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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아침 생각] 친구란

웅이가 여니에게

by 박 스테파노
'친구란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다.'


아마도 내 기억에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인 듯합니다. 우리는 이 영혼으로부터 지지와 위로와 격려를 필요로 하지요.

영화 <좋은 친구들>

'친구가 필요하다.'라는 말을 바꾸어 이야기하자면 '위로가 필요하다.'는 말일 것입니다. 가족이 주는 그것이 가장 큰 힘이 되겠지만, 인생의 많은 이슈들이 오히려 가족에겐 보이지 않거나 비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만 그런가요?) 그럴 때 나의 손을 잡아 주고 등을 토닥거려 주는 사람을 친구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내 모습이 어떻든 그냥 그대로 보여줘도 괜찮을 사람,

말로는 납득이 안 간다 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이미 이해하고 있는 사람,

그래서 친구가 된 것이 아니라 친구라서 그렇게 하는 사람,

누구나 친구 하면 떠오르는 그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친구이지요.


10년 만에 대학 동기 녀석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곤궁한 날들에 도움 부탁을 위해 애써 찾았습니다. 이런저런 안부를 카톡으로 주고받다가 이내 긴 사연을 적어 보냈습니다. 읽음 1이 없어지고 시간이 한동안 지났는데 댓구가 없습니다. 불편했겠다, 불쾌했겠다 생각할 즈음 은행 입금 알람이 왔습니다. 예상보다 큰 손길에 반갑고 고마웠지요. 그런데 그 친구는 '조금' 밖에 못 보내 미안하더군요. 지금의 상황과 이유를 묻지 않고 힘내라고 아재들의 이모티콘을 보내더군요.


조금이라더니 엄청나더라

이제야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되어 무척 부끄럽고 미안하였지만, 미안하다 고맙다 말 안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녀석이 그리하라 하였으니까요.


여기에서 응원과 힘을 주시는 모든 분들이 제게는 '친구'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Many Thnxs to my good fel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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