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과 장발 사이
뉴스 issue, News 있슈(18): 삭발과 탁발 사이
https://news.v.daum.net/v/20220216065943437?x_trkm=t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 머리를 기르고 다녀 종단에 고발됐다. 16일 불교계에 따르면 조계종 전 불학연구소장 허정스님과 제주 남선사 주지 도정스님은 “자승 스님이 2019년 위례신도시 상월 천막 안거를 하고 난 뒤부터 머리를 자르지 않고 다니며 승풍을 실추하고 있다”며 지난 14일 종단 호법부에 고발장을 냈다. 조계종 승려법에는 ‘속복 장발로 승속을 구별하기 어려운 자’는 공권정지 3년 이하 1년 이상의 징계에 처하도록 한다.
-기사 본문 중-
* 삭발(削髮)
: 머리카락을 박박 밀어서 아주 짧게 하거나 두피가 드러나게 만든 머리 모양, 혹은 그 머리를 일컫는 한자어. 깎는 게 아니라 머리카락 자체가 뿌리부터 빠지는 질병인 대머리, 탈모와는 다르다.(위키사전)
* 탁발 (托鉢)
: '바리때(공양 그릇)를 받쳐 들다.'라는 뜻으로 승려들이 공양과 보시로서 생활을 영위하는 것. 승려들이 걸식으로 의식(衣食)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불교에서 출가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규율인 12 두타행 중 걸식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발(鉢)이란 음식을 담는 그릇인 발우를 가리키는 것으로, 따라서 탁발이란 걸식하여 얻은 음식을 담은 발우에 목숨을 기탁한다는 의미이다. (두산백과)
* 자승 스님
: 1954년 강원도 춘천에서 출생. 72년 경남 합천 해인사로 출가. 86년부터 총무원 교무국장과 재무부장, 총무부장 등을 거치며 종무행정 경험. 이후 2006년부터 2년 동안 중앙종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은정불교진흥원 이사장. (2009년 10월 22일,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80명과 전국 24개 교구 본사 선거인단 등 총 320명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진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전체 317표 중 290표라는 역대 최고 지지율로 당선)
"자승 스님은 총무원장을 두 번이나 지낸 종단 지도자였기에 누구보다도 후학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종정스님이나 방장 스님을 친견할 때 장발을 하고 나타나거나 모자를 쓰고 나타나 승풍을 어지럽히고 종단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 고발의 이유.
장발을 하고 다녀도 종단 누구도 아무런 제지를 가하지 않는다”라고 주장. (세상 사람들은 자승 스님을 조계종의 상왕, 강남 총무원장이라 부른다”라고 지적)
반면. 팬데믹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행하는 승려대회를 취소하라는 회견을 열었다는 이유로 도정과 허정, 무념(스님)은 징계 논의 중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징계감이고 자승 스님의 장발에는 관대한 종단 태도는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종단 규율 및 헌법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비판.
자승 스님은 지난달 21일의 "전국 승려 대회(실은 더불어민주당 비판 대회)"를 정치적 이유로 강행하게 끔 배후 조정한 몸통으로 지적 받음.
자승 개신교 독실한 집사 이명박 씨와 "호형호제" 사이로 유명하며, 최근 '승려대회'를 배후에서 도모했다는 대놓고 보수 정치 지지 종교인.
학력위조, 승랍 의혹, 골프 접대, 도박, 룸살롱, 사찰의 사유화 등, 최근 조계종 비리와 문제의 중심에 있는 '현재 수권 파벌의 수장'.
https://www.polinews.co.kr/mobile/article.html?no=94502
삭발은 보통 헤어스타일이라기보다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많이 하는 머리.
한국에선 일부 부모가 태반처럼 이런 처음 자른 머리, 일명 배냇머리를 가지고 붓 등 기념품을 만들기도.
통념과 달리, 군대에서는 삭발을 금기시함. 특히 스님처럼 완전한 스킨헤드는 한국군에서는 군종 승려 등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 불허.
해군의 경우 병들도 앞머리 11cm 이상이 규정이기 때문에 반삭을 하면 문제가 될 수 있음. (익수자를 건져 내기 위함)
삭발의 의미가 결단, 결의, 반성, 회심, 수도의 이유로 '세상, 속세'로부터의 내외적인 격리를 뜻 함.
이는 타인에게 드러 내는 이미지도 있으나, 모발이 가장 중요하지만 연약하고, 스스로 체온 조절조차 힘든 "머리-뇌"를 보호하는 기능적 수단이기에, 스스로 약하고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자기 수행과 결의의 의미가 강함.
불교에서는 성직자의 공식 머리 모양으로 종단에 따라 다름.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조계종이나 태고종은 남녀 모두 삭발하지만, 천태종의 경우는 남자만 삭발하고 여자는 머리를 쪽져서 모자로 감춤.
