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까?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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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로 밀가루 등 국제 곡물 가격, 물류비가 치솟으면서 곡몰 상권이 흔들리고 있다. 밀가루, 버터 등 원재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동네 베이커리와 식당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지난 25일 기준 밀 선물의 가격은 t당 405.00달러로, 지난해 말(283.20달러)보다 43.0% 올랐다. -기사 본문 중-
선물시장의 연초 예상에 없었던 전쟁
국제 곡물 가격이 직접적인 식탁의 재료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가공 재료와 식품 단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식음료 제조 기업들의 경우, 매출에서 원재료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 이루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원재료 가격에 따라 음식료 기업의 이익구조가 달라집니다. 이처럼, 곡물 가격이 원재료 비용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합니다.
국제 곡물 가격의 상승세가 장기화되는 중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의외로 '물류비용'상승입니다. 최근 운임비 및 유가상승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슈와 함께 곡물 가격에 대한 상승 작용을 계속되게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선물 등 식음료 업체 전망을 각 애널리스트들이 다룰 때만 하더라도, 이제 곡물 가격이 하향세가 시작되었다고 설명하곤 했습니다. 식음료 제조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설명드렸는데, 예상과 다르게 국제 곡물 가격은 올해 초를 시작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이지요.
중국의 석탄 부족 및 전력난 이슈, 러시아 경제제재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인한 비료 가격이 급등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인하여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을 더욱더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지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밀, 옥수수 생산 비중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곡물의 주요 공급처로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곡물 가격 상승 우려감이 큽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의 주요 공급국으로 전 세계 수출의 각각 28%, 18%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1) 밀
양국 밀수출 물량의 대부분은 흑해 항만을 통해 전 세계로 나갑니다.
아래는 국가별 밀 생산 / 수출 비중입니다.
밀 생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생산비중이 높은 만큼, 현재 사태에서 곡물 가격의 추가 상승의 전망이 있습니다.
(2) 옥수수
우크라이나는 세계 4대 옥수수 수출국입니다. 러시아는 밀보다는 옥수수에 대한 생산비중은 높지 않습니다.
(3) 비료
유럽에 공급되는 질소, 인, 칼륨의 25%가 러시아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비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 질소를 천연가스에서 추출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천연가스가 풍부한 러시아는 세계 점유율 13%를 차지하는 주요 비료 제조국입니다. 결국에는 천연가스 가격이 오를수록 비료 가격도 뛸 수밖에 없습니다.
> 질소 비료의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전주보다 29% 급등했다고 합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제한적? 크림반도 사태를 보면
현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상황이 절정이기에, 곡물 가격도 그만큼 상승하고 있고,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많습니다. 하루아침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극적인 화해를 한다면 곡물 가격 상승 이슈는 누그러질 수 있습니다. 곡물 가격 상승 요인의 가속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비근한 예로, 과거 2014년 크림반도 사태를 되돌아보면, 곡물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2014년 크림반도 사태의 경우에도 러시아 침공에 의한 곡물 가격 상승세는 약 2개월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원자재 상승 이슈가 완화된다면, 다시 한번 식음료 제조업의 이익구조는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2014년 크림반도 사태의 경우에도 러시아가 침공하기 직전에 시작된 곡물 가격 상승세는 2개월로 한정됐습니다. 이 기간 소맥과 옥수수 가격은 17%, 10% 씩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2~3개월 후에는 가격 하락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한국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산 곡물 수입비중은 10% 수준입니다. 높은 수치는 아니라고 보입니다. 국내에 수입되는 밀가루 대부분은 미국, 호주산으로 러시아에서 수입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소비 이전 효과가 나타면서 밀가루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식품 대기업들은 우크라 사태 조짐이 보일 당시 선제적으로 밀을 대량 구매해두면서 가격 방어에 나섰습니다.
농심 측은 “미국이나 호주 밀을 많이 사용해 가격 압박은 없다”며 “밀가루 가격이 계속 오르면 가격 인상을 검토해야겠지만 현재는 올릴 계획은 없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첨부 기사 참조)
현재 식음료 업계에서 사료용 밀의 경우 7월 말, 사료용 옥수수의 경우 6월 중순까지 소요되는 물량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계약물량까지 포함된다면, 사료용 밀은 내년 2월 말, 사료용 옥수수는 내년 7월 말까지 소요 물량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 당장, 음식료 업체들이 원가의 압박/공급에 대해서는 압박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현재 곡물 가격의 흐름이 단기간으로 끝난다면, 현재의 곡물 가격 상승의 원가 압박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문제없는 것 아니야?
국제 곡물 가격에 한정하면 2~3개월 이상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큰 폭등은 없을 것입니다. 예전 크림반도 사태에도 곡물 가격이 많이 상승하였다고 설명드렸습니다. 그러나 2~3개월 후에 곡물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충분히 예측 가능합니다.
또한 크림반도 사태 때에는 서방국가들이 영문도 모르고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은 서방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예측하고 대비하는 Emerhency Plan(위기 대응 계획)이 가동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또한 러시아의 경제도 버티는 데에는 한문계가 오기 때문에 전쟁은 더 일찍 종료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해당 곡물 가격 상승 이슈는 단기적으로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국가의 거시 지표에 영향을 주는 관측일 뿐입니다. 가계의 시장 물가나 소상공인들의 원가 부담에서 오는 소비자 물가에는 '심리적' 압박을 줄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또한 곡물 원가보다 후행하는 물류비의 상승에 따른 식재료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리고, 기업이 선하지만 않기 때문에, 핑계를 삼은 '가격 방어'에 나설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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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산 곡물 의존도는 이집트가 85%, 레바논이 81%에 이른다.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어려워진 데다 수확량 자체가 줄어들 위험에 처해 해당국 식량 보급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밀 공급의 30%, 옥수수 공급의 20%, 해바라기씨유 공급의 75~80%를 각각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료와 식료품, 물류 가격 상승 탓에 우리는 이미 예멘과 같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아이들과 그 가족을 위한 식량 배급을 줄이기 시작했다”면서 “예멘에서는 800만명에 대한 배급을 절반으로 줄였고 ‘제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의 식량난 탓에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이는 위기 이상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기사 본문 중-
우크라이나의 곡물 이슈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사람들은 '난민'들입니다. 우크라이나 밀을 비중 있게 수입되는 나라가 이집트와 레바논인데, 이는 난민 캠프로 가는 물량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전쟁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또다시 밥마저 잃을 판인 것이지요. 또한 우크라이나의 밀은 각종 구호단체를 통해 중동ㆍ아프리카로도 다량 보급된다니, 전쟁이라는 재앙의 끝엔 늘 약자들이 고난을 받습니다. 이게 전쟁의 참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