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모임
s#1. 광성개발건설 공사장 / 오후
푸르디 푸른 창공 속에 우뚝 솟은 고공 크레인. 크레인에 세로로 기다랗게 걸린 ‘임금체불, 부당해고, 노동자는 죽어간다’ 현수막.
이마에 ‘단결․투쟁’띠를 두른 박영후가 크레인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띠. 영후의 굳게 쥔 주먹, 부라린 눈.
지상에서는 노동자들과 전경들이 대치중이다. 일촉즉발의 긴장감.
확성기 소리 들려온다.
경찰 : 위험합니다. 어서 내려 오세요. 그런 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순간, 크레인 꼭대기에 서있던 영후, 한마디 외침 “노동자여 투쟁하라! 투쟁, 투쟁!”과 함께 밑으로 투신한다.
슬로우 모션으로 영후의 낙하와 함께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시선. “퍽”하는 소리. 노동자들의 놀란 눈, 눈, 눈!
대치중이던 노동자들과 전경들 뒤섞여 영후의 시체 곁으로 뛰어간다.
구급차 소리 들려오고 f.o
암전 속에서
진철의 나레이션 : 아버지는 지상으로부터 40미터에서 고공낙하하셨다. 아무런 두려움없이 힘차게 뛰어 내리셨다.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 따윈 안중에 없었다.
타이틀 ‘클랜’
s#2. 진철의 집 실내 / 밤
“따따탕 따따탕~~~” 요란한 라이플 총소리와 함께 화면 밝아 지면 FPS 게임 화면, 진철의 게임 속 캐릭터 Anger가 종횡무진 적을 향해 열나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
헤드셋을 쓰고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진철. 자판과 마우스를 현란하게 움직이는 진철의 손, 침 튀기는 입.
진철 : 샷 샷! 울베 한 명. 현수야, 뒤치 조심해!
진철의 등 너머 보이는 게임 화면, 현수의 캐릭터 Guadian이 당황한 동작을 하다가 적의 총에 맞아 죽는다.
진철 : 야, 조심하라니까! 소희야, 1통로에 적 스나이퍼!
진철의 등 너머 보이는 게임화면, 소희의 캐릭터 쟌다르크가 적 스나이퍼에 저격당해 죽는다.
현수 : (헤드셋소리) 다 뒈지고 너만 남았다. 쟤네 두마리 남았어. 2:1 세이브 하는 거냐?
진철 : 조용해!
Anger가 2설대(폭탄설치 사이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 폭탄을 설치한다. 이때 양 사이드에서 협공해 오는 적. “따따탕~” Anger가 한 명을 죽이고 나머지 한 명을 죽이려는 순간,
현관문 열리는 소리, “삐거덕”
포장마차 행상 차림을 한 진철 엄마가 양손에 하나 가득 음식 봉투와 우편물을 든 채 안으로 들어온다.
엄마 : 또 게임이야? 허구헌 날 게임질만 하고 있을거야!
잠시 방심한 사이 Anger, 적에게 죽고 폭탄을 해체하는 적. 모니터에 ‘아군이 패배하였습니다’라고 뜬다.
진철,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진철 : 졌네.
현수 : (헤드셋 소리) 정말 우울하다. 우리 오늘 4연패야.
진철 : 미안해. 울 마마가 방해만 하지 않았으면 이기는 건데...
냉장고에 음식을 넣다 말고 눈을 휘둥그레 뜨는 엄마.
엄마 : 내가 뭘 방해해?
진철 : 오늘 그만하자. 컨디션이 영 안좋다.
현수 : (헤드셋 소리) 진철아, 클랜 해체해야 하는거 아니냐? 파죽의 4연패, 5연패. 정말 쪽팔린다.
진철 : 그러니까 임마! 너부터 샷발 좀 키워. 소희보다 못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