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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파르크 Oct 20. 2017

강희제, 천년에 한 번 나올 황제(상)

 중국의 마지막 왕조,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 만주족은 청나라를 세워 중국대륙을 300여 년이나 안정적으로 다스립니다. 흉노족, 거란족, 여진족, 몽골족 등 수많은 유목민족이 중국을 점령하고 왕조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모두 단명합니다.     


 하지만 청나라는 달랐습니다. 오히려 한족보다도 중국을 더 잘 통치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역대 중국 왕조 가운데 가장 넓은 영토를 직접 통치하고, 인구도 엄청나게 늘어 억을 넘었습니다. 나라 곳간은 차고 넘쳤습니다. 한족들 모두 만주족 황제의 태평성세를 칭송했습니다. 이런 태평성세의 첫 문을 활짝 열었던 꼬마 황제가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그 꼬마황제를 천고일제(千古一帝)라고 부릅니다. 천 년에 한 번 나오는 대단한 황제라는 것이죠.     


 그 꼬마황제는 8살에 청나라의 네 번째 황제가 됩니다. 14살부터는 직접 나라를 다스리죠. 무려 60여 년이나 청나라 제위에 있으며 정복사업, 문화사업 등 대단한 일을 해냅니다.     


 지금 만나볼 황제는 바로 ‘강희제’입니다.             



  

[만주족, 명나라를 무너뜨리고 중원을 차지하다]

 17세기 들어 명나라에 망조의 구름이 짙어졌습니다. 장거정이 온갖 개혁으로 병든 명나라에 응급처치를 하지만, 그가 죽고 모두 허사로 돌아갑니다. 특히 환관들이 득세해 자기들 마음대로 국정을 농단합니다. 더구나 임진왜란 때 조선에 원군을 보내 막대한 돈을 쓰게 됩니다. 나라 곳간이 텅 비고 맙니다. 명나라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위기에 빠집니다.     


 이때 만리장성 너머 동북쪽에 수상한 움직임이 생깁니다. 과거 금나라를 세웠다 멸망한 후에 원나라, 명나라 시기 조용히 잠자코 있던 여진족이 들썩들썩한 것입니다.


 여진족을 명나라에 와선 만주족이라 불렀습니다. 이 만주족에 누르하치란 걸출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칭기즈칸이 몽골족을 통합했던 것처럼 누르하치는 여러 부족으로 흩어져있던 만주족을 하나의 세력으로 통일합니다. 그리곤 1616년에 나중에 생긴 금나라라는 뜻의 후금(後金)을 건국합니다.


 만주족을 통합한 그의 강력한 군사력의 비밀은 바로 만주팔기병이란 군사조직이었습니다. 8개의 각 기 아래엔 5개의 잘란, 잘란 아래는 5개 니루, 니루는 300명의 군사가 소속되어있었습니다. 제멋대로 살던 유목민들은 군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조직화된 것이죠.


 그리곤 누르하치는 몽골문자를 본떠 만주문자를 만들기도 합니다. 칭기즈칸과 아주 비슷하죠.    



 누르하치는 후금을 건국하고, 군사력에도 자신이 생기자 명나라 정복에 나섭니다. 그 명분으론 칠대한(七大恨)을 내세워 선전포고합니다. 명나라에게 일곱 가지의 큰 한이 있다는 것인데요. 그 주요내용은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죽인 점, 만주족을 박해한 점 등입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후금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후금은 국호를 대청(大淸)으로 고치고 더 적극적으로 대외정복에 나섭니다. 옆에 있던 유목민족 몽골을 복속합니다. 명나라를 본격적으로 쳐들어가기 전에 후방에 있던 조선을 먼저 처리합니다. 혹시나 명을 공격하는데, 명의 우방국이었던 조선이 청의 후방을 칠 수도 있으니까요. 정묘호란, 병자호란 두 차례 조선을 공격해 승리합니다. 명나라는 국제적으로 고립됩니다. 청은 이제 방해꾼 없이 조용히 명을 끝장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허무하게도 명나라는 안에서부터 무너지고 맙니다. 반란군 이자성이 북경을 점령해버린 것입니다. 국경에서 청과 싸우던 명나라 장군 오삼계는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자신이 지키던 명나라가 사라져버렸으니까요. 오삼계는 청나라에 항복하고, 함께 북경으로 진격해 반란군을 제압합니다.     


 중원의 심장부가 만주족에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한족들이 이민족인 청나라의 지배를 달가워할 리가 없었습니다. 각 지방에서 한족들이 들고 일어납니다. 지방의 지주들은 돈을 풀어 직접 군대를 조직해 반청운동을 합니다.      


 청나라는 수많은 반란을 일일이 응징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청나라에 항복한 오삼계 같은 명나라 장군들을 이용합니다. 이 한족 장군들을 지방 곳곳에 왕으로 임명해 다스리게 했습니다. 고귀한 한족 왕을 보내자 반란군은 잠잠해지긴 했지만, 이 한족 왕들은 언제든 반기를 들 수 있는 위험한 존재였습니다. 아직 청나라가 한족 왕들의 도움으로 불완전하게 중국을 지배한 때, 강희제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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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podbbang.com/ch/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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