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 생각] 부처님 말씀, "무설(無說)"

웅이가 여니에게

by 박 스테파노

죽은 지 사흗날에 부활한 예수는 40일 후에 하늘로 올라 "승천"합니다. 승천한 예수는 성령의 발현으로 인류에게 계시를 내릴 뿐 인간의 역사 속으로는 이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재림하지 않고 있습니다.


예수가 부활한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인간의 역사 안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 세상의 불합리와 부조리는 존재하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내 맘 속에 미약하나마 남아 있는 예수는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내 삶의 불합리를 통해 믿음이라는 것을 회복하고 있는 요즘 예수의 승천이 이해가 될 듯 말 듯하기 때문입니다.


매년 음력 5월 초파일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생각해 보니 부처는 해마다 오시고, 예수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탄생과 죽음, 그리고 부활과 승천을 거듭하시는데, 정작 믿음이 있다는 미생은 '아직도' 오시지 않았다 푸념 대기 일쑤입니다.


부처도 예수도 내 맘속에 이미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법당이 "무설전(無說殿)"이라니, 무릎을 탁 치고 뒷골이 댕기는 깨우침을 잠시 받아 봅니다.

불국사 무설전, 중림동 약현성당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

초코파이에 묻어나는 "정"처럼 알게 되는 것.

그것이 예수고 부처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오늘도 열심히 버팁니다.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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