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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생활하기
by 히로 Sep 26. 2017

미국 생활에 대해서 미리 알려주지 않는 것들 (1)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었더라면...

3년 전- 처음 뉴욕에 갔을 때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공부 이외에는 신경 쓸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에 실리콘밸리로 넘어와서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고 살 곳을 구하며 이리저리 생활의 틀을 마련하다 보니, 한국에 있을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어려움이라던가, 누군가 미리 말해주었다면 좋았었을 텐데 하는 일들이 많이 생기더라.  여러 가지 시행착오들을 겪으면서 아직도 미국 생활에 적응 중이지만 이제는 조금 익숙해져 간다.  이번 '미국 생활에 대해서 아무도 미리 알려주지 않는 것들' 시리즈에서는 앞으로 미국 생활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 - 특히 실리콘 밸리 부근으로 오실 분들 -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려주고, 정착하는데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궁금한데 가장 물어보기 어려운- 돈, 연봉


솔직하게 까놓고 시작하자.  한국을 떠나서 미국 생활을 생각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가 바로 '한국보다 높다고 들었던' 연봉일 것이다.  특히나 요즘 들어 인터넷이나 TV를 통해서 실리콘밸리 및 해외에 정착해서 생활하는 한국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긴 쉬워졌지만 어디에도 연봉 이야기는 잘 다루지 않는다.  


과연 한국에 있을 때보다 경제적으로도 나아지긴 하는 걸까?



나도 한국에 있을 때 그 점이 궁금하긴 했다.  아무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대기업에 다니면서 월급 받는 생활을 하루아침에 끊고 미국에 오기 전에 스스로 생각했던 것은 '한국보다 적은 월급을 받더라도 새로운 삶에 만족하자' 라는 마음으로 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보다 많이 벌긴 하는데, 정작 남는건 별로 없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제공하는 연봉(Total Compensation)은 기본급(Base Salary)과 보너스(Bonus)가 있다.  회사에 따라 주식을 주기도 하고, 입사 때에만 1회 제공하는 사이닝(Signing) 보너스, 다른 주(state)나 다른 나라에서 이사오게 될 경우에 제공되는 초기 정착비용(Relocation Fee) 등이 있는데, 여기서는 가장 일반적인 기본급과 보너스만 다루기로 한다.  기본급은 보통 한 달에 두 번씩 (매달 15일과 30일, 혹은 1일과 15일) 나오며 1년에 24회 나온다.  한국처럼 별도의 명절 보너스는 없다.  보너스는 일 년에 한 번 나오는데, 오퍼 레터(Offer Letter)에 명시된 액수를 연말이나 연초에 한 번 받게 된다.  연봉은 한국처럼 본인의 은행계좌로 입금시킬 수도 있고, 원한다면 우편을 통해 check의 형태로 받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어떤 회사가 얼마의 연봉을 받는지 공식적으로는 잘 모르는 반면에 여기서는 Glassdoor에 가보면 익명으로 본인이 받는 연봉을 공개해서 다른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업무 내용과 직급에 따라 얼마를 받는지 모두가 알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은 '공채'라는 제도가 있어서 함께 입사한 신입사원의 경우 같은 연봉을 받게 되지만, 여기서는 같은 직급이라도 능력에 따라 혹은 리쿠르터와의 협상(Negotiation)에 따라 연봉이 달라진다.  회사에 입사할 때에는 Glassdoor에 나와있는 연봉을 기준으로 본인의 연봉 가이드라인이 정해진다고 보면 된다.  이는 회사의 입장에서도 참고 사항이 된다.  요즘은 Glassdoor에서 'Know your market worth'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학력, 경력 및 본인의 업무스킬을 입력하면 시장에서 형성된 본인의 몸값을 대충 알려준다.


단순히 'UX 디자이너'로 검색한 평균 연봉값.  여러 검색 기준으로 본인의 연봉 기준을 찾을 수 있다.




미국은 세금을 많이 뗀다고 하던데, 실제로는?


연봉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세금이다.  한국에서 월급을 받을 때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갑근세, 주민세 등을 떼어가는데, 공제의 비율이 (연봉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다녔던 S전자 연봉의 기준으로) 15~17%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연봉이 6500만원이라 하면, 한 달에 받는 월급이 세전 540만원정도 되고, 세금 공제 이후 받는 실 수령액은 약 460만원정도 된다. 


