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하면서 인테리어라고 할까, 집을 좀 꾸몄다. 인테리어라는 것이 돈이 좀 든다. 어떤 업체를 선택해서 어떤 취향으로 꾸미느냐에 따라 고무줄처럼 ‘화아악’ 늘어난다. 돈이 많아서 한 것은 아니고, 어차피 받는 대출 조금 더 받았다. 집은 같이 사는 친구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챙겼다. 나는 그나마 주방 쪽에 아주 살짝 참견했다. 주방은 싱크대 상판을 무엇으로 할지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했다. 싱크대 상판을 원목(실제로는 집성목)으로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원목으로 결정했다. 싱크대 사장님은 적지 않게 걱정을 해줬다. 코팅제에 3번인가를 담갔다 빼긴 할 텐데, 물이 닿을 수밖에 없는데 얼마나 버텨줄지 자신이 없다고 했다. 걱정이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살면서 이사를 여러 번 할 것 같지는 않아서 그냥 질렀다. 싱크대 상판을 선택하고 나서 인덕션 색상을 고를 때도 처음에 선택했던 회색에서 흰색으로 바꿨다. 이것도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해보겠냐는 같은 이유였다. 그런데 인덕션을 흰색으로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 되었다. 음식물이 튀면 너무 잘 보여서 바로바로 닦는 습관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원목 상판은 어떨까? 싱크대를 별로 사용하지 않아 나무 상할 걱정이 별로 들지 않는다. 응?
#하루에_다섯_줄_쓰기 #voigrander #voigtländer #35mm #a7m3 #2020년_1월_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