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곧 믿음이다
'계절을 건너며
나 또한 풍경이 돼...
너라고 안 그럴까'
참 따뜻한 당신,
어제오늘 고마운 분들이 당신의 생일을 축복해 주며 이런저런 먹거리 쿠폰을 보내 주셨지요. 그 덕에 카페로 가 브런치 같은 빵 한 조각, 커피 한 잔을 나누어 마셨습니다. 다녀오는 길에 맞잡은 당신의 손은 참 따뜻했습니다. 혈액수치가 저하되어 불같던 내 손이 얼음장 같아도 꼭 잡아 주어 참 고맙습니다. 이 찬 손을 따뜻한 손으로 감싸 쥔 당신의 마음이 와닿았습니다.
날은 찬란하지만 손은 시린 계절이 있는 법.
그 계절을 건너는 방법은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다시 계절을 건넙니다. 가을이 깊어 겨울을 마주하는 아침입니다. 반대로 한 낮 따가운 햇살이 일렁일 때면 지난여름을 떠 올립니다. 그리곤 길어진 밤에 한숨이 여전한 그런, 계절을 건너는 날들입니다.
우린 여전히 손을 꼭 잡고 길을 걷지요. 마음에서 그러라고 시킨 것도 있지만, 서로 고장 난 몸뚱이를 서로 의지해 길 한복판에서 사달나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기도 합니다. 일 년 전만 하더라도 당신을 품고 이끌고 다닌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당신에게 무게를 실어 의지하는 내 모습을 발견합니다. 가끔 휘청이는 걸음에 당신을 찾는 일이 먼저가 되었으니까요. 그 이유는 당신을 믿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믿는 이유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 아닐까요.
아무리 기도해도 신이 외면하고 아무런 위로도 주지 않는 것 같은 깊은 골짜기를 건너는 것 같은 날들이 가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날들 덕분에 어쩌면 신은 늘 내 곁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 차디찬 공기에 따뜻한 손길을 느낄 때처럼말입니다.
사랑이 곧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