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르망 Dec 30. 2022

2022년의 시작과 끝

2022년 12월 31일의 기록


2022.10.23 / 수성못 아르테리 / sony a7r2 / tamron 28-75 f2.8

2022년의 마지막을 보내는 중이다. 1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진부한 표현이지만,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간다. 하루하루가 365번 쌓여 1년이 되었고 2022년이라는 과거가 만들어졌다. 2022년의 마지막을 보내는 중에 문득 2022년의 시작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한 해를 시작할 때의 나와 한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나를 비교했을 때 무엇이 바뀌었고 무엇이 여전히 같은지,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여전한 것들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 운동으로 하루를 맞이한다. 6시 10분에 일어나 15분간 양치하고 세수를 한 뒤 운동방으로 들어가 넷플릭스, 유튜브를 보며 운동한다. 일어나는 시간은 항상 같은데 시간과 계절이 변함에 따라 창밖의 밝기와 활기만 조금 다를 뿐이다.


주말이나 평일, 시간이 날 때면 책을 읽는다. 카페에 잠시 앉아 있거나 집안일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서, 문득문득 생각이 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읽으려 노력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 책 읽는 게 취미야'라고 말할 정도의 다독가는 아니지만, 2주에 한 권 평소에 보고 싶었던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무료한 하루를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여전히 같은 직장을 다니며 직장인으로서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월급날을 기다리고 출근의 괴로움과 퇴근의 기쁨을 하루에 한 번 맛보고 있다. 힘든 일에 좌절하지만 다음날 금세 괜찮아지는 사회생활 9년 차의 직장인. 직장인이라는 신분을 여전히 달가워하지 않는 마음도 예전과 달리진 것이 없다.

 

엄마와 일주일에 3번 통화를 한다. 결혼과 동시에 생긴 습관이다. 25년 이상 한 지붕 아래에서 오손도손 지내다 한 달에 한번 만나게 되는 사이가 되니 항상 오랜만인 엄마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되었다. 세월의 흔적을 느끼다 보면 문득 겁이 난다. 최대한 자주, 목소리로라도 세월의 흔적을 지우기 위함이다. 오히려 함께 생활할 때 보다 공유하는 일상이 많아지니 엄마와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면 1초 만에 '응, 엄마 바꿔 줄게~'하는 것도 여전하다.




변한 것들

구일이가 임신을 했다. 2022년을 홀몸으로 시작했고 2022년을 만삭으로 마무리한다. 구일이를 닮아 밝고 똑똑하고 키가 큰, 귀여운 아들이 태어날 예정이다. 무엇보다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고 내가 구일이에게 준 사랑을 그대로 줄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육아용품을 하나하나 구매하며 부모가 된다는 것을 실감하는 중이다. 아직 정식으로 부모가 되지는 않았지만, 침대에 누워 문득 아들의 이름을 생각하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을 하는 중이다. 1개월 뒤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을 한 명 더 만날 예정이다.  


아침조깅을 하지 않는다. 상반기까지는 매일 아침 일어나 조깅을 하고 개운한 마음으로 출근을 했었다. 주중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계절은 상관하지 않고 땀을 흘렸다. 그러다 하반기에 원격지로 발령을 받으면서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이상으로 늘어났고 저녁시간을 구일이와 함께 보내기 위해 저녁에 하던 근력운동을 아침에 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아침조깅을 할 시간을 잃었다. 조금 무리해서 5시에 일어나 조깅과 근력운동을 함께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의지가 약하다. 주말에 한 번 조깅을 하지만 매일 하던 때와는 분명 다르다. 조금은 게을러진 느낌이다. 


글쓰기 습관을 잃어버렸다.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책상에 앉아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놓고 키보드를 타닥타닥 두드렸다. 키보드의 눌림이 좋았고, 나의 생각들이 오밀조밀 표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도 뿌듯했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다 보니 자연스레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며 글 쓰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게임을 내 컴퓨터에서 지워버리고 변해야 한다.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현재에 집중하는 법을 배웠다. 하반기에 읽었던 마음 챙김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집에서도 연장될 때가 많았고 지금 내가 집에서 구일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집중하지 못했다. 과거에 얽매였고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살지 못했다. 지금은 과거의 스트레스를 심호흡 한두 번으로 가라앉히고 1분간 명상하며 현재에 집중하려 노력한다. 오롯이 현재에 집중하는 만큼 진정한 살아있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또다시 연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