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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망 May 02. 2022

마스크 좀 벗을게요

2022년 5월 2일의 기록

2022.1.31일 / 제주도 / sony a7r2 / sony 55mm f1.8


 5월 2일부터 외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물론 그 전에도 외부에서 사람 간 2m 거리 유지가 어려운 경우에만 마스크를 쓰라는 의무사항이 있었을 뿐이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훌륭한 국민들 덕에 외부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2년 여의 기간 동안 답답한 마스크를 쓰며 거리를 걸었던 사람들, 마스크 때문에 계절의 변화에 조금은 둔감해졌던 사람들이 필터 없이 코와 목으로 들어오는 공기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날이 다가왔다.


마스크를 써야만 하던 의무감에서 해방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새롭다. 내가 꼭 필요해서 마스크를 쓸 때와 누군가 쓰라고 강제해서 마스크를 쓸 때는 기분이 확연히 다르다. 전자는 나의 자유의지가 반영된 행위이지만 후자의 경우는 나의 자유의지가 박탈된다. 내가 스스로 공부하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방문을 툭, 열고 들어와 '공부 좀 해라'라고 하면 공부할 마음이 사라진다. 어머니의 입에서 '공부 좀 해라'는 말이 나온 그 순간 나의 자유의지가 박탈되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외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치를 설레는 마음을 안고 기다려 왔다. 매일 아침 러닝을 하는 나로서는 외부 마스크 착용 의무가 러닝 하는데 조금은 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 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러닝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물론 내가 코로나 증상이 있다거나 타인에게 혹여 감염의 피해를 줄 수 있는 좁은 공간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닐 생각이다. 오로지 아침 러닝을 할 때만 마스크를 벗을 예정이고 혹여나로부터 사람들이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으니 인적이 드문 길을 따라 마음껏 뛸 예정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선택권이 나에게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큰 해방감을 느낀다. 마스크 없이 러닝을 뛰게 되는 첫날을 빨리 맞이하고 싶다.




마스크 외부 착용 의무 해제를 시작으로 우리의 일상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만 같아 기분이 몽글몽글해진다. 주변에는 해외여행을 위한 비행기 표를 구매하는 지인들이 종종 보이고 인스타 스토리에서는 밤새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난 뒤 첫차를 타고 귀가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코로나는 끝나지 않았고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코로나라는 보이지 않는 족쇄를 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 '희망'을 느낄 수 있다. 칠흑 같은 어둠만이 존재하는 새벽 2시에서 시간이 점점 흘러 '해가 저쪽에서 뜰 것 같아'라며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새벽 5시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아직은 코로나 전의 생활을 한꺼번에 모두 돌려받지 못할 것이란 걸 안다. 다만 차근차근 돌려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하루하루를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만 있어도 열악한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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