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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망 Feb 05. 2022

인사발령으로 바뀐 직장의 분위기

2022년 2월 4일의 기록

2021.12.25 / 집 앞 카페 / sony a7r2 / sony 55mm f1.8

설날을 한 주 앞두고 이동 인사발령으로 사무실이 급 분주해졌다. 다행히 나는 이동 인사발령 명단에서 제외되었지만 팀장님을 제외하고 함께 일하던 동료들 모두 인사발령으로 타 부서, 타 지점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한 분은 내가 근무하는 부서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지점으로 이동해 아쉬움이 덜했지만 다른 직원분들은 본점과 타 지역으로 발령이 나며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내가 남았다는 안도감과 좋았던 분들이 떠난다는 아쉬움이 교묘하게 뒤섞인 감정을 느꼈고, 두 감정들은 물과 기름같이 어울리지 못했다.


코로나로 제대로 된 회식을 하는 것도 불가능해 조금의 찜찜함을 간직한 채 서로에게 아쉬움 가득한 작별 인사를 했다. 인사발령이 있던 날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을 하고 도란도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했던 시간들을 곱씹어 보아도 아쉬움이란 감정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발령이 원하는 곳으로 난 직원에게는 축하를, 발령이 원하지 않는 곳으로 난 직원에게는 격려와 위로를 하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곧 보자’라는 상투적인 인사말은 넣어두고 ‘인연이 닿으면 또 함께 근무했으면 좋겠어’라는 다소 현실적인 인사말과 함께.       

길면 길었고 짧으면 한없이 짧았던 설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사람들이 부서로 출근했다. 평소 이래저래 얼굴이 익었던 직원 분들도 있었고 8년의 직장 생활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직원 분들도 있었다. 물리적 공간은 변한 것이 없었지만 사무실은 약간의 데면데면함으로 가득 차 있다. 새로움에서 느껴지는 어색함을 깨기란 쉽지 않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먹던 점심식사 시간에도 조금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괜스레 예전부터 함께 근무했었던 직원들과의 심리적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다.    

  

매번 인사발령으로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거나, 내가 새로운 사람이 되는 일을 반복 경험하지만 새로운 환경과 낯선 직원들에게서 느끼는 어색함과 긴장감은 적응이 참 쉽지 않다. 업무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지만 같은 사무실을 쓰는 직원들이 변하는 것만으로도 낯선 학교로 전학을 가는 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인사 발령 때마다 사무실에 긴장감이 감도는 것을 보면 비단 나만 특별히 느끼는 감정은 아닌 듯싶다.       


오늘은 새로운 직원들과 이틀째 근무하는 날이다. 이틀이라는 시간은 각 직원들의 성격이 사무실 분위기를 새롭게 형성하기에는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바뀐 것은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이 동시에 늦어졌다는 것. 다음 주부터 이런 사소한 변화에 차근차근 적응해 나갈 생각이다.


이런 소소한 변화들이 반갑지만은 않지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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