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끼' 호의를 책임감 있는 비용으로 바꿀 결심

by 박배

기자로 일하던 시절, 내 주변에는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았다. 기업 대표부터 전문직 종사자들까지, 누군가 내게 원고 교정을 부탁하거나 글쓰기 조언을 구하면 늘 기꺼이 응했다.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혹은 내가 조금만 손을 대면 금방 해결될 일이라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원고를 훑고 문장을 다듬었다.


작업을 마친 뒤 돌아오는 보상은 대개 따뜻한 밥 한 끼, 혹은 진심 어린 감사 인사였다. 퇴사 후 1인 사업가로 홀로서기를 시작한 뒤에도 이 관성은 한동안 이어졌다.


홀로 사업을 꾸려가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내가 누군가의 글을 다듬는 것은 단순히 문장을 고치는 행위가 아니라, 17년 동안 현장에서 치열하게 쌓아온 감각과 에너지를 쏟아붓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무료로 건네는 호의라도 성격상 대충 하지 않기에 시간과 에너지는 업무를 수행할 때와 똑같이 들어간다. 그래서 ‘밥 한 끼’라는 모호한 대가 대신 정당한 비용을 받기로 했다.


이것은 단순히 수익을 내기 위함이 아니다. 나를 믿고 글을 맡겨주는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이자,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맺기 위한 선택이다.


호의가 아닌 비즈니스로 마주할 때 더 깊은 전략을 논의할 수 있고, 콘텐츠 전략가로서의 자부심을 온전히 지킬 수 있다.


지인들에게 비용을 이야기하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숙제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어색함을 뒤로 하고 내가 내놓을 결과물에 더 집중하려 한다.


친분보다는 실력으로, 호의보다는 실질적인 변화로 증명하는 게 사업가의 본분이다. 17년의 구력을 정당한 가치로 나누며,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함께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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