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멜리에 Jan 15. 2019

브랜드와 공간_ CAFE 도시여행자

일상에서 따뜻한 영감을 주는 공간, 도시여행자


도시여행자의 공간

공간도 사람을 닮는다. 2012년 1월 16일. 나의 스물여섯 번째 생일에 태어난 도시여행자는 누구나 문화예술 콘텐츠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꿈꿨던 나와 여행자들을 위한 공간을 꿈꿨던 라가찌의 꿈이 담긴 공간이었다.


도시여행자는 라가찌와 내가 1년 6개월 동안 모은 아이디어와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한 브랜드였다. 나는 에디터로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한 지 5년 차에 접어든 시기였고, 라가찌는 대전시티즌 서포터즈 커뮤니티 운영 활동과 더불어 대전 은행동 스타벅스에서 1년 간 바리스타로 경험을 쌓은 후였다.


2010년부터 우리가 함께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세 가지였다. 여행 프로젝트 '장터유람기 1,2'와 '도시여행자: 한 도시에서 한 달 살기(런던)', 'For Citizen'이라는 축구 문화 공연 기획. 두 해 동안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함께하면서 우리만의 브랜드로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런던 여행에서 돌아와 대전 대흥동에 장소를 마련했다.


공간 구성 소개와 마일리지 적립 카드로 활용한 도시여행자 탑승권  (디자인 I 박은영)


도시여행자의 브랜드 콘셉트

‘삶은 여행(Life is travel, Travel is life)'

도시여행자는 '삶은 여행 (Life is travel, Travel is life)'을 모토로, 15평 공간을 통해 일상에서 영감을 주는 도시의 장소들을 형상화했다.


여행자들의 휴식 공간인 '카페', 대전 여행을 안내하는 '인포메이션 센터', 작가들의 예술품을 만날 수 있는 작은 편집숍 '게스트하우스', 시립 도서관과 같은 '여행 도서관', 시립 미술관을 형상화한 '한 평 갤러리', 삶에서 이웃들과 나눌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실 '더라라라 팩토리'까지.


우리가 낯선 도시를 여행할 때의 마음처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문화, 예술,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하루를 낯설게 보기를 바랐다.


오각형 건축 양식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고 교류하는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공간의 구성, 오각형 건축과 교류 문화

대흥동은 1960-70년대 지어진 근현대 건축물이 많은 동네였다. 대흥동을 걷다 보면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네 모퉁이에 지어진 건물 상당수가 사각형이 아닌 오각형 건물이란 점이었다. 건물 주출입구가 서로 마주 보는 양식에서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고 교류하는 문화를 엿볼 수 있었고, 이 점이 가장 흥미로운 요소로 다가왔다.


도시여행자가 임차 계약한 공간도 오각형 구조였다. 15평이란 작은 규모와 오각형 구조라는 상황에서, 우리가 정한 콘셉트를 구현하기란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한 평 갤러리와 팩토리 구역을 나누되, 유리를 이용해 개방감을 살리기로 결정했다. 작가들의 예술품이나 여행 소품 등을 판매하는 공간은 구조를 쉽게 변경할 수 있는 책장을 이용했고, 가벽의 기능을 부여했다. 벽 뒷부분은 창고로 활용해 부족했던 수납 공간을 대체했다. 책장은 구조 변경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도서관 역시 앵글을 이용해 구조 변화를 쉽게 할 수 있게 설계했다.


공간의 색은 따뜻함을 강조하는 아이보리를 바탕으로 평온함과 차분함을 주는 저채도의 스카이 블루를 사용했다.


공간의 분위기, 색채와 빛

분위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는 '색채'다. 도시여행자 초창기 공간 모델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언젠가 공간을 만든다면, 사치에처럼 한 잔의 커피도 정성스레 내리는 따뜻함을 담아내고 싶었다.


따뜻함을 강조하는 아이보리를 바탕으로 평온함과 차분함을 주는 저채도의 스카이 블루를 천장과 문, 커피 바, 창틀에 사용해 전체적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어둠이 내려 앉은 골목길에 홀로 불을 밝히고 있는 도시여행자 전경


색채와 더불어 중요한 요소는 '빛'이다. 저녁 6시가 되면 어두워지는 골목 특성 때문에, 2층에 위치한 카페를 알리기 위해서는 조명의 역할이 중요했다.


공간의 모든 조명은 전구색을 기본으로 설정해 따뜻한 분위기를 주었고, 삼면이 유리창인 구조를 적극 활용했다. 은은한 불빛의 삼파장 전구를 달고, 줄 길이에 변화를 주어 달이 뜨고 지는 느낌을 연출해 아늑한 느낌을 강조했다.


라가찌가 발행한 축구문화 페이퍼 축구여행자와 아멜리에가 발행한 문화예술 페이퍼 37.5℃


일상에서 따뜻한 영감을 주는 공간, 도시여행자

고향인 서울을 떠나 대전을 오게 된 이유는 대전이라는 도시의 가능성 때문이었다. 우리는 대전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플랫폼이 되어주고 싶었고, 문화 예술로 비전을 나누고 싶은 이들에게 발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 7년 간 활동 속에는 이런 비전들이 담겨 있고, 아직도 현재 진행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시여행자가 대전 원도심을 떠나지 않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