기독교에서도 가톨릭 성직자의 경우 한때 삭발을 했었음. 보통 완전 삭발만 있는 건 아니고 외곽만 남기고 정수리 부분을 대폭 삭발하는 톤슈라(tōnsūra) 컷이 유명. 성직자의 모자인 주케토도 원래 삭발한 부분에 씀(사라진 전례).. 1972년 이전의 가톨릭 신학생과 수도회 입회자도 삭발 (각종 영화 참조 <장미의 이름>등)
단테의 신곡 등 고전문학에서도 "수행승"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지표로 종종 언급. 그래서 그런지 간혹 톤슈라 수도사를 "탁발승", "탁발 수도자"라고 번역하는데, 이는 엄밀히 "오역"
탁발의 의미는 수행자의 자만과 아집을 버리게 하고, 무소유의 원칙에 따라 끼니를 해결하는 것조차 남의 자비에 의존하는 수행 방식.
석가모니가 불교를 창시한 이후 승려들이 생활을 유지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었으며, 태국이나 미얀마 등지의 상좌부 불교에서는 승려들은 탁발이 여전히 수행의 수단.
한국 불교에서는 다소 부정적으로 보는 개념. 한국 불교는 중국 선종의 영향으로 노동 또한 수행의 일종으로 승려가 스스로 일해서 먹을 것을 마련하는 것을 더 중요한 행위라고 봄.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一日不作一日不食).
대한불교 조계종 종단에서는 1964년에 아예 탁발 자체를 금지시켰고 신도들의 자발적인 시주만 허용.(대한불교 천태종, 태고종 등 다른 제도권 종파에서도 조계종의 선례에 따라 암묵적으로 탁발을 금기)
사실 더 이상 "탁발"이 의미가 없고, "시주" 문화가 종단에게는 더 유리하고, 관리가 용이한 측면이 작용. '길거리 수도'의 의미인 '탁발'의 폐지가 꼭 합리적이지는 않은 듯.
일본은 현대 대승불교권에서 유일하게 탁발 행위를 긍정적으로 보는 나라.
일본에서 탁발하러 떠돌아다니는 승려들을 '운수승'(雲水僧)이라고도 하며, '행각승'(行脚僧)이란 말이 나옴. (그런데 한국에서는 조선시대 "척불 정책"으로 사기 행각처럼 부정적인 뜻을 지닌 단어로 전용)
반면, 탁발수도회(托鉢修道會)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수도회의 형태 중 하나이며, 수도회 회칙에 따라 사유 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수도회. 특히 도미니코회, 프란치스코회,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가르멜회.
-한줄평(Ste's Critique)-
"자승이 양으로 작동하면 제곱이 되고, 자승이 음으로 고꾸라지면 자박이 되느니라."
(feat. 장문 박서태 도사)
어느 관심종자 같은 종교인의 기행이 아침부터 생각의 꼬리잡기를 만듭니다. 뉴스에 대한 평은 덕분에 살펴본, 삭발과 탁발의 이야기들로 갈무리하고, 덕분이 이어진 생각들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마지막에 연상된 단어 "탁발"을 보자마자, 오래된 노래 <탁발승의 새벽 노래>라는 아는 사람만 알고, 한 번도 듣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밖에 듣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그 노래가 떠 올랐습니다. 노래를 쓰고 부른 이는 가객 정태춘입니다. 80년대 "정태춘ㆍ박은옥" 부부 포크송 가수로 대중에게 알려지고 아티스트 정새난슬의 아버지이지요. <사랑하는 그대에게>, <촛불>, <시인의 마을> 같은 시적인 노래와 <떠나가는 배>, <북한강에서>, <92년 장마, 종로에서> 등의 시국적이고 사회의 비판 노래로 알려져 있는 소위 "(운동)꿘"의 노래를 하는 가객입니다.
https://m.hankookilbo.com/News/Read/201904021244775047
정태춘 씨를 떠 올리면서 두 가지의 옛 기억이 납니다. 첫 기억은 80년 대 중반 레코드샵이 유일한 놀이터였던, 중학생에게 불현듯 다가온 가수의 기억입니다. 음악 숙제 준비를 위해 레코드샵에서 "바그너 있어요?"하고 묻는 질문에 주인 누나가 "박은옥은 없고, 채은옥 있는데, 너 취향 좀 웃기다."라는 대답이 돌아와 그 동문서답 끝에 찾아 들은 박은옥ㆍ정태춘의 <시인의 마을>입니다. 그 후 저는 시험 성적 향상의 대가로 통기타를 얻었고, 그 후 기타는 40년 가까이 친구가 되었지요.
