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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파르크 Oct 11. 2017

칭기즈칸, 가장 탁월했던 정복가(상)

나를 극복하자, 나는 칭기즈칸이 되었다


 어린 시절 세계지도를 보며, 여러 나라들의 크기를 비교해본 적이 있나요? 중국의 크기가 우리나라 크기보다 몇 배나 되는지, 미국과 캐나다 중 어디가 큰지 골똘히 고민해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그러다, 러시아를 보면 입이 떡 벌어집니다. 눈으로 어림잡아 볼 필요도 없이, 압도적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 눈을 인류 역사로 돌려볼까요? 어떤 나라의 영토가 가장 넓었을까요? 왕보다 한 단계 위에 있던 황제가 다스리는 제국의 땅이 크겠죠? 로마제국, 페스리아제국, 이슬람제국 등등이 떠오를겁니다.


 인류 역사에에는 명멸했던 제국들이 수많았습니다. 땅도 무척 넓었죠. 하지만, 지금의 러시아가 미국, 중국, 브라질 등의 영토를 압도하듯, 다른 제국의 영토를 압도하던 제국이 있습니다.


 바로 13세기 칭기즈칸의 몽골제국입니다. 칭기즈칸은 유럽과 아시아의 대부분을 차지한, 유일무이한 정복자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선 지난 천 년간 가장 위대한 인물로 칭기즈칸을 뽑기도 했습니다. 칭기즈칸은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여행하기도 버거운 그 넓은 영토를 어떻게 정복했을까요?



          

[나 자신을 극복하자 나는 칭기즈칸이 됐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고향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내가 살던 땅에서는 시든 나무마다 비린내만 났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탓하지 말라. 내가 세계를 정복하는 데 동원한 몽골 병사는 적들의 100분의1, 200분의1에 불과했다. 나는 배운 게 없어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지만, 남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였다. 그런 내 귀는 나를 현명하게 가르쳤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자신의 안에 있다. 나 자신을 극복하자 나는 칭기즈칸이 됐다"



 칭기즈칸의 유명한 명언입니다. 유년시절 아버지도 없이 가난에 시달렸고, 작은 나라에서 적은 병력을 가진 열악한 조건이었지만 세계를 정복했다고 말합니다. 상황만 탓하며 포기하고 싶고,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려는 나약한 마음을 이겨내니, 위대한 정복자가 되었다고 덧붙입니다.


 과연, 칭기즈칸의 삶은, 보통 사람이라면 쉽게 포기했을 고난과 시련으로 가득했습니다.  

   

 몽골족은 일개 부족이름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니었지요. 다른 유목부족이 그렇듯 만리장성 이북의 초원 여기저기에 흩어져 살았습니다. 9세기 경 유목민들이 대규모로 이동합니다. 몽골족은 중국 동북지방을 가르는 싱안링산맥(흥안령산맥) 남쪽에서 북쪽 초원지대로 옮겨 갔습니다. 이곳은 초지가 잘 발달한 곳이었습니다. 말과 소를 기르기 좋았죠. 덕분에 몽골족은 가축 수도 늘리고, 인구도 많아지는 등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 때문이었죠. 요나라는 다른 유목부족을 극도로 경계했습니다. 자신들처럼 힘이 강해져 자신들을 정복할까봐 그래서 요나라처럼 그럴듯한 나라를 세울까 걱정했습니다. 유목부족들을 서로 이간질해 싸우게 합니다. 몽골족은 이런 이간계에 휩쓸려 몸집을 키우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여진족이 거란족의 요나라를 멸망시키고 새롭게 떠오릅니다. 그리고 금나라를 건국합니다. 이들은 남쪽 중원 정복에 정신이 팔려 송나라와 싸우는데 집중합니다. 유목부족들이 숨통이 좀 틔인 것이죠. 이런 상황에, 1162년 칭기즈칸이 태어납니다.


 칭기즈칸의 아버지는 예수게이였습니다. 미래 부족장 감으로 촉망받는 사람이었습니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 법, 그는 옆 부족에게 독살 당합니다. 아들 칭기즈칸이 겨우 9살이었습니다. 잔혹한 유목 사회에서 그는 아버지 없이 가난과 천대 속에서 성장해야했습니다. 


 상황 탓인지 본디 천성이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칭기즈칸은 무척 강인하고도 잔혹했습니다. 지금의 관점에선 무척 잔혹한 일화가 있습니다.


 어린 칭기즈칸이 낚시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힘들게 물고기 몇 마리를 낚았는데, 이복형제들이 지나가다 이를 보고 물고기를 모두 빼앗아갔습니다. 칭기즈칸은 그 길로 집으로 달려가 활을 가지고 옵니다. 화살을 날려 이복형제들을 죽이고, 물고기를 되찾아옵니다. 


 가혹한 유목세계에선, 더욱 가혹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팟캐스트 방송으로도 <역사를 걷는 밤>을 즐겨보세요:)

  http://www.podbbang.com/ch/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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