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를 만나다
프로렌스 역에 도착했을 때는 마치 카프카를 만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구스타프 야누흐의 카프카와의 대화를 읽으면 카프카의 일상과 대화를 통해 그 시대의 프라하를 상상할 수 있었는데 특히 프로렌스 역은 머릿속에 남아 있던 장소였다. 그 역 앞에서 카프카가 낯선 아주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유독 그 부분이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어느 골목길, 어느 건물 앞이라면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사라져버릴 가능성이 있으나 선로를 변경하거나 기차가 더 이상 지나가지 않아 없어지기 전까진 늘 그 자리 그대로 남아있을 프로렌스 역은 언제라도 가서 카프카를 느낄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나보다 -쉽게 노선을 바꾸거나 항로를 변경할 수 있는 다른 교통수단보다 늘 같은 시간, 같은 곳을 지나는 기찻길, 기차역이 특별해 보이는 건 나뿐일지도-프라하의 기차역에 서서 잠시 생각을 했다. 그 시절 카프카가 매일같이 지나쳤을 이 자리. 나와 같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친구를 만나고 일상을 보냈을 카프카를 생각하니,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순간이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어디선가 카프카의 얼굴을 마주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프라하 구시가지는 그야말로 환상의 나라였다. 시계탑 광장에는 젊은 청년들부터 백발의 노인들까지 그들의 꿈과 행복을 들려주거나 혹은 보여주고 있었다. 광장에는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로만 가득 찼고. 특히 아이들에겐 동화와 환상 속의 나라였다. 한이가 "저 성에 공주님이 살고 있어? 한이는 왕자님이야?" 하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얼마나 우리를 벅차게 했는지. 해맑게 웃는 저 모습, 신나게 뛰어 나니는 발걸음이 이 아이의 기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나 팬터마임이나 비눗방울 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예술인보다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나의 심금을 울렸고, 이상하게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가슴이 벅차고 슬프고 기쁘고 모든게 뒤섞인 복잡한 감정에 마음이 아렸다. 프라하의 모든 예술가들에게 경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