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았기 때문인지 관객수 1,000만이란 대업도 달성했다.
사실 언론계에도 이들 처럼 기생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요새는 많이 쓰지 않는 용어지만 언론계에선 이들을 '구악'이라고 부른다. 전문성과 지대추구(RENT SEEKING) 사이를 교묘하게 줄타기 하면서 자신만의 요새를 높이 쌓아 올리는 사람들이다.
가끔 언론 바닥에 있다 보면 A 산업섹터를 맡는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발령을 내면 사표를 쓰고 다른 언론사의 A 산업섹터 부서로 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옮긴 그 회사에도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면 계속 그 회사로 옮기기도 한다. 특정 섹터만 계속해서 쫓아 가는 것이다.
또 소위 전문성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하면서 같은 회사 내에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자신만이 그 섹터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결국 그 섹터를 경험하고 싶은
다른 사람들이 그 업역에 진입을 하지 못하도록 바리케이트를 친다. 계속 그 섹터에 빨대를 꽂고 있는 것이다. 이 섹터가 내 인생의 동아줄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
물론 어떤 선택을 하던지 그 사람의 인생이다. 기자가 전문성을 키워야 하는 것도 맞다. 대중들이 기자보다 훨씬 똑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도 많이 읽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워야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전문성을 추구하겠다는 명목으로 다른 회사 구성원에게 피해를 준다거나 지대추구 행위를 하는 것은 옮지 못하다고 본다.
또 소위 전문성으로 포장해 그 업계에 오래 출입하면서 취재원들과의 이해관계가 유착될 가능성도 있다. 오래 출입하면 할 수록 협찬이나 광고 등의 영업에 나설 때 분명 유리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비판과 견제라는 언론의 본래 가치를 추구하기 보다는 특정 업역의 나팔수 역할만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