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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Jan 08. 2017

[Book] 파는 것이 인간이다  (다니엘 핑크)

"누군가 무엇이든 팔고 있는" 세일즈의 전성시대

*대문사진: 영화 <Glengarry Glen Ross (1992)>

“세일즈라고? 어휴……”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은 세일즈란 지적인 활동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똑똑한 사람이 할 일이 못 되는 고된 일이라 생각한다. 번지르르하게 차려 입고 겉으로만 친한 척하면 되는 일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세일즈란 정직과 공정성은 입을 닫고 사기와 기만이 활개치며, 부정직한 인간들이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영역이라고 여긴다.
-[파는 것이 인간이다. (To sell is human)] 프롤로그 중-


알면 알 수록 어려운 영업의 세계


기업의 활동에 있어서 영업은 중요한 영역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그 ‘영업’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려고 하는 사람 역시 많지 않다. 그래서 영업은 사회에 진출하는 신입사원이 쉽사리 선택하기 어려운 영역이 되었다. 그 이유는 실제로 영업의 행위가 어려워서 일 수도 있으나 다른 기업활동에 비하여 연구결과나 제대로 된 지침서가 없어서 이기도 하다. 산업이 발달하고 기업의 활동들이 다변화 되면서 기업활동의 주요한 영역들은 수많은 혁신과 연구 끝에 시간 축과 정비례하여 발전되어 왔다. 제조업만 하더라도 연구개발, 제조, 관리의 영역은 이전 10년은 물론 5년전의 이론이나 방법론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영업활동은 10년 전은 물론이고 50년 전, 아니 어쩌면 한세기 이전의 방법론이 크나큰 진화와 변모없이 현시대에도 적용되고 있다. 회사의 방향과 목적을 설정하는 전략의 영역만 보아도 확연하다. R&D 전략, 생산기술전략, 경영관리의 전략들은 매년 갱신되다 못해 연중에서 수정과 정렬을 거듭하게 된다. 그러나 영업분야의 전략은 마치 오래된 시골 교회 목사의 흔한 설교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착하게 살고 열심히 기도하면 천당에 갈 수 있습니다.”


이제 하직을 얼마 두지 않은 노인들이나 막 개종한 사람들에게는 유효한 설교가 되겠지만, 젊은이들이나 아직 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현실감 없는 추상적인 설명일 뿐이다. 그래서 영업이라는 것이 ‘전략’과 마주하는 순간 배다른 자식 같은 ‘마케팅 전략’으로 변모되고, 그 전략은 ‘수립’은 있으나 ‘실행’이 없는 그런 껍데기로 남을 확률이 지대하다.


흥미로운 그러나 아쉬운 영업 지침서


다니엘 핑크의 <파는 것이 인간이다>는 이러한 현대 기업활동에서의 영업, 세일즈에 대한 기본적인 화두를 던지고 있다. 세일즈에 대한 일반적이고 보편화된 고정관념에 대해 편견이 아닌지 물어 본다. ‘파는 행위’는 누구나 하는 행위라고 ‘판매’ 즉 ‘셀링’의 범주를 유연하게 정의한다. 향후 기술이 발달해서 자동화의 시대가 되고 AI가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더라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세일즈’라는 이야기로 ‘세일즈’의 보편 타당성 강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판매와 세일즈의 행위에 있어서 중요한 역량인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3가지’에 이야기하며 세일즈의 새로운 ABC (Attunement, Buoyancy, Clarity) 에 대한 유효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끝으로 이러한 역량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의 연습과 훈련에 대한 정보로 마무리하며, “누구나 무엇인가 팔고 있는” 이 세일즈 전성시대의 도래를 확언한다.


Ed-Med라고 정의하는 교육,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유형의 노동자를 이야기하며 세일즈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거나, 정보 대칭의 시대에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하여 ‘문제 해결자’보다 ‘문제 발견자’가 더 중요하다는 논거, 그리고 가치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세일즈는 결국 기여 (Serve) 하는 행위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은 시대에 맞게 참신하였다. 그러나 ‘세일즈/영업’을 이야기하면서 50년 전의 참고서에서 벗어 나지 않는 “세일즈의 재발견 – Influencing Skill – Communication 고도화”라는 전형적인 영업 교본의 플롯은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 – 영업이 기업경영에서 위치하는 현실, 범인에게 꺼려지는 어려운 직무 등 – 가 있겠으나, 무엇보다 한계의 이유는 저자 다니엘 핑크가 전문적이고 직접적인 ‘영업활동’을 해 보지 않은 미래학자라는 점이다. 그래서 다니엘 핑크의 접근은 전략적이지 않아 보인다. 세일즈가 전략과 두는 거리만큼 기업 활동의 실패 확률은 늘어 난다. 그래서 이 책 <파는 것이 인간이다>는 아쉬움이 남는 영업 지침서였다.


영업은 복잡한 방정식


전달하는 예시나 방법론 등 내용이 아무리 효과적이고 흥미롭다 해도 영업이 회사의 전략적 현실과 단절이 되면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 정보 대칭의 시대에서 큐레이터로서의 영업자를 설명하기 위한 ‘문제 발견자’의 중요성의 강조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전략과 연결고리를 위해서는 영업자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영업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변수로 존재하는 단순하지 않고 매우 복잡한 방정식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4차 산업이니 초 연결 사회니 저마다의 기술규준으로 정의하는 만큼 영업 활동에 대한 연구와 교육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추이로 종사자가 늘어 날 분야는 ‘누군가’에게 ‘willing to pay’를 이끌어 내는 판매자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누군가’가 고객이든, 파트너이든, 회사 내부의 이해 관계자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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