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s 아메리칸 드림 Jan 17. 2020

폭스뉴스 성장기를 다룬 미드 '라우디스트 보이스'


2019년 방영한 미국 드라마 '라우디스트 보이스'(The Loudest Voice)'는 '뉴스룸(Newsroom)'처럼 언론을 다룬 드라마이기도 하면서 하우스오브 카드(House Of Cards)같은 '미국 정치물'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로저 에일스를 연기한 러셀 크로우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미니시리즈 남우주연상을 타면서 더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주인공 로저 에일스(Roger Ailes)는 '미투' 당시 성추문 파문으로 폭스뉴스(FOXNEWS)에서 물러난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폭스뉴스의 CEO로서 시작부터 폭스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2016년 대선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까지 함께 한 인물입니다. 이 드라마는 에일스의 격렬했던 삶과 몰락·마지막 순간들을 함께 조명했습니다.


먼저, '빅쇼트(Big Short)' 제작진이 만들어 화제였던 영화 '바이스(VICE)'와 매우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데요. 무엇보다도 두 주인공(빅쇼트의 크리스찬 베일과 라우디스트보이스의 러셀 크로우)이 덩치가 있는 실제 인물(딕 체이니, 로저 에일스)을 오마주 해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냅니다. 기존에 그들이 보여줬던 캐릭터들과는 달리 탐욕스럽고 야망 있는 인물을 연기해내죠.

실제 로저 에일스(왼쪽)과 루퍼트 머독(오른쪽)의 모습.

드라마는 로저 에일스(극중 러셀 크로우)가 CNBC에서 사직을 권고받은 뒤 루퍼트 머독으로부터 폭스뉴스에 CEO로서 직을 수락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루퍼트 머독도 많이 등장하는데요 그는 호주 출신의 기업인으로 '시드니 신문사', 영국의 '더선', '타임스', 20세기 폭스, '폭스뉴스' 등을 소유하고, 소유했던 세계 최고의 언론 사업가입니다. 머독은 언론을 공익의 목적이 아니라 이익의 주체로만 바라봤다는 비판이 이는 논란적인 인물입니다.


당시 폭스뉴스는 케이블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어떻게 에일스가 시작부터 삐걱거렸던 폭스뉴스를 '가장 영향력 있는 케이블'로 만들었는지에 대해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에일스는 독단적이고 강압적인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도덕적으로 문제있는 일도 서슴치 않죠. 하지만 항상 날카롭고 대중적인 시각을 보여줍니다.


케이블에 런칭하기 전에 경영진들이 '전략회의'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다들 경쟁자인 CNBC, ABC뉴스 등과 비슷한 방식으로 구상을 합니다. 진보적이죠. 루퍼트 머독이 에일스에게 이 계획이 어떤 것이냐고 묻자 에일스는 '전혀 흥미롭지 않다'면서 그의 담대한 포부를 밝히게 되죠.

"진보적인 케이블 안에서 우리의 생존 방식은 '보수 매체'이다. 진보 매체를 세우게 된다면 그들과 경쟁해야 하지만, 보수 매체를 세우게 된다면 미국의 절반이라는 유권자가 우리 시청자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독보적인 매체가 될 것이다"
라우디스트 보이스의 한 장면. 특수분장을 한 러셀크로우의 모습.

결국 추진력있게 미국 케이블의 강자가 되어갑니다. 9.11 테러 당시에 자극적인 보도를 하면서 시청률을 이끌어내고, 조지 부시 정부와 함께 이라크-아프간 전쟁을 부추겼던 모습도 나옵니다. 또,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당시 오바마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트리면서 재선을 저지하면서 머독과 갈등을 겪는 장면도 나옵니다.


에일스는 공화당 후보인 닉슨 대통령, 조지 부시 대통령의 공보 담당 비서로 일하기도 하면서 상당히 정치적인 인물입니다. 극 중에서 그는 폭스뉴스 당시에는 오바마를 무너뜨리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트럼프의 등장에 큰 역할을 하는데요. 매번 트럼프를 아침마당 같은 쇼에 등장시켜 오바마를 비판하고, 혐오 증오발언을 거침없이 내보내곤 합니다.


이뿐 아니라 로저 에일스의 '성추행 파문'에 대해서도 밀도 있게 다룹니다. 여러 명의 여성에게 성추행을 하고 이를 덮기 위해 루퍼트 머독의 폭스뉴스는 기밀유지 계약을하고 에일스를 해고 해 버리고 맙니다.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연기와 묘사가 눈에 띄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지 않았을까요?


최근 이런류의 '극 사실주의' 드라마나 영화가 미국에서는 '트렌드'인 것 같네요. 한번 보시면 폭스뉴스와 미국의 언론 양극화에 대해서도 공부해볼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베네딕트 컴버베치의 단편 영국드라마 'Brexi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