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머니께서 핸드폰 와이파이가 안 된다며 봐달라고 하셨다. 설정은 맞는데 신호수신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알아보니 와이파이 수신기가 불량인데 액정과 일체형이라서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교체비용은 68만 원이다. 무상수리기간이 지난달로 끝났다. 보증기간 2년에 무상수리기간 1년 해서 합이 3년인데 한 달이 지난 거였다. 이런 젠장~
3년 전 3월, 코로나가 끝나갈 무렵,
파킨슨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는 화장장 예약이 밀려 5일장으로 치러드렸다.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동생들이랑 어머니의 핸드폰을 바꿔 드리기로 했다. 넓은 화면으로 편하게 보시라고 갤럭시 Z폴드 3을 선물해 드렸다.
그 후 중학교에 입학하신 어머니에게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큰 화면의 최신형 핸드폰은 일종의 자부심처럼 보였다. 학교에 가보니 그 핸드폰 쓰시는 분은 없다며 자식들이 최신폰을 사 드린 걸 은근히 자랑하시는 거 같았다.
그런 핸드폰이 고장 났다. 처음에 와이파이가 안 되더니 며칠 후에는 큰 액정화면이 안 나와서 작은 화면으로 보니 불편하다고 하신다. 사진 촬영도 안된다고 하신다.
"비싼 거라 조심해서 쓰고 떨어뜨린 적도 없는데 내가 뭘 잘못 만져서 그런가? 전화번호를 많이 저장해서 그런가?"
"엄마, 삼성 핸드폰은 원래 2~3년 쓰고 할부 끝나거나 무상수리기간 끝나면 고장 잘 나요. 제가 바꿔드릴게요, 지금 쓰시는 거처럼 큰 화면이 편하시죠?"
"그렇긴 한데 비싸게 샀는데 또 얼마 안 가서 고장 나면 보기는 좀 불편해도 접는 거 말고 그냥 핸드폰으로 하는 게 낫겠다."
"그럼 새 거 말고 리퍼제품으로 신형모델 하나 사드릴게요, AI기능도 돼요, 영어로 통화해도 자동으로 번역해 준데요, 가격도 반값인데 새 거처럼 깨끗하니까 편하게 쓰세요." 했더니 기다려보라면서 첫째 여동생에게 바로 전화하신다.
"엄마 핸드폰 고장 났어. 와이파이가 안 돼서 삼성에 갔는데 수리비가 68만 원이라네. 너무 비싸서 그냥 쓸려고 했는데 지금은 화면도 큰 거 안 나오네. 사진도 안되고. 너네 집에 남는 핸드폰 없나?"
"남는 핸드폰이 어딨어요, 그러면 새로 하나 사야겠네, 이번 어버이날에 선물해 드리면 되겠네요."
둘째 여동생에게도 전화해서 같은 말씀을 하신다. 동생들이 오빠랑 상의해 볼 테니까 엄마는 오빠가 하자는 대로 하시라고 한다. 그날 저녁, 나는 동생들이랑 상의해서 우리 남매들 곗돈 모아놓은 돈으로 사드리 기로하고 리씽크몰에서 갤럭시 Z폴드 5 AI를 주문했다.
동생들은 우리 남매가 의논해서 어머니께 사드린 것으로 알겠지만, 이 모든 것은 어머니의 큰 그림이었다. 난 어머니 덕분에 98만 원을 아꼈다.
나는 8년째 LG G7을 사용 중이다. 배터리 2번 교체한 거 외에는 잔고장 한 번 없이 잘 쓰고 있다. 지금 쓰는 이 글도 G7으로 쓰고 있다. 역시 가전은 LG~ 핸드폰 다시 만들어줘~ 그리고 LG전자 홍보팀, 일 좀 제대로 합시다, 제발~
#어버이날 #어머니 #핸드폰
#갤럭시 #G7 #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