한국 - 연봉 실수령액 계산표 (2017년)



미국에서도 기본적으로 한국처럼 연봉의 액수에 따라서 세금의 비율도 달라지는데, 한국이랑 다른 점이 있다면, 연방 세금(Federal Tax)과 주 세금(State Tax)이 있다는 것, 세금을 공제할 때에도 가족 구성원에 따라서 비율이 정해진다는 점, 그리고 그 비율이 한국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기준으로 연봉이 $100,000(약 1억 2천만원)이면 한 달에 약 $8,300 정도가 세전 월급이다.  하지만 싱글로 거주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연방 세금으로 약 28%, 주 세금으로 약 9.3%, 대략 38~39% 정도를 세금으로 떼어가니 실 수령액은 $5,000~5,100 정도 된다.  그리고 같은 연봉이지만 결혼한 커플일 경우 연방 세금은 25%이고, 주 세금은 8% 정도이므로 총 약 33% 정도를 세금으로 내게 되니, 실 수령액은 월 $5,560 정도로 싱글인 사람보다 수령액이 조금 많아진다.  연봉에 따른 연방 세금의 자세한 구간을 알고 싶으면 여기, 캘리포니아 주 세금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으면 여기서 확인이 가능하다.




'월급'은 '월세로 나가는 급여'의 줄임말이다


연봉 10만불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더라도 월 $5,100(약 6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위에 썼는데, 아마도 '그래도 여전히 한국보다 꽤 많이 버는데?' 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지출다운 지출은 지금부터- 바로 매달 내야 하는 월세가 있다.  실리콘밸리 기준으로 2인 가족이 살 수 있는 그저 그런 보통 수준의 1Bed room 아파트는 $2,300~2,900 정도, 3인 가족이 살 수 있는 2Bed room 아파트는 $2,800~3,800 정도를 줘야 한다.  그러니까 월급의 최소 절반 정도는 월세로 나가게 되는 셈이니 결국 $5,100을 월급으로 받아도 손에 남는 것은 $2,500 미만일 확률이 높다.


많이 사용되는 apartments.com 에서의 매물 검색 화면.


그래서 실리콘 밸리에는 연봉과 월세에 관한 룰(Rule) 같은 것이 있는데, 바로 2주일치 주급이 최소한 월세의 금액 정도는 되어야 기본적으로 먹고 살만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위에 적었던 연봉 10만불을 받는 결혼한 가정의 경우 세후 월급이 약 $5,500 정도 되니 2주일치 주급이 $2,750 정도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람은 최대 월세가 $2,700 정도 되는 곳에서 살아야 경제적으로 그나마 안정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아직 월세 말고도 돈 들어갈 곳이 더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비싼 - 전기, 물, 인터넷


월세를 납부하고 나면 각종 공과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그 금액이 또 만만치 않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기세, 수도세, 인터넷 요금 등을 납부해야 한다.  먼저 전기세부터 보면, 당연히 본인이 얼만큼 전기를 사용하느냐가 전기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북부 캘리포니아의 경우, 1998년부터 전기 공급자가 민영화되면서 부터 PG&E(Pacific Gas & Electricity)가 전기와 가스를 공급한다.  PG&E 웹페이지에 가서 아이디를 만들고 나서 본인이 거주하는 집주소를 등록하고 2-3일 정도 있으면,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집의 전기 및 가스 사용량에 대해서 manage 할 수가 있게 된다.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주방에 가스 대신에 전기를 사용하므로 가스요금을 납부 안 하는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공동생활을 하는 곳이므로 화재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자는 목적인 것 같다.  


전기세는 기본적으로 사용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본인의 사용 패턴에 따라 어떤 요금제를 사용할지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사용 시간에 관계없이 요금이 일정한 상품이 있고, 특정 시간대에만 저렴한 요금제(당연히 특정 시간에는 비싼)도 있다.  에어컨과 히터를 많이 사용하는 한 여름과 한 겨울이 아무래도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경험상 한 달에 평균적으로 적게 나올 때는 $30~50, 많이 나올 때는 $80~100 정도 나오는 듯하다.


수도세도 전기세와 비슷하다.  calwater.com 웹페이지에 가서 아이디와 집 주소를 등록시키면 된다.  한 달에 평균적으로 $20~40 정도 나왔던 것 같다.


인터넷은 서비스 제공 업체가 몇 군데 있긴 하지만 금액은 대충 비슷하다.  품질이 조금 더 좋은 서비스를 사용하면 요금을 조금 더 내야 하는 건 한국이나 여기나 마찬가지이다.  실리콘밸리 지역에서는 xfinity(by Comcast)와 AT&T를 주로 사용하는데, 내 주변에서는 그중에서 xfinity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인터넷 요금은 케이블 TV와 묶어서 파는 패키지 상품이 많고, 인터넷 단독 상품도 있다.  나는 어차피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아내도 한국 TV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서 많이 보는 편이기 때문에 인터넷 단독 상품을 사용하기로 했다.  새로 가입을 하면 1년간 프로모션이 적용되고, 그나마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한 달에 $40 정도의 금액을 내야 한다.  


인터넷 속도, TV 채널 사용 여부 등등을 고려해서 원하는 상품을 선택한다. 이미지는 xfinity 의 선택상품.


