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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Mar 20. 2023

외국인 노동자는 건강보험 루팡일까? 정말?

외국인 건강보험 수지는 늘 흑자 행진

외국인 건강보험 수지는  흑자 행진


건강보험은 대표적 사회보장제도 중 하나이다. 금융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복지에 적자와 흑자를 따지는 일이 얼마나 무지한 일인지 알지만, 일부 오해가 있기에 따져 볼까 한다.


이어진 글들이나 댓글에 외국인이,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건보 재정 악화의 주범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는 언론과 윤석열 정부의 건강보험에 ‘숟가락을 얹는다, 의료쇼핑, 무임승차’라는 프레임의 작용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과 정치세력은 외국인들이 건강보험료를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과도한 의료비를 지출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거기에 자극적인 언어 사용으로 ​기정사실처럼 여기게 선동하고 있다.


이 주장이 맞는 말일까? 결론부터 내자면, 그냥 틀린 주장이다. ​근거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피부양자에 대한 개념을 짚고 가기로 한다.


피부양자란 본인이 돈을 벌지 않고, 생계를 다른 가구원에게 의존하는 사람이다. 특히 건보에서 직장가입자에게 의지하여 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한 사람당 피부양자수가 많아지면, 납부자 대비 혜택을 받는 사람이 늘어 난다. 그 말은 건강보험의 재정이 악화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인당 피부양자 비율 및 건강보험 납부액 및 급여비(혜택)를 비교해 보자.


• 외국인 건보 직장가입자 48.9만 명, 피부양자 19.4만 명 (가입자 1인당 피부양자 비율 0.4)


• 내국인 건보 직장가입자 1900.9만 명, 피부양자 1774.3만 명 (가입자 1인당 피부양자 비율 0.93)


이를 보더라도 외국인 건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수는 내국인의 절반이고, 가입자 수도 내국인의 3%에도 미치지 못한다. 건보 재정의 주범이 외국인이라는 이야기는 근거가 미약한 추정일 뿐이다. 아니라고 하고 싶은 분들께 이 기사를 추천한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62506.html

특히 외국인들이 지난해 한 해 동안 낸 건강보험료 총액은 1조 5793억 원인데, 건보공단이 이들의 치료비 등에 쓴 급여비는 1조 668억 원이어서 5125억 원의 흑자를 냈다. 반면 내국인이 낸 건강보험료 총액은 67조 8521억 원인데, 건보공단이 쓴 급여비는 70조 6045억 원으로 2조 7524억 원 적자였다. -기사 본문 중-

통계만 보면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는 많이 내고 적게 혜택을 받았다. 물론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무임승차하는 사례는 존재한다. 일부 외국인 직장가입자의 가족이 외국에 살다가 국내에 잠시 들어와 의료 서비스를 받고 출국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역가입자는 6개월 이상 체류 시 가능하고 의무 가입해야 한다.

외국인 건보 수지 (사진=머니 투데이)

그럼에도 외국인이 의료서비스를 목적으로 입국해, 단기간 많은 의료 서비스를 받은 뒤 출국하는 등 제도 악용 문제가 존재한다. 정부는 최근 수년간 법과 고시를 개정했으며, 지속적으로 개선 중에 있다. 반대로 '검은 머리 외국인'의 무임승차도 근절해야 한다. 가족이 중 일부가 외국 국적인데, 가족 관계 증명을 통해 국내 건보에 무임승차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결론적으로 일부 허점을 이용해 무임승차하는 사례를 포함하더라도, 외국인 건강보험 수지는 흑자다. 재정 파탄의 주범, ‘숟가락을 얻는다’라고 표현은 차별과 혐오로 거는 오해하기 쉬운 가짜 뉴스가 된다.



무지가  오해를, 차별을, 혐오를 부른다


대한민국의 제조, 건설, 숙박, 식품 등 이 나라 청년들이 기피하는 일들을 외국인 노동자가 해결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당히 대우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적어도 세금과 사회보장 보험비를 꼬박꼬박 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지금의 건보나 사회보장 체계가 외국인들에게 차별적이라는 문제가 더 부각되고 있다. 관심조차 없는 무지한 대통령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웃에 대한 최소한으로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12월이고 크리스마스니까.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48634


올 4월 국회 입법조사처도 평균 보험료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체계 탓에 소득 수준이 낮은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과 견줘 상대적으로 비싼 비용을 내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또 외국인 지원센터는 한국 사회보장 시스템의 신뢰성과도 연결되는 만큼, 외국인 노동자 대상 부과 시스템 등에 대해 원칙을 새로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기사 본문 중-

http://www.chemica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8

통계청과 법무부가 작년 한 해 동안 만 15세 이상 외국인 1만 3천5백 명에게 물었더니, 1년간 병원에 가지 못한 외국인이 7.8%였고, 그중 27%는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치료비 문제는 외국인 건강보험이 정상적으로 안착되면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겠지만, 언어의 문제는 현재의 제도로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기사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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