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40분 정도에 일어난다. 대중 교통으로 출근을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읽는다. 8시 40분까지 오늘 쓸 기사를 3~4 줄 정도로 요약해 보고 해야 한다.
이를 '일일보고'(이하 일보)라고 한다. 그러면 각 부서의 데스크들은 일보에 대해서 궁금한 점에 대해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려서 묻고 이해를 한다. 그리고 9시30분부터 국장 주재하의 데스크 회의에 들어간다. 기자들은 데스크가 회의에 들어갔을 때부터 쏟아지는 자료를 처리해야 한다. 각 정부부처와 홍보팀에서 언론이 오전에 신문 지면을 픽스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최소 11시까지 자료를 뿌리기 때문이다. 정신이 없다. 정부부처도 출입하고 기업도 출입하는 탓에 처리해야 할 자료가 엄청나다. 메일에서 사진 파일을 다운 받고 보도자료의 문구를 수정해 기사체로 만든 후 붙여서 인터넷으로 송고하기 바쁘다. 인터넷 기사를 많이 쓸 때는 하루에 11개 이상도 쓰는 것 같다.
11시에는 종합지면계획이 나온다. 소위 앞면이 확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충 내가 속한 부서의 지면도 정해진다. 11시50분부터는 점심 약속에 나간다.
취재원과 만나 점심을 먹고 차 한잔을 하다가 보니 어느 덧 1시30분이다. 최소 3시까지는 오늘 내가 쓰겠다고 한 기사를 올려야 데스크가 기사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을 지시할 수 있다. 정말 빛의 속도로 부리나케 기사를 쓰지 않으면 각종 표와 사진 등 그래픽을 준비할 수가 없다. 데스크가 기사를 본 후에 승인 버튼을 누르면 기사는 편집기자에게 전송이 된다. 편집기자는 각 지면의 레이아웃과 그래픽, 그리고 제목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제목은 데스크와 편집기자가 상의하에 정하게 된다. 제목을 읽으면 기사 전체를 읽는 것과 마찬가지인 만큼 편집기자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5시에 강판이 된다. 신문 인쇄소에서 신문 초판을 찍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내 기사가 승인이 난 후에는 난 무엇을 하느냐. 내일 일보로 올릴 기사 취재를 한다. 점심에 들은 취재원의 얘기에서 힌트를 얻거나, 엊그제 봤던 보도자료에서 힌트를 얻거나 주제는 무한대다. 하지만 기자가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인
것은 언제나 스스로 일할 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압박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발제'를 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발제, 기사 작성 그게 다인 직업이다. 5시 30분경이 되면 경쟁 매체의 신문을 PDF판으로 볼 수 있다. 타사가 쓴 기사 중에 특종이 있는지 살펴보고 퇴근을 준비한다.
만일 특종이 있으면 해당 부처와 기업에 전화를 해서 이 기사가 나간 연유가 무엇인지, 사실관계가 맞는지 확인을 한다. 그 후에 데스크 판단 아래 절대로 기사를 받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임팩트가 있는 기사라고 판단되면 그 기사를 우리 지면에 집어 넣는다. 그 때 기자들은 상당한 압박감과 일종의 모욕감을 느낀다. 그러면서 속으로 되뇌인다. '오늘도 평안하게 퇴근할 수 없겠구나' 회사에서 타사에 특종이 나왔다며 확인해보라는 전화가 올 때는 퇴근하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그대로 내려야 한다.
그대로 노트북을 켤 수 있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한잔 시키고 취재원들에게 전화를 돌려야 한다. 특히 더 쥐약일 때는 취재원과의 약속이 잡혀 있을 때다. 그때 다른 기사의 체크와 기사 바꿔넣기를 할 때면 상대방에게 예의가 아니지만 어쩔 수가 없다. 그게 우리의 업무기 때문이다.
일요일도 마찬가지다. 기자에게 유일하게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요일은 토요일이다. 일요일은 회사에서 월요일자 신문을 만들기 때문에 언제든지 회사에서 전화가 올 수 있다.
"00야 뭐가 터졌다"라고 회사 전화가 오면 그대로 가족 모임을 중단하고 노트북을 들고 카페나 조용한 곳으로 달려가서 전화를 돌리고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
때문에 남의 결혼식에 갈 때도 노트북을 들고 가는 경우가 많다. 월요일자 지면계획에 내 기사가 잡히지 않았더라도 회사에서 전화가 오면 응대를 해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