초반 설치 시에 모뎀을 구입하거나 대여해야 하는데, 대여하게 되면 매달 요금이 약정기간 내내 부과되므로 Amazon을 통해서 모뎀은 하나 구입하는 편이 좋다.  인터넷 설치도 Self-Install (혼자 설치할 수 있는 tool-kit은 구매해야 하는데 $20 정도 했던 듯)을 하거나, 설치해 주는 기사분이 방문하는 서비스 (xfinity 기준 $50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  한국의 빠른 인터넷 속도를 생각하면 안 되고 적당히 쓸만한 속도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  VOD를 볼 때에 아주 가끔씩 화질 저하나 끊기는 현상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




401k


한국에서는 월급을 받을 때 국민 연금을 일정 부분 공제하게 되는데, 이곳에서도 비슷하다.  401k라고 하는 것은 '401k' 라는 법률에 의거해서 운영되는 연금 플랜이라 일반적으로 그냥 401k라고 불린다.  직장인이 가입할 수 있는 은퇴연금의 일종인데, 한국의 국민연금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일괄적인 비율로 월급에서 떼어가는 한국과는 다르게, 여기에서는 직장인이 각자 떼어가는 비율을 원하는 만큼 정할 수 있다.  본인 연봉의 0~25%까지 낼 수 있지만 1년에 최대로 불입할 수 있는 금액은 $18,000이다 (2015-2017 기준).  가령 본인의 연봉이 20만불이고, 25%를 401k로 납부하게 되면 $50,000가 되지만, max limit에 걸려서 $18,000까지밖에 못 낸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401k의 경우 매력적인 부분이 바로 회사에서 돈을 매칭(Matching)해준다는-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내가 만약에 한 달에 $500 씩 401k을 납부하고 회사의 정책이 'matching 50%' 라고 한다면, 내가 납부하는 $500의 50%인 $250을 회사가 나의 401k 계좌로 넣어주어서, 매달 총 $750씩 입금이 된다는 것이다.  회사마다 매칭 해주는 비율이 다르고 세부적인 부분까지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니, 기본적인 개념은 이렇다고 보면 된다.  


회사에서 근로자에게 공짜 돈을 넣어주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401k 기금 운영의 안정성을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 피고용인(근로자)을 안정적으로 고용하기 위해서이다.  회사에서는 매칭 해주는 금액을 아무런 조건 없이 피고용인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근무(보통 2년) 기간이 지나야 100% 온전히 피고용인의 돈이 되게 하는 것이다.  만약 그 기간 전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매칭 해준 금액에서 상당 부분 금액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는 회사마다 규정이 다르다.


회사에서는 401k를 관리하는 관리자(투자/증권/은행)를 선정하여 401k를 운영하는데, 여러 가지 포트폴리오의 목록을 가입자에게 제시하면 우리가 선택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포트폴리오는 꽤나 다양해서 주식, 채권 등등 본인의 목적과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 펀드를 고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의 401k 포트폴리오 구성.  각자 투자성향에 맞게 펀드 구성 및 투자비율을 다르게 할 수 있다.



401k로 모은 금액은 일반 은행계좌가 아니라 은퇴연금 계좌이기 때문에 60세가 되기 이전에 찾게 되면 이익금의 일정 부분 그리고 원금의 일정 부분 penalty 가 있게 된다.  그리고 도중에 한국에 돌아가더라도 나중에 60세가 되면 묵혀두었던 401k를 찾을 수도 있다. (그때의 법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자동차 보험, 렌터 보험


한국에서 10년 넘게 운전을 했었지만, 이곳에서는 초보 운전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초반의 보험료는 꽤 비싼 편이다.  한국이랑 비슷하게 보험 상담사를 통해서 보험을 가입할 수도 있고, 웹사이트를 통해서 가입할 수도 있다.  요즘에는 많은 서비스들이 웹사이트를 통해서 제공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GEICO라는 곳을 많이 사용하는데, 비용 대비 커버리지가 좋은 보험 상품을 제공한다.  내 경우를 예를 들면 올해 기준으로 월 $115 정도씩 납부하고 있다.  매 6개월마다 보험이 갱신되며, 그동안 사고 유무에 따라 보험료가 변동된다.


자동차 보험료 내역의 일부분.  한국의 자동차 보험과 기본적으로 내역은 같다고 보면된다.



렌터 보험(Renters Insurance)이라는 것은 월세 가입자가 살고 있는 집과 본인의 재산에 대해서 드는 보험이다.  천재지변 및 홍수, 화재 등으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도둑이 들어서 재산에 피해가 생겼을 때에도 일정 금액만큼 커버해 줄 수 있는 보험이다.  아파트에 살게 될 경우에는 아파트를 관리하는 대부분의 Leasing Office에서 계약할 때 렌터 보험을 가입하게 하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본을 제출하라고 한다.  금액이 얼마 되지 않아서 1년 치를 일시불로 납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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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천부적인 리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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