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께리아 시장은 스페인 3대 시장 중 하나로 채소, 과일, 고기, 과자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하다.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시장이며 현지인들은 산 죠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성진 어느 도시에 가면, 꼭 시장을 가보라고 들었어. 도시의 생생한 민낯과 활력을 체험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이담 바르셀로나에선 시장하면 보께리아 시장이 제일이야. 하루 방문객 수가 30만 명이 넘고, 900여 개의 점포가 있지. ‘바르셀로나의 부엌’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온갖 과일, 채소, 고기 등등 없는 식재료가 없어.
성진 이렇게 크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보께리아 시장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해.
이담 그 기원이 확실하진 않지만 12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바르셀로나 옛 성에는 문이 몇 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프라 데 보께리아’였어. 이곳은 람블라스 거리 지척에 있어 유동인구가 많았지. 주변의 농부들이 남은 채소와 과일을 이곳에 가져다 팔면서 점차 시장으로 커진 것으로 보여. 그러다 18세기엔 근처에 있던 산 죠셉 수도원 자리에 대대적으로 정식 시장이 건설돼. 그래서 현지인들은 이곳을 산 죠셉이라고 부르기도 해.
성진 20세기 초엔 현대화 사업을 진행해 지금처럼 깔끔하고, 편리한 시장이 되었다고 들었어. 대형마트 안 부럽게 바르셀로나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관광객도 엄청나도 말이야. 우리나라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꼭 참고하고 연구하는 곳이 바로 이 보께리아 시장이래.
이담 역사도 역사지만, 볼거리 먹거리도 풍부해. 지중해성 기후에서 자란 색색깔의 과일들은 물론 스페인 하면 제일 유명한 음식, 하몽이 이곳저곳에 걸려있어.
성진 여러 과일을 손질해서 컵에 담아 파는 것을 관광객들 모두가 하나씩 들고 있더군. 가격도 1~2유로밖에 안 한다고. 스페인은 우리나라보다 과일이 훨씬 저렴한 것 같아. 하몽은 우리나라의 김치처럼 스페인 사람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며.
이담 하몽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1~2년간 숙성시킨 음식이야. 보께리아 시장뿐만 아니라 어딜 가든 커다란 돼지다리를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것을 볼 수 있어. 하몽 중에는 도토리를 먹여서 키운 흑돼지다리를 제일로 친다고 해. 우리 입맛에 맞기 쉽지 않다고 해. 그래도 보께리아에 하몽 몇 조각을 조금씩 파는 곳들이 있어서 다양한 하몽을 체험해 볼 수 있어.
성진 보께리아 시장에서 타파스도 꼭 먹어보라고 들었어. 타파스와 음료를 함께 파는 바가 여럿 있다며.
이담 타파스는 스페인어로 덮개라는 뜻의 ‘타파(Tapa)’에서 유래한 말이야. 음료가 담긴 잔을 얇은 햄이나 과자 같은 것으로 덮은 것에서 시작됐다고 해. 음료에 날파리가 못 들어가게 하려고 그랬다고 전해져. 지금은 한 입 거리 간식을 가리키는 말이 됐어. 음료를 마실 때 입이 심심하니까 이 타파스를 곁들이는 거지.
성진 보께리아 시장에 갈 땐 배를 비워두고 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