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트리거'
http://m.journalist.or.kr/m/m_article.html?no=52383
말콤 글래드웰 같은 스타 작가들을 앞세워 야심 차게 출범했던 메타(페이스북 운영사)의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 ‘불리틴(Bulletin)’이 1년 반 만에 문을 닫기로 했다. 이 분야의 원조 스타 서비스인 서브스택은 구독자 100만 명을 넘기며 승승장구한다는 소식을 들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져 감원에 돌입했다고 한다.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디지털 경제뉴스 매체 쿼츠는 3년 만에 디지털 유료 구독(페이월)을 폐기하고 무료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유료 구독 모델을 완전 폐기하고 광고 모델로 회귀하는 셈이다. 최근 쏟아진 미국의 미디어 업계 뉴스를 훑어보면 숨이 가쁘다. 디지털 전환이 진척될수록 믿었던 디지털 성공 방정식이 폐기되는 속도도 빨라지는 듯하다. 페이월, 뉴스레터, 구독 모델 같은 트렌드에 이제 막 탑승 중인 한국 언론계로서는 당황스러운 광경이다.
-기사 본문 중-
개인적인 입장에서 '구독 경제'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비판적이라는 포스팅을 여러 번 했습니다.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말씀드리자면, '구독'이라는 비즈니스 이니셔티브가 마케팅과 미디어 기업 활동의 일종의 마케팅 태틱(tactic, 전술,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에 비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수단과 벙법의 지류가 본류인 기업 전사적인 비전과 전략(strategy)으로 자리 잡아, 비즈니스 모델의 메인 스트림으로 호도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기업 비즈니스 자문자의 입장에서 매우 위험한 형국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첨부한 기사와 같이 미국에서 야심 차게 출발한 미디어 유료 구독 모덴인 '뉴스레터'와 '페이월'의 서비스가 다시 무료 전환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무료로 콘텐츠를 공개하는 대신, 광고 등을 통한 다른 수익 채널을 확보해 손익 분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요. 본질은 '콘텐츠의 전파'이고, 그 전파를 위한 비용을 위해 독자 충성도를 소비자 구매력을 치환한다는 것의 실패를 인정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구독 모델의 본디 목적은 충성도 높은 디지털 이용자ㆍ구독자의 확보이지, 그 자체가 '캐시 카우'가 될 수 없는 일입니다. 디지털 독자의 확보는 기업 경영 본류가 되는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의 확보에 목적이 있었습니다. 정기적인 디지털 구독자의 패턴과 특성은 과금 가능한 캐시 카우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이용이 가능한 것이니까요. 이는 오래된 구독 모델인 지면지 신문과 잡지의 그것에서 잘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공짜로 1년을 선물까지 주면서 구독자를 모집하는 이유는, 매체를 이용하는 구독자를 분석하여 보다 적요한 광고를 집행하고 과금하기 위산 비즈니스 모델의 정립을 가져다주었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의 목적은 '번들링'이라고 하는 '교차판매', '부록 판매'를 위한 포석이기도 합니다. 비교적 접근이 쉬운 '콘텐츠'에 익숙해진 독자이자 예비 소비자 층을 분석하여, 진짜 '유료 서비스ㆍ상품'을 제안하고 판매할 목적에 있는 것이지요. 기존 독자에게 대안, 교차, 보완 상품을 제시하고 추가로 구매 유도하는 모델인 것이지요. 아날로그 매체인 동아일보 디지털 사업부에서 하는 '교육 서비스'나 '인물 서비스'그리고 '구직 서비스'등이 참고가 됩니다. 뉴욕타임스도 '뉴스'로 불러들여, 참여도가 높은 유료 퀴즈 게임 서비스를 판매하여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M&A를 통해 번들링 전략에 부합하는 기업을 계속 사들이고, 다시 뉴스 번들링으로 통합하는 과정이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뉴스레터는 본연의 목적인 뉴스 구독을 유인하고, 독자를 유지하여, 분석된 타깃층의 인게이지먼트 강화의 목적에 맞게 운영합니다. 이는 당연, 무료입니다. 이 시장에서 오래된 레거시가 있는 언론사를 신흥 디지털 플랫폼이 이겨 내기 힘든 지점이고 역량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메타, 아마존 등이 언론사를 사들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구독은 '비즈니스 모델' 그 자체가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과 고도화를 위한 트리거(방아쇠)가 될 뿐입니다.
