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디지털 시대 #2] AI가 무서워?!

기술 발전은 일자리를 빼앗을까?

by 박 스테파노

AI(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게 사실 최근의 개념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달나라 이야기처럼, 먼 이야기로 들리다가, 몇 해 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으로(대국 자체라기보다 구글의"알파벳"이 투자 본격화) 생활 속의 친숙함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충격의 인간 패배


당시, 대국의 생중계까지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에서 인공지능이니 인지컴퓨팅이니 하는 hi tech에 대한 이야기나 실제 바둑에 대한 이야기들은 물론 그 이외에 다른 관점들도 쏟아졌습니다. 사실 엄청 새로운 일도 아닙니다. 이미 25년 전에 미국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퀴즈쇼 <Jeopardy>에서 인간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계의 역습"을 예고합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같은 회사 슈퍼컴 '딥블루'는 세계 체스 챔피언(가리 가르파로스)을 무참히 밟아 줍니다. 그리고 이세돌과의 대국 까지. 참 큰일 난 것만 같습니다.

인간과 컴퓨터의 승부는 꽤 오래된 이야기

1.

AI를 할리우드 무비로 학습한 이들은 바이센테니얼맨이나 스타워즈의 쓰리 피오를 떠올리며 robot tech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말이죠. "AI=로봇"이라는 개념은 NG입니다. AI는 컴퓨팅 프로그래밍이고 로봇은 기계 작동의 자동화를 대표합니다. RPA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Robotic, Process, Automation의 약자로 기계 동작의 과정을 "자동화"해 주는 것을 이르는 기술 약어입니다. 자동화된 로봇이 바로 AI와 등치 되지 않습니다. 동작과 프로세스를 무한 학습해서 판단과 대처가 가능한 "인공지능"의 수준이 되기 위해 AI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틀린 공식 "AI=로봇"

2.

생각보다 산업에 침투하기 버거워하던 빅데이터 산업계에서는 데이터 분석의 관점에서 통계적 모델러와 그 모델링을 시스템화하는 산업의 부흥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머신러닝, 기계학습, 데이터 마이닝 등은 오래된 컴퓨팅 기술입니다. 갑자기 나타난 신문물이 아니라는 이야기이지요. 마치 새로운 무엇이 나타나 "혁명"을 야기하고, 일자리를 "위협"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다만 착시에 빠져 현실을 무시한 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지난 글 ; 디지털 "대전환" 관련 참조)

디지털은 무엇인지?

3.

HW(서버, 스토리지 등) 쟁이들은 결국 인지컴퓨팅을 실현해 주는 대용량 병렬 처리 시스템 시대의 도래를 외치며, 백화점 양품으로 전락한 HW 산업의 부활을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대세로 부흥은 물 건너갔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하드웨어가 주인공이 되려는 의욕을 끊어 버립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하드웨어 회사들은 소프트웨어나 각종 XaaS(X as a Service)로 주력사업의 영역을 전환하고, 대비 못한 기업은 도태되었습니다. (한국은 이런 기업들도 없는데 IT강국이라니)

매우 중요한 기술 개념 "XaaS"

4.

대국 중계를 하던 방송 관계자들은 알파고에게 '예의'를 운운하며 한껏 감정을 이입하여 새로운 스포츠 셀럽의 탄생을 부추기는 편파적 방송에 열중이었습니다. 기계는 기계이고, 실제 알파고의 연산 알고리듬은 외장하드 하나에 담길 수 있는 "병렬 처리 수식"일뿐입니다. "슈퍼컴퓨터"가 엄청난 새로운 기계처럼 느껴지겠지만, 대부분 개인용 PC 수준의 x86 서버나 리눅스 기기를 병렬로 주욱 연결한 것입니다. 그 위에 그럴싸한 뚜껑을 씌우고, 콘솔로 "있는 척" 보여 주는 것이지요. 사실 가상화폐의 채굴의 개념도 이 "병렬 처리"에서 시작한 것임을 알면 그 모습이 대단하게만 보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슈퍼컴퓨터"는 컴퓨터 서버가 관건이 아니라, "병렬 처리"를 하는 시스템 관리(System management) 기술이 중요합니다. 이 분야에서 대한민국은 기회를 이미 실기했습니다.

