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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hwan Aug 18. 2017

미국 출생 신고, 증명서 및 여권 발급

미국인의 미국인을 위한 서류처리는 생각보다 빠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시작된 육아와 별개로 공식적으로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가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의 경우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한국 국적인 동시에 미국 국적을 갖게 되는데, 그 자격이 되는 것이지 자동으로 취득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관공서의 서류 처리 속도가 더딘 미국에서 아기가 태어났을 때,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가정의 평화가 찾아올 거라는 생각에 가장 기본적인 몇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출생 신고와 SSN 발급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한국에서의 출생신고는 '태어난 지 1개월 이내에 거주지 근처의 주민센터에서 한다'라고 되어있었습니다.  아마도 아기가 태어난 후에 산후조리도 마치고 나서 부모가 한숨 돌리고 나면 신고할 수 있게끔 신고하는 데에 1개월의 여유를 주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아기가 태어나고 출생 신고하기 전에 이름을 짓는 친구들도 주변에서 가끔 본 적이 있었습니다.  부모에게 1개월이라는 시간은 그런 면에서 꽤나 유용한 시간임에 틀림없는 듯합니다.  


여기서는(캘리포니아) 일단 아기가 병원에서 태어나면 의료진 이외에 Social Worker들이 병실에 몇 차례 방문하면서 부모와 아이의 이름을 포함한 여러 가지 개인 정보를 물어보고 적어갑니다.  아이의 SSN(Social Security Number, 한국으로 치면 주민등록증과 비슷)는 병원에서 자동으로 신청이 되었고, 아이의 출생증명서도 병원에서 정보를 해당 관청에 넘겼으니 부모가 원하면 3주 후에 가서 신청하면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출생신고가 출산 직후 병원에서 바로 진행된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의 이름은 미리 지어두어야 합니다.


향후 18년동안은 사용할 일이 없는데도 신속하게 도착해있는 SSN. 


집에 와서 1주일 정도 지나자 아이의 SSN이 우편으로 도착해있었습니다.  제가 3년 전에 뉴욕에서 SSN 신청했을 때는 약 한 달 넘게 걸리는 탓에 그 사이에 일을 못하고 하염없이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SSN이 없으면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가 없음).  그런데 왠일로-그것도 아직 SSN이 필요 없는 아기한테- 서류처리가 빠르다 싶어서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아이는 미국인이라서 그런가...'라는 생각에 미치자 뭔가 웃픈 기분이 들었습니다.



출생증명서 발급


병원에서 공지해준 대로 3주의 시간이 흐른 뒤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해당 관공서 (Santa Clara County Clerk Recorder)에 갔습니다.  DMV를 비롯한, 워낙 미국의 관공서 서류 처리가 귀신같이 느리기 때문에 출생증명서 발급하는 것도 최소한 2-3시간을 걸릴 거라 생각하고 아예 읽을 책도 한 권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여태껏 미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전산화 서비스를 통해서 불과 15분 만에  출생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흡사 강남 면허시험장에서 15분 만에 국제 운전 면허증을 발급받았던 쾌감을 맛본 듯했습니다.


처리 업무 안내표지판.  No more paper works!!



아빠는 고향이 서울인데, 너는 고향이 산타클라라...


관공서 내에 비치되어 있는 컴퓨터를 통해 몇 가지 요구되는 정보를 입력하고 나면, 나중에 창구로 가서 돈을 내고 발급받으면 됩니다.  출생 신고서는 장당 $28이고 신용카드는 Service Charge가 붙으므로 현금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내 아이의 경우에는 미국 여권 신청, 한국 출생 신고, 한국 여권 신청 등등 왠지 출생신고서를 사용할 곳이 많을 것 같아서 3장을 발급받았습니다.



미국 여권 신청 및 발급


출생 신고도 마쳤으니 이젠 미국 여권을 만들어주려 합니다.  미국 여권 신청 절차와 준비해야 할 서류들에 대해서는 이 곳에 상세하게 잘 나와있습니다.  일단 여권용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움직임이 많은 신생아라서 카메라 렌즈를 쳐다보고 증명사진처럼 찍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 여권 만들 때 신생아 사진을 규정이 성인의 그것보다 조금 관용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저도 집에서 하얀 배경을 두고 사진을 찍어서 포토샵으로 편집하고 집 근처에 있는 CVS에서 사진 품질로 4x6 사이즈로 한 장 출력했는데, $1도 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구청에서 여권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우체국(USPS)에서 여권 신청을 받고 진행해줍니다.  모든 우체국에서 해주는 것은 아니고 여권 신청을 받는 우체국은 몇몇 따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가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인 급한 사정이 있어서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US Districk Court Clerk를 방문해서 여권을 신청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권을 신청하면 5-6주 정도가 걸리고 돈을 조금 더 내면 2-3주 정도 걸리지만, 정말 급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관련한 증빙서류를 지참하면 48-72시간 내로 여권을 만들어줍니다.  금액은 급행 우편요금까지 전부 해서 약 $180 정도 카드로 지불했던 것 같습니다.  


SF에 있는 US District Court Clerk. 흡사 서초구청 같다.


신청 3일만에 우편으로 여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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