그런데, 왜? 머스크는 유료를 강화할까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183256?sid=105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뒤 월 3만 원가량의 유료계정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아가 트위터 유료화 정책도 검토하고 있다. CNN은 31일(현지시간) 트위터 내부 문서를 입수해 현재 월 4.99달러(약 7000원) 트위터 사용자 인증 계정 이용료를 월 19.99달러(2만 8000원)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 본문 중-
최근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머스크 발' 기사들이 눈에 띕니다. 헤드라인만 보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유료화'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러나,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는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의 강화가 곧 '구독 유료화로의 전면 전환'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트위터는 이미 머스크의 개입 이전에 새로운 시도를 통해 수익 다변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위터는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2021년 1분기(1~3월) 기준 전체 매출의 약 86%가 광고에서 나왔을 정도이니까요. 이런 고민에서 출시한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가 '트위터 블루'입니다.
트위터 블루는 폴더에 저장된 트윗을 정리해주는 기능과 함께 길게 연결된 트윗인 스레드(thread)를 더 읽기 쉬운 텍스트로 전환해주는 ‘리더 모드’를 제공합니다. 또한 이용자들은 30초까지 타이머 설정을 할 수 있으며, 트윗을 보낸 이후 취소도 할 수 있게 됩니다. 더 유용한 기능으로 이야기되는 것으로 이야기되는 블루 구독은, 광고 없이 언론사의 기사를 보거나, 홈 화면에서 트위터 애플리케이션 아이콘을 다른 색으로 바꾸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프리미엄 서비스'와 같은 개념입니다. 본류-메인 스트림이 아닌 지불 의향자에게 제공하는 '번들링', '사이드업' 비즈니스 모델로 보아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전면적인 구조조정과 코스트 절감과 함께 나온 트위터의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는 서비스 모델의 전환이 아닌 '수익 구조 개편'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미 유료 지불 의향(willing to pay)이 있는 소비자라면 가격의 상승 요인에서도 크게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래된 세일즈 상식에 의한 것입니다. 유지되는 고객은 이미 사로잡힌 가두리 양식장의 소비자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충성심(royalty)이 그런 결정에 힘을 실어 주었을 것입니다. 그들의 소비ㆍ생활ㆍ의식의 추이를 보며 기발한 괴짜 사업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힌트를 얻을지도 모르니까요.
'구독 경제'가 성립되려면 '구독'의 행위가 바로 구매 지불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돈을 낼까 말까 갈등의 순간이 온다면 지불을 미룰 결정이 더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뉴스 미디어의 뉴스레터와 페이월과는 다른 구독 플랫폼은 이 고민에서 아직 빠져나오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 구독이 유지되려면 적어도 두 가지의 필수적인 지불 요인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는 팬덤이라고 부르는 '충성도'이고, 다른 하나는 콘텐츠의 차별성이라고 하는 '품질'입니다.
넷플릭스 같이 '콘텐츠'에 자신이 있었던 기업은' 충성도', 즉 '팬덤'을 만들면 되겠다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최초 1개월 무료 이용'이라는 미끼를 던져 초기 성공을 거두게 되었지요. 그러나 최근 경쟁 OTT의 거센 경쟁과 더불어 FAST라는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의 습격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다시 꺼낸 것이 '광고 기반 요금제'입니다. 아마도 '무료 구독'으로 이어지는 과도기라도 생각해도 무방해 보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233032?cds=news_edit
넷플릭스가 한국 등 9개 나라에서 광고 요금제를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는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 1시부터 한국을 비롯해 미국, 브라질,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호주에서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습니다. 이 요금제는 콘텐츠에 광고를 포함하는 대신 기존 요금제보다 월정액을 낮춘 것으로, 한국에서는 월 5천500원, 미국에선 월 6.99달러로 책정됐습니다.
한국 기준으로 이 요금제를 선택하면 기존의 '베이식 요금제'(월 9천500원)보다 4천 원 싸지만, 시간당 평균 4~5분 광고를 시청해야 합니다.
-기사 본문 중-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3539293?sid=102
-- 소속 직원들은 몇 명인가.
90명가량 된다. 대부분이 온라인 평생교육 플랫폼인 MKYU 소속이다. 개발자만 해도 스무 명이 넘는다. 강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
--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
MKYU 매출이 작년에 150억 원이었다. 회원들이 입학할 때 내는 돈이 있고. 유료 강의 수강료가 있다. MKYU 회원은 현재 7만 8천 명이다. 유튜브 '김미경 TV' 구독자는 155만 명 정도인데, 수익모델로서는 어려움이 있다.
-인터뷰 기사 중-
수년 전 석사논문 표절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다가 1년 뒤부터 슬금슬금 복귀한 스타강사 김미경 씨의 사례는 눈여겨 볼만 합니다. 인문학 비하 논란에 표절이 드러났는데도 복귀 후 완벽히 회복하고도 남을 활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기반에는 <김미경 tv>로 대표되는 뉴미디어 강연 콘텐츠가 있습니다. 최초에 네이버 등에 유료 콘텐츠로 시작했다가 무료 플랫폼인 유튜브에 안착하면서, 이 부분이 별도의 사업으로 존재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팬덤'입니다. 그녀의 강의를 소비하는 주부 중심의 콘텐츠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있어서 그러합니다. 최근 비슷한 경로로 복귀한 역사 스타 강사 설민석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표절과 가짜 학습 등 악재가되고도 남을 사건들이 있지만, '재미있는 강의 딜리버리'라는 팬덤으로 콘텐츠 출시 예정의 한 업체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소식이지요. '충성도'는 구독에 있어서 중요한 필수 요소가 되는 것이지요.