상단-슈퍼컴 1 노드; 병렬로 수 만개까지 연결


5.

운동화에 붙은 센서 한 조각을 보며 인공지능을 떠올린 우리나라의 "창조 경제" 지도자는 급기야 민관이 총동원되는 태스크포스 동원령을 내리며 AI 로드맵을 이야기했지만, 온 데 간데없고. 또 대선 후보라는 사람은 로봇 개를 만지며 "AI" 이야기입니다. 고깃집에서 김치찌개 칭찬하는 격이죠. 2~3년 후에 앱에서 구인, 구직이 가능할 것이라며 여전히 종이 정보지 가로수ㆍ벼룩시장 시대에 갇힌 윤 모 씨보다는 나은가요?

그냥 웃지요

6.

2021.12.22 어제 여당 대선후보 이 모 씨는 '과학기술 강국'로드맵을 정책 발표하면서 "AI 기술 강국"으로의 도약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뉴스를 접하고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전산과"로 대변되는 "코딩"이 첨단 기술 능력으로 둔갑되었고, 메모리 반도체를 설계도면 생성 능력도 없이 양산하는 '준 위탁제조'의 현실을 "반도체 강국"이라고 말하니, 그럴 수도 있습니다. AI 기술의 핵심은 "수학"인데, 대한민국의 대학에서 "수학과"의 위상은 어디에 있을까요? 양자컴퓨팅이라고 말은 하는데 "양자물리학"을 다룰 물리학자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미국? 일본? 중국? 아니면, 인도?

"과학 기술 공약"; 기초 과학이 전무한데... 달나라 이야기라


7.

KISTI에서 슈퍼컴퓨터 국산화를 도모하다가 접은 것은 유관 관계자만 아는."비극"입니다. 로직 IC나 CPU 같은 것은 만들 엄두도 못 내고, 자랑거리인 메모리 반도체마저 미국의 "마이크론"이라는 회사의 설계를 사서 양산하는 처지를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이크론 주가가 뛰었다고 국내 전자주가 뛰는 코미디를 목도하는 세상)

KISTI의 슈퍼컴 "수리온", 미국 Cray사의 로고가 보인다. 우리 기술이라 우기지만.


"일자리 위협"의 가장 큰 이유는 '기술'이 아니다


기계나 컴퓨터의 위협이 시작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인류 존재 근간을 위협하진 못해도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그 일자리를 대용할 수 있다는 두려움은 현실적이지요. 그러나, 일자리의 감소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의 등장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들을 현장에 접목하려는 필요와 수요에 의해 그러합니다. 바로 최적화(optimization)에 대한 욕구입니다. 자본가와 기업가에겐 "전가의 보도"가 된지도 오래입니다. 시간과 노동의 손실ㆍ유휴를 없애고 효율을 극대화해야 "돈"이 벌리니까요.

일자리의 위협의 주적이 "AI"?
오히려 양질의 일자리가 늘 것이라는 전망도


그러나, 결국 이 모든 것들에 대한 미래는 사람의 몫이 될 것입니다. 사람이나 인공지능 컴퓨팅이나 미래에 대한 조망은 가능하나 직접 목도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효용적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사람이 만들어 가는 그 길 위에서 현재와 과거로 실재될 것입니다. 이런 방향성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어쩌면 그 먼 옛날 바벨탑의 교훈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마다의 각자의 생각의 말들이 더 우리를 두렵게 만들고 결국 또 편 가르기의 도구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섭리'를 대신할 자는
없다는 것이지요.


사족)

슈퍼컴, 기계학습,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는 보다 깊게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현주소와 말이죠. 답답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미리 말하고 싶어요

."정치인들아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라."
어느 시대에서 온 걸까? 타임 워프?
이 아저씨 수준은 딱 "요만큼"
정치인들, 모르면 전문가에게

*********************

[디지털 시대] 연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