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소설을 읽어야 할까
이야기와 흥미 이상의 소설,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
삶이 윤택해짐에 따라 정신적인 풍요로움이 더욱더 중요해 졌다. 대학을 졸업하는건 당연시 되었고, 이전과는 비교도 못할만큼 많은 사람들이 대학원에 진학하여 자신의 학문적 요구를 충족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간혹 몇몇 사람들이랑 이야기 하다보면 자신의 학문적 도그마에 지나치게 빠져서 학술적글이 아니면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한날은 지인이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학생을 보더니 나에게 말했다. "정말로 저런거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거 같다. 진짜 말만 책이지 저런 소설을 읽고 있다니 한심하다 한심해...". 당시에는 가만히 듣고 있었지만, 당시 그런말을 쉽게 하는 지인에게 실망을 많이했던 기억이 있다.
글의 종류에는 픽션과 논픽션 이있다. 흔히들 소설이라고 말하는 분야는 픽션이라는 범주에 포함된다. 픽션(Fiction), 허구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허구이기 때문에 우리는 소설을 괄시해야 할 명분이 생기는 걸까? 모든 지식은 분야를 막론하고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고리타분하고 원론적이 이유를 들지않더라도 소설을 읽어햐 하는 이유가 있다.
21세기 가장 존경받는 사람의 한명으로 추앙되는 전 애플의 CEO 스티브잡스.우리는 왜 스티브잡스에 그토록 열광했는가? 단순히 휴대폰은 잘 만들어서? 아니면 휴대폰은 예쁘게 만들어서? 그것도 아니면 대학중퇴라는 청년시절을 딛고 세계최정상의 경영자가 되어서? 다 맞다. 다 해당되는 사항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티브 잡스를 빛나게 했던건 그의 뛰어난 언변과 프리젠테이션 실력도 아니고, 혁신을 통한 경영자로서의 면모도 아니었다. 그를 빛나게 해줄 수 있었던 최고의 가치는 바로 '상상력'이었다. 상상력(Imagenation)을 통한 혁신(Innovation)이 지금의 애플을 만들었고 , 스티브잡스를 최고인물의 반열에 올려놓았던 것이다.
상상력은 창의적인 발상을 위한 필수요소다. 창의적인 인재를 원하지만, 무작정 '창의적이여야지..창의적이게 되어야지...'노력한다고 되는것이 아니다. 상상력을 토대로 이것저것 공상해볼 수 있고,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는 다른 상황에 스스로를 투영해볼 수 있었야 한다. 이런 과정이야 말로 창의성을 만들어 줄 수있는 길인 것이다.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여행도 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소설을 통한 사고의 확장을 훈련해 보는 것이다. 특히 세대를 걸쳐서 검증받은 명작들은 상상력에 더하여 진지한 성찰까지 해볼 수 있는 먹을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그 효과를 더더욱 크다. 꼭 명작이 아니더라도 훌륭한 소설을 통해서 인물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해보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가 소설속 화자가 되어 갈등에 직면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역할놀이를 한다면 현실에서 쉽사리 체험하지 못하는 좋은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요즘 흔히들 이야기하는 인터엑티브(Interactive)한 인재라는 것은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마구잡이로 섞는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T자형 인재나 융합형 인재를 위해서는 그런 억지스러운 교육이 아닌 다양한 상상력을 할 수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소설을 읽고 그 소설에 대한 담론을 통해 스스로의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훈련이야 말로 시대가 요구하고 , 미래를 이끌어갈 융합형 인재를 기를 수 있는 방편인 것이다.
음식을 두고 편식하는것이 나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식을 습득하고 스스로를 개발해 나가는데에도 편식은 분명 독이든 성배와도 같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지식인이라는 부류에서 괄시당하는 픽션의 분야가 가지는 장점을 우리는 알 필요가 있다. 모든 지식인들이 픽션을 괄시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분명히 스스로 지식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중 꽤 많은 사람들이 학문적이고 학술적인 분야가 아닌 다음에야 소설에 대한 박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사실이다. 인류진보의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큰 역할을 할 창조적인 사고는 소설과 같은 픽션의 영역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왜 소설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대답은 아닐지언정, 우리가 소설읽기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하는데에는 좋은 이유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