나머지 한 가지는 '콘텐츠의 품질'입니다. 그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 중 중요한 게 저작권 확보입니다. 서브스택식 뉴스레터의 저작권자는 뉴스 콘텐츠 작가들입니다. 마이클 센델이 메타에서 워싱턴 포스트로 갈 수도 있는 것이지요. 당연 구독자도 이동할 것입니다. 작가나 그를 팔로우 하는 독자들은 언제라도 더 좋은 조건의 플랫폼으로 이사 갈 수 있습니다. 전통 언론사 조직은 조금 더 유연합니다. 뉴스룸 기자들의 콘텐츠 저작권을 회사가 갖게 되니까요. 구성원이자 종사자의 저작권을 확보할 수 있으니, 트리거가 되는 소수의 외부 스타 필진을 보완하는 형식으로 가면 되니까요.
반면 서브스택식 모델은 외부 필진에게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에 초기에 대박을 치지 못하면 적자의 구덩이에 깊게 빠지게 됩니다. 이를 위해 규모의 경제가 작동합니다. 대량의 유료 구독자 확보, 그 확보된 제 각자의 니즈를 맞추기 위한 다품종 콘텐츠 다양화, 다른 욕구를 충족시킬 번들링 전략의 저글링이 시작됩니다. 그중 하나만 제대로 잡아 내지 못하면 끝나는 모델이지요. 그러기 위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유료화'의 당위성으로 주장하던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은 온 데 간데 없어지겠지요.
메타의 불리틴, 서브스택, 쿼츠는 이 저글링 시스템, 생태계 구축에 일차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사내외의 수많은 스테이크홀더들의 아우성- 비용 대비 비즈니스 효과가 낮다고 판단해 중단하였을 것입니다. 이상과 현실은 비즈니스 판에서는 늘 따로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이제 막 디지털 전환을 시작하는 국내 언론사들이 전략적 맥락을 제거하고 개별 모델을 단순 벤치마킹하면 안 되는 이유다."
-상단 기사 본문 중-
"얼룩소"라는 콘텐츠 플랫폼은 어떤 모습입니까? 엄청나게 충성도 높은 팬덤이 있어 지속 가능한 번들링 전략 수립이 가능할까요? 아니면 대량 자본의 투입이든 기타 유인이든 스타, 인지도 높은 외부 기고가나 매체의 콘텐츠를 '품질'로 자신 있게 내 세우고 있는 것일까요? 운영하는 주체에서 어떻게 판단을 할지 모르지만, 솔직한 외부의 평가는 둘 다 'NO'일 것입니다. 자기애가 강하지 않다면 내부의 평가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고 진보되면 좋을까요? 여기에서 아주 어설픈 제안의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1. '유료 구독'을 메인스트림이라 고집 마시길:
얼룩소는 '정통 언론사'가 아닙니다. 그래서 유입의 기술은 '보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다 비용이고 지출이니 난망하겠지요. 그래서 일종의 B2B를 생각합니다. 기존 명성 있는 매체의 아티클을 끌어 옵니다. 누가 지불의 주체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아마도 서브스택식의 뉴스레터, 페이월 플랫폼을 꿈꾸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반응이 미지근했을 것입니다. 뉴욕타임스, 아웃스탠딩 같은 '널려 있는' 콘텐츠로 독자의 니즈를 맞추기에는 여력이 없을 것입니다. 솔직히 큐레이션, 라이뷰 콘텐츠... "Wow point"가 없습니다.
그래서 '유료 구독'이 비즈니스의 주요 본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차라리 다양한 플랫폼과의 콜라보를 구상해 보세요. 예를 들어 독서모임 '트레바리'나, 파트타임 잡 쉐어링 '크몽', '숨고'같은 O2O 비즈니스와의 협업은 어떤가요? 아니면 전통은 있지만 시들어 가는 '샘터', '좋은 생각' 같은 유서 깊은 출간지와의 협업은 어떨까요? 물론 전부 다 ideation일 뿐입니다.
