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왔으면 싶은 뜨거운 날에
비 온다, 툭툭, 후루룩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한번, 그리고 두번
서너 번 지나면 어느새 셀 수 없이 많아지고
약한 빗줄기, 조심스레 톡, 다정하게 톡
점처럼 박히는 소리들, 마음의 벽에 새겨진다
갑작스레 세찬 빗발, 쿵 하고 무너뜨리는 정적
침묵을 부수며 창문 너머의 밤이 흔들리고
유리 위를 타고 흐르는 건 물인지 기억인지
쉴 새 없이 두드리는 이 소리에 문득 멈춰 선다
비가 온다, 오래도록, 툭툭, 후루룩, 나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