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4일의 기록
아침에 일어나 덜 뜬 눈으로 옷을 챙겨 입고 조깅을 나간다. 30분을 내리뛰고 나면 성취감으로 온몸이 붕 뜬 기분이다. 집에 들어와 땀에 젖은 채로 차가운 물과 함께 영양제를 먹는다. 곧장 화장실로 가 찬물로 기분 좋게 샤워를 한다. 더워진 날씨에 아침에도 에어컨을 약하게 틀어놓고 머리를 말린다. 구일이를 깨우고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한 뒤 구일이와 함께 출근을 한다.
회사에 도착하면 항상 나보다 일찍 출근하신 팀장님의 정수리가 저 멀리서부터 보인다.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인터넷 PC와 업무용 PC의 전원을 차례로 누른다. 부팅이 되는 동안 주변 정리를 한다. 어제 퇴근하며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종이컵과 아무렇게나 어질러 놓은 펜들을 꽂아 넣는다. 물티슈 한 장을 뽑아 책상을 닦고, 마른 휴지로 물티슈의 물때 흔적을 지운다.
오늘의 할 일을 정리한 엑셀 파일을 켜고 업무를 시작한다. 해야 할 일은 빨간색으로, 처리한 일은 검은색으로 표시한다. 벌겋게 물들어 있던 엑셀 안의 업무 목록들이 검은색으로 변하면 마음이 다소 안정된다. 이래저래 업무 전화를 돌리고 문서 작업을 하다 보면 점심 식사 시간이다. 끼니는 대충 때우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점심시간은 휴식시간의 의미가 강하다. 1시간 동안 숨을 돌리며 시간을 보낸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하며 날씨도 잠깐 느껴본다.
오후 시간은 오전과 같이 흘러간다. 전화를 하고 전화를 받고, 심사 의견을 쓰는 등 경상적인 업무로 시간을 보낸다. 해가 뉘어지는 오후 5시 반 정도가 되면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 시내에 위치한 사무실에 앉아 창문 밖을 바라보면 벌써 친구들과 저녁시간을 즐기기 위해 삼삼오오 모인 젊은 사람들로 거리가 가득하다. 괜히 화장실을 한번 더 다녀오거나, 내일 할 일들의 목록을 정리하면서 퇴근 시간까지 시간을 흘려보낸다. 6시 반, 자리 정리를 대충 마무리하고 얼른 퇴근한다.
하루하루가 특별할 것 없는 일들로 가득 차 있다 보니 날짜와 요일의 감각이 무뎌진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시간은 분명 흐르고 있구나’ 느끼고 생각할 뿐이다.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하기에는 지금의 이런 단조로운 생활이 썩 마음에 든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한 달에 한번 있는 월급날을 기다리는 평범한 직장인의 하루가 또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