2. 충성도, 팬덤을 밖에서 찾지 마시길:
앞선 제언은 일종의 '서비스 퀄리티', '번들링 교차 다양성'에 대한 의견이라면, 구독의 본연인 충성도의 재고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아마도 '보상 포인트 주잖아'라고 성내면서 대답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맞는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초심을 찾고 얼룩소가 좋아하는 '맥락'을 찾아야 합니다. '보상 유인'으로 들어온 지금의 얼룩커들을 유지(retation)하고, 활성(activation)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자 옳은 길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스타 글쟁이'를 플랫폼에 영입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유시민 작가, 김훈 선생, 김영하 작가, 류근 시인 등 SNS에서 회자되는 누군가가 이곳에서 글을 던져 주고 독자들과 소통한다면 금상첨화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에디터들의 개인적인 친분과 네트워크가 있는 아주 일부만 알까 말까 하는 분들이 외부 필진으로 초빙된 바가 있을 뿐입니다. 아닌 척 일반 얼룩커인 척 '언더커버'하신 분부터, 외부 청탁에서 에디터가 되신 분까지. 그러나 "나만 아는 이야기"는 유행가가 되기 쉽지 않은 법입니다.
차라리 긴 호흡의 과도기라면 내부에서 '스타 필진'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은 어떨까요. 타 글쓰기 플랫폼인 '브런치'의 '브런치 북 출간 프로젝트'는 아니더라도, 얼룩커들의 글들이 외부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가져온 콘텐츠보다 훨씬 반향이 클 경우가 많습니다. 데이터로 보셔도 그 buzz ratio tracking이 판별이 날 것입니다. (운영자만 모르거나 모르는 척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ㅎ)
에디터 한 명이 한 명의 가능성 있는 얼룩커와 매칭 되어 연재나 취재, 작필 기획을 하고 장, 단기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면 어떨까요. '보상'이라는 것이 꼭 금전적인 직접 보상도 있지만 명성의 획득과 꿈의 성취라는 내적 보상도 큰 것이니까요. 얼룩소가 배출한 '스타 작가', 충성도와 팬덤, 그리고 품질까지 선순환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가요?
3. '구독'이 비즈니스의 전부가 되지 않기를:
최근 유료 구독이라는 변화가 소리 소문 없이 기정 사실화되었습니다. 그 고민과 과도기적 결정에 일견 지지하는 마음의 응원드립니다. 하지만, 그 자체가 비즈니스 수입 모델의 본류가 되어서는 지속 가능하지 못한다는 염려가 있습니다. 앞서 말한 비즈니스 동향도 그 이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브런치'같은 서비스는 '카카오'라는 뒷배가 있어 가능한 모델입니다. 물론 얼룩소에도 여러 VC들이 관심을 가지고 투자까지 하고 있겠지요. 그러나 VC-Venture Capital을 다른 말로 Virtual Capital이라고 이야기하듯, 이들은 언제고 떠날지 모르고, 반드시 떠납니다. 잘 되더라도 exit(수익실현) 자체가 목적이자 태생이니까요.
초기 얼룩소의 운영 방향은 '소통'이 가장 두드러져 있었습니다. 에디터가 됐건 운영팀, 데이터팀이든 얼룩커들과 소통하고 상호 교류하였지요. 그러나, 어느새 얼룩소의 운영은 '관료적 카비넷 구조'가 되어 버린 듯합니다. 답글, 댓글 좋아요의 문제가 아닙니다. 얼룩커들은 온통 다른 관심사를 쏟아 내는데, 오리지널 콘텐츠는 알듯 모를 듯 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분석에 힘을 쏟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는 나 몰라라 하는 경제 관료 모피아들, 디지털 기술 자본의 행패들같은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신랄한 식견마저 사라져 버린 듯합니다. 이름이 안보이기 시작한 에디터들의 부재가 문제일지도 모르나, '기조'라는 것이 누군가, 어떤 세력에 의한 것이라면, 원점에서의 고민을 정중히 요청드려 봅니다. 광고주 눈치나 투자자 눈치나 똑같은 '자본의 눈총'이고, 둘 중 하나라면 차라리 드러나는 광고주의 욕구가 다수에 의해 제어 가능할지도 모르니까요. '구독'을 '돈'이 아닌 '기회'로 보시길 당부드립니다.
마치며;
누군가 그러더군요. '얼춘기'라는 게 있다고요. 저도 그 얼춘기를 마치고 돌아왔더니, 이전보다 차가워진 분위기에 조금 놀랐습니다. 논쟁이 뜨거워 서로 '신고'를 날리던 때가 그립기도 합니다. 다시 훈훈하게 달아오르는 공론장을 기대해 봅니다. 솔직히 애정이 많답니다. 그리고 요즘 대문에 글이 전혀 걸리지 않아 '찍혔나 보다'라고 생각되어서 이런 어설픈 제안을 하는 것도 아니랍니다.
진짜 고유한 모습으로 자리를 잡는 얼룩소를 기대해 봅니다.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응원합니다. 되도록 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