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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Dec 13. 2016

마뜨로슈까

아재의 일상 #13

설령 전자가 의식을 가지고 있다 한들, 자기가 원자라고 하는 훨씬 방대한 집합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짐작할수 있을까? 원자는 자기가 분자라고 하는 더 커다란 집합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분자는 자기가 예컨대 치아라는 훨씬 거대한 집합에 갇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까? 또 치아는 자기가 인간의 입에 속해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물며 한낱 전자 주제에 자기아 인체의 극히 작은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의식할 수 있을까?
누가 나에게 자기는 신을 믿는다고 말한다면, 그건 마치 이렇게 주장하는 것과 같다. "한낱 전자인 내가 장담하건대, 나는 분자가 무엇인지 짐작하고 있다" 또 누가 나에게 자기는 무신론자라고 말한마뎐, 그건 마치 이렇게 단언하는 것과 같다. "한낱 전자인 내가 장담하건대,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보다 높은 차원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게 확실하다."
하지만 신을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만약 그들이 속해 있는 세계 전체가 그들의 상상력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방대하고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들은 뭐라고 할까? 만일 전자가 원자, 분자, 치아, 인간의 차원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뿐만 아니라 인간그 자체도 행성, 태양계, 우주에 속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더 나아가서 우주 역시 현재로서는 무어라 이름 붙일 수 없는 훨씬 더 큰 어떤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전자는 얼마나 큰 충격을 받겠는가? 큰 것 속에 작은 것이 들어 있고, 작은 것 속에 더 작은 것이 들어 있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 우리는 우리를 초월하는 한 세트의 러시아 인형 속에 들어 있다.
이제 감히 말하거니와, 인간이 신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낸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인간들은 자기들의 세계보다 높은 차원에 실재로 존재할 수도 있는 어떤 것의 무한한 복잡성을 감지하고 아찔한 기분을 느꼇을 것이다. 신이라는 개념은 바로 그런 현기증에 맞서 안도감을 얻기 위한 한낱 외관이 아닐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중


예전 한때 시간이 넘쳐나서 책을 하루에 5시간 씩 끼고 살았던 시절.

성경만큼 머리에서 번쩍이는 회초리를 쳤던 책의 한귀퉁이에 있는 한구절.

답답한 마음에 열어 본 한 뼘의 생각에는 우주와 세계에 대한 고찰이 고스란히 있었다.


무얼 그렇게 아둥이고 있는가.. 먼지 만한 인간들.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기도 벅찬 존재라는 것을 안다면,, 늦지 않았다 서로 안아 주고 속삭여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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