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평] 평가 애매한 4인 4색

확실한 하나는 건졌다

by 박 스테파노



0.

어제 대선 후보 TV토론을 보았습니다. 언론에서도 "관전평"이라며, 후기를 쏟아 내었습니다. 저는 "관전"이라 명명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서로의 장르도 다르고, 규칙의 이해도 다르며, 형식과 내용도 차이가 나는 토론에서 "공방"이라고 할 것이 없었습니다. 심도 있는 주장과 논거를 기대한 제 잘못인 것 같아. 씁쓸했지요. 그래드 몇 자 거들어 봅니다.

참 어색들 하다. 토론도 이랬다

1. Attitude

예상보다는 "별일"이 발생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로의 생각과 주장은 이미 파악된 바, 무언가를 "확인"할 필요는 없는 토론이기 때문에 "당황"할 요소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최근 "유순"해진 이재명 후보는 더 자제하는 전략으로 들어와 그런지, 다소 경직성이 보였습니다. 보다 강직한 이미지 심기에 실패해, 여전히 가볍다는 인식을 지우기는 실패한 듯합니다. 윤석렬 후보는 토론이 어색한지, 토론 매너는 안쓰러웠습니다. "에, 에"하는 추임새는 교정이 필요한 정도이고, 타인의 발언에 끼어들기 일쑤이며, 토론 내내 마른기침을 마이크 아랑곳없었습니다. 가정교육, 사회교육 부족함의 발현이겠지요. 안철수 후보는, 여전한 무대공포증과 준비한 대사만 하겠다는 발연기가 한결같았습니다. 어릴 적 전문의도 패스 못하고 부친에게 주눅 들었던 청년기가 아직 지속인 듯합니다. 심상정 후보의 경우, 끝까지 선거를 치를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전보다는 부드러워진 것이, 최근의 심경의 반영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2. Contents

총평으로 말하자면 암울했습니다. 얼룩커들의 콘텐츠보다 한참 모자란 인사이트가 드러났습니다. 모두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뜨악하고 놀란 지점은 "연금 개혁" 부분이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자신이 있는 듯 윤석렬 후보에게 "연금 개혁"의 의지와 방법을 묻자, 역시 윤 후보는 "생각 없음"이 드러났습니다. 그 후가 더 문제였습니다. 일본에서 진행된 특수 직능 연금(군인, 공무원, 경찰 등) 통합을 레퍼런스로 들며, 함께 "연금 개혁" 선언을 하자고 부추깁니다. 나머지 후보는 그 발언에 대한 문제점도 인지 못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동의합니다. 누구 하나 가장 필요한 "모수 개혁-더 많이 내고, 조금 늦게 받자"라는 정치적 결단은 없습니다. 정치권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국민 설득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들렸습니다. 한심하고 우려스럽습니다.


나머지 문제들은 어떨까요? 사드가 왜 수도권 방어가 안되는지 아마추어들과 면제자들의 바보 공기놀이를 합니다. 사드의 요체는 6기의 발사체, 미사일이 아니라, 적의 요격을 감지하는 "레이더"입니다. 레이더는 120Km 정도 전방 사선에 위치합니다. 그러니, 수도권을 방어하려면, 개성에 설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많습니다. 아무도 인지 못하고, 미사일 타령입니다, 특히 윤석렬 후보는 이 부분만 장황하게 잘못된 이론을 설파합니다. 참모들, 윤핵관이 걱정됩니다.



3. Strategy

전략은 이재명 후보가 그나마 유효했습니다. 대장동 관련 번론만 핀잔 성격의 야유를 보내고, 나머지는 나름 톤을 유지하며, 디테일로 윤 후보를 공격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눈에 띈 점은 디테일에 버벅대는 윤 후보 다음에 바로 안철수 후보에게 유관 질문을 던진 점입니다. "야권 단일"의 이슈가 여전하기에 두 후보의 인지적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매우 정략적인 방법입니다.


윤석렬 후보는 "대장동"에만 집착해 큰 실효를 못 거두었습니다. 다들 아는 이야기를 주임검사, 아니 검찰 수사관처럼 "추궁"만 일관했습니다. 일종의 패착입니다. 차라리, "보수"의 후보답게, '일자리', '차세대 성장'에 대한 디테일로 준비했다면, 이변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럴 리가 없습니다. "준비"가 전혀 안되었더군요. 안철수 후보는 시종일관 "자기 자랑"입니다. "내가 이걸 아는데", "내가 이걸 주장했는데"하며, 자신이 이미 발표한 것들을 상대에게 인지하냐 물어보고 끝입니다. 후속이고 반박이고 없습니다. 심상정 후보의 전략은 씁쓸합니다. "미투"가 중심이 되어 버렸고, 연금 수령금이 적다고 하는 아주 현실감 없는 "구호"가 여전했습니다.



4. Total Review

이 번 토론을 보고 후련함보다는 답답함이 가득했습니다.

- 대한민국에서 "토론"을 학습할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말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지와 논거에 대한 후속 질문은 없고, 심층적인 반론도 없으며, 누구 하나 "데이터"로 말하는 논거도 없습니다. 이는 토론 참가자뿐 아니라, 기획한 방송 3사도 역량이 없음이 드러났습니다. 방식, 주제의 선정 등 20여 년 넘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낙제점입니다.


- 대통령 후보들에게 "경제"와 "일자리"라는 가장 중요한 일상의 고민이 얕아 보였습니다.: 어제 기억이 나는 것은 "대장동". "사드", "연금", 그리고 "재생 에너지"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부국강병의 군사 전문가나, 정의를 구현할 주임검사나, 보험ㆍ연금 체계를 교정할 교수를 대통령으로 뽑는 것이 아닙니다. 방향과 목적, 그리고 비전만 제시하면 되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일자리와 부동산, 그리고 미래 먹거리는 "대통령의 어젠다"가 됩니다. 아무도 디테일과 번쩍이는 전략도 없어 보입니다. 그저 당파적 구호와 근거 없고 신뢰도 낮은 수치만 남발합니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제대로 된 일상의 경제활동을 누가 했을까요. 절망적입니다.


- 다들 "뽑을 사람 없다"라고 합니다. 그 소리가 참 싫었습니다. 기득권의 "공갈"인 "참여하지 마라"에 걸려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토론을 보면서 그런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선거하고 투표하고, 그리고 못하면 질책하고 바꾸고, 잘하면 응원하고 지지해야 합니다. 진주는 맑은 물에서 건져야 하니까요.


- 그래도 한 가지 소득은 대통령은 물론, 절대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은 정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한 주장도 완성된 문장으로 매듭짓지 못하는 사람을 뽑을 수는 없습니다. 말은 마음의 디스플레이니까요. <킹스 스피치>를 보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조지 6세는 대통령이 아니라 왕이잖아요.

영화 <킹스 스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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