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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과 공무원 <19>

by 캘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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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인터넷 댓글을 보면 정부부처 공무원을 욕하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국정감사장에 나오거나 브리핑을 하는 고위급 공무원들이 대상이다. 자기들의 정치성향이 현 정부와 맞지 않으면 마구잡이로 욕을 하는 식이다. 마치 그 공무원들이 대통령과 대통을 해서 협잡이라도 하는 듯이.

하지만 그 공무원들은 최소 20년 이상 공무원을 해온 뼛속부터 공무원들이다. 일을 월등하게 잘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고 혹은 지역적인 스타일이나 이전에 현재 대통령과 같이 일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공무원들이 a 정권 때는 일을 안했다가, 그 다음 정권이 들어서는 b 정권 때는 일을 열심히 하고 또 다른 당인 c 정권이 들어서면 열심히 일을 안하고 그렇게 하는가.

만일 공무원들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일을 안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하려는 일을 방해했다면, 이미 감사관실에 불려갔거나, 감사원에 불려갔을 것이다.

너무도 진부하지만 공무원들은 영혼이 없다. 그저 선거를 통해 집권한 대통령과 집권 세력들의 국정방향에 맞춰서 논리를 짜주는 사람들일 뿐이다. 그들은 '골대가 바뀌었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공부했던 경제학적 논리와 현 정권의 스탠스가 설혹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당장 관두고 나가서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저 국가의 부름에 따라 일을 하는 말그대로 공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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