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장국영
만우절은 정말 거짓말 같은 제 귀 빠진 날입니다.
(만우절 관련 글은 거짓말 같이 묻히면서, 오늘을 실감합니다.^^;)
출생은 또 하나의 죽음이라고 합니다. 산모의 고통도 말로 다 할 수가 없겠지만, 태어나는 아이도 '귀가 빠질 정도'의 힘든 과정과 분투를 통해, 엄마의 자궁과 이별한다 하는군요. 그래서 그런지, 이 귀 빠진 날에 나이가 들면서, 탄생과 함께 죽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할리우드 키드’라고 말하긴 쑥스럽지만, 적어도 ‘동아극장 키드’였던 어릴 적 추억 속에 있던 영원한 소년이었습니다. 홍콩영화로 특화되었던 강남역 '동아극장'.
‘영웅본색’, ‘천녀유혼’, ‘성월동화’, ‘야반가성’, ‘금지옥엽, 그리고 ‘패왕별희’, ‘아비정전’ 모두 사자성어 같았던 그의 필모 중에 유일하게 파고들었던 ‘해피 투게더’.
그 속의 주인공은 마초의 액션 히어로와는 결이 다른 매력이 있었지요. 오늘은 장국영(張國榮, Leslie Cheung) 기일입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9년이 되었습니다.
그가 떠난 날 난 그의 마지막 나이를 훌쩍 넘게 되었습니다. 50여 년 동안 복잡 미묘한 생일 중 기억에 남았던 날.
잠시 나의 영원한 소년을 기억해 봅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나이처럼, 힘겨움에 부침이 있더라도 천박하지 않게 늙어 가기를 기대합니다. 인생이란 양극단이 아니라 평균 내어 보면, 출발점 언저리에 머문다는 노 편집가의 말을 가슴에 담아 봅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고요함과 소란스러움, 비탄과 행복,
냉담함과 따스함, 거머쥠과 베풂이
모두 담길 수 있다.
또한 좀 더 특정하게는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실패작이라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우쭐대는 것으로 보일 만큼 성공했다는
강박적 확신을 가질 수도 있다.
물론 불운이란 더 좋은 것에서
나쁜 것으로 옮겨가 거기서 멈춰
개인의 안전과 행복이 파괴돼버리는 걸
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인생은 행운이든 불운이든
양극단으로의 치우침이라기보다는
부침의 문제인 것 같고,
대개는 시작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멈추는 듯하다. “
-다이애너 애실 [어떻게 늙을까]의 한 부분-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