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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May 23. 2022

"표현의 자유" 좋아하네. "책임으로부터의 자유"겠지

언론의 문제는 '수익구조'가 아니라 '지배구조'

억만장자들의 언론ㆍ미디어 쇼핑


http://naver.me/5kqoSegH

NYT는 "세계 지도자들과 명사들, 문화계의 트렌드 주도자들이 자주 찾는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를 인수하려던 세계 최고 부호의 승리"라면서 "이번 블록버스터 합의는 한때 불가능해 보였던,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머스크의 인수 시도의 대단원"이라고 평가했다. -기사 본문 중-


한국에는 정용진 씨가 있다면 미국에는 일론 머스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이는 한 사람은 선대가 물려준 사업을 야금야금 까먹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괴짜스러운 도전으로 팬데믹 시장의 승자가 된 자수성가의 아이콘이 된 것이지요.


10 여일 전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53조 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하였고, 이내 55조 원(440억 달러)에 인수 합의하였습니다. 20년 만의 상장사를 비상장사로 전환 인수하는 거래 형태 중 빅딜이 나왔습니다.

사고야 말거야

트위터가 서비스 개선도 늦고 의사결정도 적시에 못하고 해서 2류 소셜미디어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트위터를 끊은 지 수년 되었으니 말이지요. 그러나, 트위터의 '공적 미디어'로서 자리 잡은 유일한 SNS라는 점은 늘 리스펙트 하고 있었습니다.


트위터는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하는 민간 기업이지만 '여론'을 다루는 성격상 '공공 서비스'의 운명을 인지하는 몇 안 되는 기업이었습니다. 회사 자체도 '콘텐츠 중립성'에 대한 고민이 많기 때문에 주가가 부진하다는 의견도 증권가에서는 많이 있었기도 합니다. '공공성'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지 않고 '성장'과 '이득'에 집중하면서 가짜 뉴스 창궐과 테크 역풍의 도구로 전락하기 십상이 됩니다.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메타)은 태생부터 빈약한 기업가 정신(entreprenuership)과 팔로 알토 등지의 '학벌 좋은 컨설턴트'들을 중용하면서 지금의 쓰레기통이 된 것과 비교가 되는 지점이었습니다.


물론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가 인수해서 '사유화'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미국의 기업 환경은 창업자, 소유자보다 주주와 그 주식 시장에 더 예민하기 마련이니까요. 게다가 일론 머스크는 월가 증권 시장에서 '요주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한마디 한마디에 자신이 최대 주주인 주가가 롤러 코스팅을 하고, 시장마저 왜곡시키는 면이 있는데 트위터를 사유화해서 한 개인의 '땡전 뉴스'로 쓴다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테슬라를 비판하는 기자를 '블랙리스트'에 넣고 기자간담회나 신차발표회에 부르지 않고 기본 정보조차 주자 않았던 "표현의 자유"를 반기지 않는 기업가가 머스크이니까요.


기존 억만장자의 언론 장악-신문, 방송을 인수-는 요긴한 기업 전략이 되곤 했습니다. 제프 베조스의 워싱턴 포스트 인수, 마크 베니오프의 타임지 인수 등이 그러합니다. 루퍼트 머독은 선택과 집중으로 미디어 제국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세상의 시선과 평가가 좋을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영화 <돈 룩 업>에서 보여 주는 단편처럼, 미국인들은 기존의 언론마저 '정론'을 포기한 부자와 기득권의 나팔수라고 치부하며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https://alook.so/posts/54tdoj

언론? 신문과 방송이 진실을 대변해서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할 메시지 허브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지요. 이미 언론은 "정론"이기를 포기했고, 최소한의 "위기 대응 메시지 센터"의 기능도 수행 못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호모 카피엔스'라는 비아냥에도 그저 받아 쓰고, 베껴 말하고, 데스크와 기득권의 의제 조정은 충성해야 할 유일한 목표가 된 곳이 언론 아니던가요?


"기업"은 태생이 이기적이고 본연적으로 위악스럽습니다. 절대 선할 리가 없는데, 대중들은 눈을 가리고 '기업의 공헌'을 무작정 기대합니다. 공범자가 사면되었으니 종범도 풀어 달라고 합니다. 그럼 그들이 이 사회를 위해 무언가 "짠"하고 내어 줄 것만 같습니다. 그럴까요? 남들의 위기와 불행을 자신의 '사업 기회'로 삼는 게 현대 기업의 생리입니다. 온갖 플랫폼 유니콘들, 이익은 2배가 되었는데 채용은 10%도 늘리지 않는 재벌기업들. 그들이 여러분 편이 될 리가 없습니다. -리뷰 본문 중-


머스크는 머리를 굴리고 굴려 콘텐츠 플랫폼(소셜미디어)을 인수합니다. 기존 미디어가 아닌 소셜미디어는 '언론'이라는 카테고리에 있기도 하지만, '빅 테크'라는 플랫폼 기술 기업으로도 분류되니까요. 신흥 언론재벌의 탄생이라는 직접적인 포화만은 피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라고 떠들며 자신의 치부와 기행을 잘 포장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디지털 퍼스트"로 비판을 잠재우려는


언론의 문제는 '수익구조'가 아니라 '지배구조'


기자나 언론인들에게 '미디어 산업 종사자'라고 하면 기분 나빠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신들은 세상의 사건과 사고, 현상과 개념을 파헤치고 정리하는 '언론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근로소득자입니다. 급여를 노동의 대가로 사용자에게 받는 '산업의 역군'인 것이지요. 하지만, 자신들은 자본과 투자, 금전에서 독립작이고 자유로워야 진실을 탐구할 수 있다 떠들어 댑니다. 솔직히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언론의 급여는 언론사의 수익, 매출, 자산에서 나옵니다. 기사 잘 썼다고 직관적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신문을 구독하는 독자의 구독료, 지면을 할당해 실어 주는 기업과 기관, 단체, 개인들의 광고료, 그리고 부수적인 사업 수익에서 나옵니다. 이런 의미에서 구독자의 계층 편향이나, 광고주에 대한 민감성, 그리고 부수적 상업 의지는 '비판만 받아 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히려, 그 언론 미디어의 사업체로서의 "지배구조"야 말로 점검과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표현의 자유"라고 쓰지만 "책임으로부터의 자유"라고 읽히는 부분에 대해 성찰되어야 합니다.

언론-재벌 혼맥도(확대해서 보세요)광고가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광고를 받지 않는 이유가 대안 언론 지향과 건강한 공론을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구독도 없고 부수적인 사업도 안보입니다. 그런데, 지배구조를 살펴보니, 훨씬 우려스럽습니다. 임팩트 벤처 캐피털(IVC)의 투자금으로 스타트업 형태로 운영하며 누적 비용 적자를 투자금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그 투자자의 주체는 언론의 지형을 망가뜨리고, 닷컴 버블에서 반사이익을 입은 포털 파운더입니다. 최근 공유 없는 공유 플랫폼으로 택시 업계와 대립각을 이루기도 했지요. 자본이 기업이  '미디어 언론'을 주장하는 플랫폼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그것과 달라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논평 한 꼭지 찾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바로 어디의 이야기인지 아실 테니까요. 광고주는 안되고 투자자는 괜찮다는 생각. 오래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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