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왜 기자가 되고 싶은가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왜 기자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20대 때 인생의 목표설정을 하지 못해서 많은 방황을 했다. 군에 제대한 후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갈팡질팡을 많이 하면서 부모님께 많은 폐를 끼쳤다. 내 스스로 나의 삶을 개척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누군가가 "너 이렇게 하면 돼"라고 말을 해줄 때까지 기다렸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아무도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은 없다.
나는 MBC에서 하는 손석희의 100분 토론을 좋아했다. 보수의 진보의 논리와 논리가 부딪히며 자웅을 겨루는 모습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진보패널로 자주 출연했던 고 노회찬 국회의원의 촌철살인을 보는 것도 재미었다. 그때부터 내가 특정 이슈나 시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2005년 발생한 황우석 줄기세포 조작사건을 지켜보면서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희열을 느낀 것 같다. '국익'이란 미명하에 광풍과 광기에 휘둘리는 게 우리나라의 민낯을 제대로 목도한 것이다. 그 때부터 뉴스가 매우 재밌어졌다. 내 경우에는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한 가지 시각이 아니라 여러 갈래로 바라볼 수 있는 길이 있고 이를 좀 더 깊이 알고 싶어서 기자가 됐다고 보면 될 듯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되나.
우선 책을 많이 읽자. 기자가 되기 위해선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영화도 많이 봐야 한다. 무조건 많이 보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기자 필기시험은 최근 이슈에 대해서 서술하는 '논술', 한 가지 단어를 제시하고 자유형식의 글을 쓰는 '작문', 시사 용어 등의 문제를 맞히는 '시사' 이렇게 세 파트로 나뉜다. 내가 언제든지 논술, 작문 시험에서 써먹을 수 있도록 좋은 글감을 머리에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글의 앞부분을 시작할 때 머리에 넣어두었던 영화의 장면으로 서술을 한다거나 고사성어, 역사적인 사건 등을 가미할 경우 시험 채점관은 보다 흥미롭게 글을 읽을 수 있다.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글감을 많이 축적하는 연습을 하자.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에 체크를 하고 표현을 외우는 것도 중요하다.
2. 주요 이슈에 대한 찬반 논리를 익히자.
소위 보수신문으로 불리는 조중동+경제지와 진보매체 한겨레, 경향을 모두 보면서 양쪽의 논리를 머리에 외우고 있는 것이 좋다. 사실 보수지들과 진보지들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논리가 비슷하기 때문에 일간지에서 원하는 신문을 하나씩 고르고 경제지를 플러스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요즘을 예로 들면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한 보수(경제), 진보 언론의 논리를 파헤쳐 보는 것이다. 진짜 최저임금이 자영업을 생사의 갈림길로 내몰고 있는 것인지, 해법은 무엇인지 신문을 통해 논리를 배우는 것이다.
친구들과 스터디를 하면서 A를 지지하는 입장이 되서 토론을 해보고, 이후 A를 반대하는 입장으로 토론을 하면 논리를 익히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지금 기억에 남는 토론주제 한가지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 이전이었다. 당시 엄청나게 휘발성이 높은 주제였다. 당시에 나는 IT가 발달했고 화상회의로 대체하면 충분히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을 폈었다. (하지만 기자가 되서 세종에서 3년을 살다가 보니 공무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세종에서의 삶'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목도했다. 세종에서 서울로 수시로 보고를 하러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탓에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
3. 시사용어는 서점에 정리된 책이 많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