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 살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이로운 Sep 19. 2022

착해 보이는데 나르시시스트라고?

외현적 자기애와 내현적 자기애

나르시시스트 부모에 관한 사연을 접할 때 내가 간혹 듣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엄마(또는 아빠)가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아닌 거 같거든요. 그건 아니에요. 엄마(또는 아빠)가 저한테 막 대놓고 뭘 하진 않으니까. 주변 사람들하고 되게 잘 지내기도 하고요. 좋은 사람처럼 보여요. 근데 엄마(또는 아빠)하고 같이 있으면 이상하게 외롭고 상처 입고 나중에는 숨 막혀요.”


모든 나르시시스트가 교만한 태도를 보이며 타인에게 무언가를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건 아니다. 자기애에는 외현적 자기애와 내현적 자기애가 있는데 이전 챕터에서 다루어진 나르시시스트 특성들은 외현적 자기애를 가진 이들의 전형적인 행태를 가리킨다.


외현外現은 겉으로 나타나 보이는 것을 의미하고 내현內現은 안으로 나타나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외현적 자기애는 자기애의 특성이 겉으로 분명히 드러나 보이는데 내현적 자기애는 언뜻 보기에 자기애 같아 보이지 않는다. 


내현적 자기애를 가진 사람 또한 본인에 대한 과도한 수준의 중요성을 느끼고 모든 일에서 본인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들은 타인으로부터 비난이나 상처를 받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본인의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내현적 자기애를 가진 사람은 친절하고 겸손해 보이거나 소심해 보이며 줏대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내현적 자기애를 가진 사람이 대인관계 장면에서 본인의 적의를 누군가에게 직접 드러내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그들이 타인을 경멸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들도 외현적 자기애를 가진 사람처럼 대다수의 타인을 멸시한다. 본심을 들키지 않을 뿐이다. 내현적 자기애를 가진 사람은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그에 대한 험담을 즐기며 그를 모함하거나 따돌릴 궁리를 하기도 한다. 그들은 타인을 수동적인 방식으로 공격한다. 



본문은 《부모라는 감옥 ― 자녀를 학대하는 나르시시스트 부모에 관하여》에 수록된 글입니다.


도서 정보(클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