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https://n.news.naver.com/sports/kbaseball/article/477/0000351667
다수 백업 선수로 경기를 치르는 최근 삼성 야구를 보며 '잇몸 야구'라고 칭한다. 잇몸은 치아 뿌리를 둘러싸고 있는 신체 기관이다. 주전 선수들이 빠진 것을 '이가 빠진 것'에 빗대어 삼성 야구를 '잇몸 야구'라 부르고 있다. 무엇이든 씹는 커다란 앞니, 무엇이든 찢는 날카로운 송곳니, 모든 걸 으깨는 어금니 등은 주전 선수에 비유될 수 있다. -기사 본문 중-
작년에 야구 이야기를 끄적거리며 메이저 리그 투수였던 R.A 디키의 말을 인용하였습니다.
“야구는 후회를 관리하는 종목이다.”
원년부터 응원하던 삼성 라이온즈가 3연승을 했습니다. 작년 최종 순위 결정전을 치를 만큼 팀의 폼은 많이 올라 와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관리의 삼성'이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악재를 맞이했습니다. 주전 선수 9명이 코로나 확진이 된 것이지요. 28명 엔트리 중 9명. 32%의 전력이 누수된 것이지요. 첫 50경기가 중요한데 걱정이 앞섰지요. 그러나, 웬일인가요. 신인이 2명 주전으로 투입되고, 선발 주전 중 6명이 1억 원 이하의 저연봉 선수들이 일을 낸 것이지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2002년 이승엽의 극적 8회 말 동점 홈런으로 기억되는 한국시리즈가 삼성 라이온즈의 첫 우승이었습니다. 이전 1986년의 전후기 통합우승은 있었으나 한국시리즈에선 매번 쓴 맛을 보다 20년 만에 우승을 한 것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후 ‘왕조’라는 명성을 얻으며 총 8회 우승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모든 것은 최순실 때문’이라는 우스개 변명으로 시작된 야구단 구조조정의 시작으로 구단주가 삼성그룹 스포츠단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고, 비싼 선수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9위, 9위, 6위의 암흑기 터널을 지나고 있다가 작년 정규 시즌 2위로 반등했습니다.
이전 이야기까지 길어졌지만, 이전 권혁, 권오준의 ‘쌍권총’과 패기 엄치던 안지만, 그리고 ‘끝판왕’ 오승환이 있던 왕조 시절 7회까지 리드하던 게임은 결과를 굳이 보지 않아도 될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 옛날이여.!’ 그때는 어쩌다 한번 게임이 뒤집혀도 크게 낙담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어쩌다’의 확률로 벌어진 일이기에, 실패를 후회하기보단 복기하고 반성하며 오답노트를 만들면 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번주 삼성의 경기를 보며, ‘후회의 관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실패와 실수를 대하는 태도는 ‘후회’로 남을 것인지, ‘반성’으로 승화될 것인지로 나뉘게 됩니다. 그래서 후회의 관리는 필요한 것입니다. 그 후회를 관리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따끔합니다. 누군가는 ‘잊어버리라’는 말도 안 되는 해법을 제시하지만,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자기 의지로 제어하기 힘든 영역이기에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그 후회되는 일을 되도록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냉정하게 그 상황을 객관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답을 얻어야 합니다.
“그때 그랬더라면, 아니었다면”의 오답 투성이의 후회가 아니라 “다음엔 달리 하리라, 바로 하리라”의 정답을 품은 반성으로 말이지요.
응원팀의 연일 된 분투에 벅찬 가슴을 주저리주저리 적어 봅니다. 하지만 우리 사는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야구를 보며 가끔 인생을 대입해 봅니다. 야구는 7할의 실패에 대한 후회를 관리해서 3할의 성공을 만드는 게임 아니던가요. 내 인생의 7할이 넘는 후회도 반성으로 거듭 생각해 3할의 행복을 기대하며 내일을 기다립니다.
야구나 인생이나 참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