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해외 유력 언론의 기사나 글로벌 회계법인에서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삶에 깊숙이 뿌리를 내렸을 때 기자가 사라지는 직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글을 볼 수 있다. 이미 ai가 증권 시황을 작성하는 기사는 많은 언론사가 송출하고 있다. 증권사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에게 사야 할 종목을 추천하는 게 일상화된 지 오르다.
만일 기자가 로봇으로 100% 대체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전적으로 특종 기사는 나올 수 없게 될 것이다. 특종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즉 신뢰를 바탕으로 탄생한다.
내가 a기자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경천동지할 만한 특종거리를 줄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어떠한 경우에도 나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나를 보호해 줄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특종 거리를 말할 수는 없다. 때로는 특종은 술자리에서도 나온다. 취재원이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술을 마신 상황에서 자신이 실수로 한단어를 말한줄도 모를 때 기자는 술이 취한 상황에서도 체감적으로 안다. "아~ 이거 특종이다" 술을 마시는 것도 인간적인 유대 관계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일단 글을 작성하는 것은 기자가 가능할 것이다. 이미 ai가 소설까지 작성했다는 보도가 나온지 오래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보도자료를 우리가 보는 포털에서 기사화하는 것외의 역할은 하기 힘들지 않을까라고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취재를 할 때는 취재원과의 통화에서 기싸움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때로는 상대방의 말 한마디 실수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멋진 기사를 작성할 때도 있다. 만일 ai 기자가 취재를 한다면 우선 취재원에게 "안녕하세요 저 ai 기자 '엘리사' 인데요. 이거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라고 물어봐야 할 것이다. 취재가 제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설사 목소리가 사람과 똑같다고 해도 상황은 비슷할 것 같다.
만일 ai 기자에게 이런 변수와 알고리즘을 집어 넣는다면 들어가는 비용이 한도 끝도 없어질 것이다. 기자가 그만큼 부가가치를 내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자는 자동차나 핸드폰처럼 마구 찍어내서 팔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기자가 ai로 대체된다는 가정은 언론사가 기자를 ai로 대체해서 얻는 효용이 사람 기자를 그대로 채용해서 언론사를 꾸리는 것보다 부가가치가 더 클 때 성립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언론사에는 돈이 별로 없다. 자본잠식에 빠진채 경영을 운영하는 회사도 적지 않다. 그저 한해 벌어서 한해 먹고 사는 언론사가 상당히 많다. 언론사의 유일한 자산은 기자 하나다. 제프 베이조스 같이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이 ai 언론사를 운영하지 않는한 ai 기자로 전면 개편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닐 것 같다.
만일 ai 기자가 전면 도입됐을 때는 우리 사회의 상당 부분이 ai로 대체됐을 때가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물론 단순 스트레이트 기사나 제목을 달고 레이아웃을 짜는 일 등은 ai가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주장을 한다고 해서 4차 산업혁명에 저항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혁신형 사업가들이 기존 기득권이나 제도 미비 등의 현실에 부닥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고 제일 많이 비판하는 직업이 바로 언론이기 때문이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너무도 많이 난립한 언론사를 구조조정 해서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국민들의 정신건강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사는 기본적으로 싸움을 붙이는 게 기본 생리이기 때문이다. 갈등과 반목을 줄여야 사회가 성장하는 데 되레 언론이 갈등을 부추기고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없는 내용을 확대 재생산해서 대중들의 공분을 사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