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캘리박 Nov 07. 2024

제주도 크기 '킹스캐년'에 압도되다  

마약보다 중독성 강한 미국 여행  

여행의 둘째날에는 킹스캐년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사실 여행을 오기 전에는 잘 몰랐던 사실인데 킹스캐년으로 가기 위해서는 세콰이아 공원을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서는 여기에서 캠핑을 하는 게 베스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제네럴 셔먼트리등을 지나 킹스캐년 목적지로 향했다. 네이게이션에는 '목적지까지 2시간30분'이 찍혀 있었다. '아무리 미국 

국립공원의 크기가 크다고 하지만 서울에서 대전보다 먼 거리는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와 비슷한 크기라고 한다.  

몇 주 전 조슈아 트리를 다녀와서 미국 국립공원 크기에 대한 예방주사를 맞았지만, 그래도 적응은 되지 않았다. 점점 운전을 하면서 갈수록 점점 고도가 높아졌고 6,000피트(1,828미터)를 가리키는 표지판을 지나 올라갔다. 고도가 올라가니 고막이 움찔거렸다. 

절벽 길을 따라 가면 갈수록 아름다운 레드우드가 나타났다. 시간이 오전이었음에도 구름에 따라 저녁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고 해가 활짝 나기도 하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자동차 광고에서 나오는 멋진 길들이 계속 이어졌다. (실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이곳에서 광고를 많이 찍는다고 한다.)

그러던 중 반대편에서 오던 차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그렇게 추운 날씨가 아닌데 차 표면이 눈에 덮혀 있었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지만 여기에 눈이 있다고?' 잠시 미끄러운 길을 25분 이상 달리자 다시 눈이 없는 숲이 이어졌다. 

그러던 바위로만 이어진 협곡을 마주하게 됐다. 미국에서 캐년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아, 미국에선 이런 협곡을 캐년이라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캐년의 경치를 감상하며 목적지로 향하던 중 '보이던 캐번'에서 길이 폐쇄됐다. 앞에서 연기가 나는 걸 보니 산불 때문에 길이 폐쇄된 것 같다. 

입구에 있는 동굴 투어 신청소이자 기념품 판매점에서 58달러를 내고 투어를 신청했다. 마음 속으로는 '이미 2시간 가량이나 운전을 했는데 차라리 잘됐다. 동굴 투어 보고 집에 돌아가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굴은 한국 정선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굴과 비슷했다. 투어 가이드가 동굴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동굴에 사는 동물 등에 대해서 계속 설명을 하긴 했지만, 5%도 알아 듣지 못한 것 같다. 

암튼 투어가 끝나고 집으로 향했다. 4시간이 넘는 운전이었다. 저녁으로는 발렌시아에 있는 인앤아웃으로 떼웠다. 

장거리 운전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너무 행복했다. 미국에서 여행에 자꾸 중독되는 것 같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작가의 이전글 Trumpism will never dissappea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