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의 차이점 같은 거. 우리 사이에서 부드럽게 맞물리지 않는 거. 그런 게 존재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게 발견될 때마다 일일이 호들갑 떨지 않았어. 나 혼자 조용히 봐 넘겼고. 특별히 문제 되는 게 아니라면, 조금 의아하다 싶은 건 그냥 의아한 걸로 둔 거야. 문제 삼지 않고. 그리고 그게 싫지는 않았다고….
가끔은, 내가 당신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 근데 그런 순간에도 당신이 싫지는 않았어. 당신을 이해해야만 넘어갈 수 있는 순간도 싫지는 않았어. 내가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순간에도, 당신이 싫지는 않았어. 이해할 수 없다고 다 싫어할 거 같으면, 내가 누굴 만나. 아무도 못 만나지.
그리고 내가 못 본 척한 걸 없는 셈친 건 아니야. 그런 게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사람들 다 다른데, 사람들 사이에 차이점이 없을 리도 없는 거고. 우리 사이에 있는 것들 중에 그 어떤 것도 난 부정하고 싶지 않아. 부정한다고 해서 사실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겠고….
난 그냥 둬도 되는 걸 그냥 뒀을 뿐이야. 그리고 그것들 중 대부분이 그냥 둬야 하는 거겠지. 건드려서 뭘 할 거야? 고쳐지지 않는 건데. 그것들이 우리라는 각자의 사람을 이루고 있는 핵심인데…. 우리가 나누는 모든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진 않아. 그게 사실이야. 근데 우리 사이의 어떤 것이 나를 특별히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야. 지금까지는 그래.
내 세상의 것들하고 너무 달라서, 당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당신한테 있어. 그것들, 내가 보기 싫어서 안 보는 게 아니야. 집착해서 계속 볼 필요가 없으니까 여러 번 안 볼 뿐이야. 당신이 정확히 뭘 물은 건지, 그러면서 기대한 대답이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 대답은 이래.
이 글은 이야기집 《누군가는 당신을 기다려요》에 수록되어 있는 단편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