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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커 Feb 09. 2023

고등어 일병 구하기

https://youtu.be/WNQ-GFNCg3s

<고등어조림레시피> 출처 : 1분요리 뚝딱이형


  날이 좋은 오후였다. 어릴 때 1시간에 한 번 버스가 다니는 시골에 살았기 때문에 근처 시내에 놀러 가는 일은 언제나 신나는 일이었다. 그날은 마침 오일장이었다. 장을 보면서 오랜만에 시내구경을 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어둑해지는 오후였다. 이제는 TV를 보려고 할 때쯤 다급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 장에 좀 갔다 와라." 

  장?? 내가 오후에 갔다 온 바로 그 오일장?? 어린 나이였지만, 답답함이 몰려왔다. 그렇게 내 눈앞이 막막해졌다. 그리고 곧 거절할 수 없는 무거움이 엄습해 왔다. 진짜 가고 싶지 않았다. 이미 어두워졌고, 곧 장이 마감될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엄마가 심부름을 시킨 이유는 오후에 장에서 산 고등어를 놓고 왔기 때문이었다. 지금이야 어느 마트에 가든 싱싱한 고등어나 냉동 고등어를 구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냉장 운반 기술이 그렇게까지 발전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생물 고등어를 사서 먹곤 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메뉴는 고등어조림이었다.

  자전거를 꺼냈다. 버스를 타고 갔다 오기에는 늦었기 때문이다. 자전거 도로는 없었다. 그저 차와 함께 달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1시간을 달렸다. 시장이 마감을 하기 시작했고, 생선가게를 찾았다. 그리고 낮에 엄마가 산 고등어를 놓고 갔다고 하니 바로 검은 봉지 하나를 건네셨다. 그걸 받아 들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왔다.

  두 줄로 끝났지만, 어린 나는 무려 1시간 30분가량을 2차선 도로 위에서 보냈다. 그런 심부름은 종종 있었다. 최소 20분 이상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야만 하는 심부름들이었다. 집이 시골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심부름하면 마음이 답답하다. 나에게 인생의 숙제가 생긴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미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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