제치고 그 과목 1등을 한 기억이 떠올랐다. <기어코 반짝일 너에게>를 읽으며 잠시 잊고 있던 열정의 순간을 떠올릴 수 있었다. 잠시 삶에서 길을 잃었다면, 작은 소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한번 불타오를 힘을 얻어가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스스로를 믿을 수 없을 때 필요한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