두 번째 기억은, 어제 대문에 걸린 포스팅 "안치환, 마이클 잭슨, 감건희"에서 연관된 생각인데요. 저는 대학 시절 "꿘"이었고, 주로 문화 선동대, 노래 및 율동을 담당하는 책무였습니다. 늦게 찾아온 반항기에 두발로 직접 들어간 노래패의 오디션에서 저는 <Dust in the wind>의 전주를 나름 멋 내며 연주했습니다. 막 노래를 하려는데, "합격!"이라는 말과 함께 뒤따른 첨언은 "연주부로"였습니다. 그 합격을 외친 노래패의 우상이 안치환 씨였지요. 이미 셀럽이 되어 버린 그를 향한 동경이 제 발길을 대학로로, 학전으로 가게 하였고, 그곳에서 김광석, 장필순, 시인과 촌장, 여행스케치 그리고. 김민기를 만났지요. 20대의 동경이 시작된 것이 "쟁가" 노래패였습니다.
https://alook.so/posts/jdtLzr
가장 유명했던 "노래를 찾는 사람들"조차 자취를 감추고, 꽃다지, 종이연, 함성, 울림터 들도 존재가 사라지지요. "노찾사 기획"은 후에 "다음기획(포털과 무관)"이 되고, 이 다음기획이 "D 기획"이 됩니다. 그 D 기획의 몇 안 되는 소속 가수가 윤도현의 YB, 김제동, 그리고 정태춘ㆍ박은옥입니다. 윤도현이 원래 노래패 출신이었다는 것도 잘 알려지지 않았고, D 기획은 적자를 거듭하다 협동조합의 형태로 거듭나고 줄곳 지켰던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콘텐츠 진흥원장'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정태춘은 노래가 필요한 곳이라면, 조건 없이 달려갔습니다. 길바닥이건 시장판이건 보수가 없던 박수가 없던 상관없이 말이지요. 최근 물의를 일으킨 변절한 인간 "안 씨"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건물 4채가 부족해 무슨 어뷰징이 더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정작 힘든 시간에는 눈치를 보고 상황을 재던 기회주의자가 진심의 노래들을 더럽힌다는 생각에, 어느 정치 승려의 장발과 오버랩이 되었습니다.
아주 미소한 마음으로 작은 것을 구하고, 그렇게 구한 것을 세상과 함께 나누는 탁발은 세상살이의 참된 본보기와 다름없어 보입니다. 거저 태어나 많은 것을 얻었음에도 욕심이라는 기관차는 폭주를 멈출 줄을 모릅니다. 그렇게 욱여넣은 바랑 봇짐에 무엇이 담겼을까요. 질투와 오욕의 껍데기만 가득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다 손에 잡힌 허접한 선의를 이웃에게 나누어 준 기억도 가물댑니다. 결의와 신념, 그리고 자기 절제의 삭발도 좋지만, 가장 낮은 곳에서 하찮은 손길이라도 기쁨으로 만드는 탁발승의 새벽 기도를 청해 귀 기울여 봅니다.
https://youtu.be/E0JT9D1LNqY
<탁발승의 새벽 노래> 정태춘
승냥이 울음 따라 따라간다 별빛 차가운 저 숲길을
시냇가 물소리도 가까이 들린다 어서어서 가자
길섶의 풀벌레도 저리 우니 석가세존이 다녀가셨나
본당의 목탁소리 귀에 익으니 어서어서 가자
이 발길 따라오던 속세 물결도 억겁 속으로 사라지고
멀고 먼 뒤를 보면 부르지도 못할 이름 없는 수많은 중생들
추녀 끝에 떨어지는 풍경 소리만 극락왕생하고
어머님 생전에 출가한 이 몸 돌계단의 발길도 무거운데
한수야 부르는 쉰 목소리에 멈춰 서서 돌아보니
따라온 승냥이 울음소리만 뒤돌아서 멀어지네
주지 스님의 마른기침 소리에 새벽 옅은 잠 깨어나니
만리길 너머 파도소리처럼 꿈은 밀려나고
속세로 달아났던 쇠북소리도 여기 산사에 울려 퍼지니
생로병사의 깊은 번뇌가 다시 찾아온다
잠을 씻으려 약수를 뜨니 그릇 속에는 아이 얼굴
아저씨하고 부를듯하여 얼른 마시고 돌아서면
뒷전에 있던 동자승이 눈 부비며 인사하고
합장해 주는 내 손 끝 멀리 햇살이 떠 올라오는데
한수야 부르는 맑은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해탈 스님의 은은한 미소가 법당 마루에 빛나네
한수야 부르는 맑은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해탈 스님의 은은한 미소가 법당 마루에 빛나네
법당 마루에 빛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