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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능한 것은 '신뢰'; 블록체인, NFT

일종의 프롤로그

by 박 스테파노

뭐가 이리도 어려운지, 블록체인도 이제 입에 붙을만할까 말까 한데, 메타버스는 어디 가는 버스고, NFT는 또 무슨 기구나 기관인가 싶습니다. 디지털도 헷갈리는데, 블록체인에 분산 환경이라니. 이런 외계어가 따로 없습니다.


지난 파일럿 시즌에 "데이터"와 "디지털"을 나름 풀어 보았지만, 쉬운 설명이 참 어렵다고 느꼈네요.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큐레이션 글쓰기를 빌어 조금 더 쉽게 써보고자 합니다. 이번 글은 맛보기, 서문이랄까.


NFT는 풀네임도 한국말도 어렵습니다.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NFT)이라니요. 그럼에도 불구 일단 사전적 의미를 가져오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token)으로, 그림·영상 등의 디지털 파일이나 자산에 복제 및 위조가 불가능한 암호를 증명서로 붙임으로써 그 고유한 원본성 및 소유권을 나타내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일단 두 가지 단어가 걸리네요. '블록체인'과 '토큰'이지요. 두 개념의 자세한 설명은 다시 연재되는 "디지털 시대"에서 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간단한 맛보기만 말씀드릴까 합니다.

너 말고

블록체인은 흔히 암호화 화폐랑 등가로 인식되는데, 잘못된 이해입니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신뢰의 유리상자'라고 비유하고 싶습니다. 예전에 중요한 문서나 귀금속은 밀실과 금고, cctv 등 보안장치에 '숨겨'두기 마련이었지요. 그런데, 뤼팽 같은 기술 좋은 금고털이나 <종이의 집>의 박사라면 털어 갈 수도 있고, 위조나 변조ㆍ오염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마을의 공동 자산이라면 유리상자에 담아 광장 한가운데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할 수도 있다는 발상이 나옵니다. 마을 사람 100 사람 중 51 사람 이상의 동의나 확인이 없으면, 상자의 개봉, 문서의 변경, 재화의 사용이 불가능하게 만들면 더 안전하다는 것이지요. 마을의 '신뢰'는 그야말로 투명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블록체인의 개념입니다.


정보통신기술에서는 쉽게 은행의 통장 및 개인정보 데이터를 어떻게 보관할 것인가에 적용해 보면 됩니다. 예전처럼 중앙집중형이든 서버ㆍ클라이언트든 "서버"나 그 저장장치에 보안 조치하여 보관했습니다. 현재도 대세이긴 합니다. 그러나, 그 서버가 취약성에 노출되거나 사고가 나면 정보가 유출되기도 하고, 내부자의 일부 권한자가 몰래 변경, 위조할 위험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은행 고객의 랩탑에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오픈합니다. 100명의 고객이 가진 정보 중 51명 이상이 이상 없다고 인정, 확인해야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해커나 도둑은 100명을 다 털어야 하고, 그 기간에 다른 업데이트가 되면, 다시 턴 집을 또 털어야 하니 무척 어려워집니다. 내부자의 일탈도 51명이 협잡을 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게 됩니다. 이게 블록체인이고, 그래서 '신뢰'를 담보하는 기술로 급부상했습니다. '코인'은 그 신뢰의 보장 과정의 부산물인데, 블록체인 기술의 아주 일부 영역입니다. 자세한 평은 다음에 하겠습니다.


그럼 토큰(Token)은 무얼까요? 물론 20세기 유물인 버스 토큰이 아닙니다. 그런데, 토큰이라는 명명으로 '화폐'의 일종으로 혼동되기 쉽습니다. 특히 한국의 "코인 장사치"들이 그런 혼동에 부채질을 합니다. 토큰은 정보통신 기술에서도 개념이 시각화되지 않아 참 힘든 것입니다. 토큰이란 일련의 문자열에서 구분할 수 있는 단위로, 컴파일러나 어셈블러 등의 처리기에서 사용되는 어휘 분석 단위입니다. 즉 공백, 구두점, 여는 괄호, 콜론, 세미콜론 등과 같은 특수 기호, 식별자, 지정어, 상수, 단말 기호 들로 인식됩니다. 핵심어, 변수, 연산자, 숫자 등으로 보입니다. 말도 어럽고 실체도 난수표 암호 덩어리입니다.


꼭 들어맞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예전 영화나 최근 <설강화> 같은 드라마를 보면, 간첩들이 라디오 청취를 하며 숫자를 막 적습니다. 먼 소리인지 모르지요. 그것이 토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해석 수첩이나 해독기에 돌리면, 실체의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토큰은 신뢰 정보의 부석을 위한 단위 기호들의 덩어리입니다. 이름은 IT쟁이들이 짖꾿기도 하고(Java script같이), 이용과 가치교환의 '승인'이라는 뜻에서 차용한 듯합니다.

컴퓨터에 넣지 마시오

이 것들이 일상에 기술로 적용되는 실례와 인식의 오류 등은 다음에 상세 기술해 보겠습니다. 실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기도 하고, 암호화 화폐 때문에 우려되는 점도 많기 때문에 조금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참, 본론인 NFT가 남았네요. NFT는 앞서 말한 '블록체인'의 기술을 통해, '토큰'을 이용하여 디지털 콘텐츠의 원본 신뢰도를 보장해 주고, 가치를 보장해 주는 기술을 말합니다. 쉬운 예로 '판화'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유명 판화가들은 자신 들의 판화(목판화, 에칭, 실크스크린 등 관계없이)의 판화작품에 찍어낸 총량과 출력 순서를 일련 번호로 제공하여, 가치를 보존합니다. 디지털 콘텐츠도 마찬가지로, 그런 정보를 담아, 원본 여부와 수정과 손질의 여부를 토큰에 기록하고, 그 거래를 '스마트거래'라는 계약으로 담보하며 가치의 신뢰를 보장하는 기술입니다.

Nyn cat, 6억 원짜리

6억 원에 낙찰된 Nyn cat의 플래시 콘텐츠를 시작으로, 최근 비플(Beeple)의 디지털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를 통해 미화 6,900만 달러(약 787억 원)에 낙찰되었습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로 불리는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의 예술가의 자화상(Portrait of an Artist)의 9,030만 달러(약 1020억 원) 낙찰가에 이어 현존 작가 경매가 순위 3위를 기록했다지요. 이뿐 아니라,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금융, 게임, 메타버스 등에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제일 위부터 시계 방향, 비싼 NFT, 호크니, 비플

최근 한국에서도 종편 방송이나, 엔터 기획사, 음원, 미술계, 그리고 KBO프로야구에서도 파생 비즈니스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특히 "블록체인=코인"이라는 비상식적인 왜곡이 만연해, 모든 기술을 투자ㆍ투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에 무척이나 비판적입니다.

믿음이 안가

"대체 불가"한 것이 되려면 원본의 "가치"가 대체 불가해야 합니다. 그것이 그림이든, 코인이든, 콘텐츠이든 말이죠. 다시 말해 현실에서 유통되는 현실 화폐로 정화(正貨)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세한 것은 다음에.


(KBO 리그는 리그 수준이 똥인데 무엇을 대체 불가하게 한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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