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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익 Oct 07. 2015

사람냄새 가득한 식당

심야식당을 채운 이야기들

술한잔 먹을곳이 없어서 우연히 찾아간 선술집이 행복한 취기를 선물해 줬다면?

그것도 아니면, 외로워서 그냥 돌아다니다가 들어간 곳에서 온정을 느꼈다면?

삶은 언제나 계획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운명은 우연히 찾아오고, 사랑은 우연히 실현된다.


심야식당은 뒷골목 우연히 찾아간 곳에서 뜻밖의 선물을 받은 느낌을 주었다.

풍족해도 외롭고, 사람이 많아도 떠나는 법이라 외롭다. 상처받아 외롭고, 버려야해서 외롭다. 이렇게 우리는 외로움을 껴안고 산다.

저마다 종류는 달라도 외로움은 우리 삶을 지배하는 하나의 큰 줄기다. 고민과 문제는 외로움에서 파생된다. 문제의 근원을 알았다면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

외로움을 극복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외로움을 극복하겠지만, 그 끝에는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결국 사랑으로 외로움을 치유하고 우리는 정신적 평온을 얻을 수 있다.

사랑의 대상이 자기 스스로이든, 이성이든, 혹은 친구이든 부모님이든 그걸 구별할 필요가 없다.

심야식당은 외로움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끝이났다. 그것도 식당이라는 공간에서, 음식을 매개로 하여..

사람과 음식이 만나 어떻게 사랑이 되었는가? 에 대한 질문에대해 심야식당은 하나의 예를 보여준다.

왜 하필음 음식인가. 의,식,주. 인간이 삶을 영유하는게 있어서 빠져서는 안될 3대요소. 유년기 시절 정답지 빈칸에도 명확히 적는 요소다.


‘먹을때는 개도 안건드린다’ 그만큼 먹는다는건 신성한 의식과 비견된다. 단순히 맛을 음미하는 것이 아니다. 성공해서 산해진미가 눈앞에 있어도

때론 어릴 때 먹던 계란참기름밥이 더더욱 생각나기도 한다.

유명한 케이블프로에서 배우 유해진은 콩자반을 그렇게 좋아한다고 이야기 한다. 어릴적에 부모님이 참 많이 해주셨기에 별것아닌 것 같은 콩자반이 그에게는 최고의 음식이 된 셈이다.

이렇게 음식은 식감으로 기억되기 보단, 우리의 가슴속에 각인된다.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고, 기도는 밥먹기전에 꼭한다. 먹는다는건 순수함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우리는 다른 상념으로부터 탈출한다.


어찌보면 원초적인 행위지만, 그만큼 중요하고 근원적인 행동이기도 하다.

식사라는 행위자체의 단순성과 순수성이 식당의 인간적인 공기와 어우러 진다면 어떨까.

고민과 번뇌를 먹는행위를 통해 잠시 내려놓고, 그 사이에 따듯한 사랑이 빈공간을 채운다.

상처에 대한 망각이 잠시나마 이루어지고, 삶을 조금더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심야식당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다.


우연히 들른 식당, 마스터는 그 사람의 고민에 알맞은 식사를 한접시 준다.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에서 준비한 식사는 먹는이로 하여금 잠시나마 고민을 잊게한다.

상처와 번민, 그리고 외로움에 대한 분리가 이루어진다.

그 틈을 심야식당의 터줏대감들이 채워준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사람들이 잠시의 공허함을 사랑으로 채워준다

응원하고, 다독이며 , 공감해준다.


어느새 음식을 먹다가 나도 모르게 삶은 비극에서 희극으로 변해있다.

영화에서 영화적인 요소를 찾는게 중요하다. 그게 곧 흥행이며 작품성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별로라는 평이 많다. 난 잘 모른다. 영화를 잘 볼줄도 모른다.

다만 한가지, 난 부러움과 편안함을 얻어왔다.


우리만의 감정 아지트를 열렬히 희망하는 현대인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버틸 수 있었다.

심야식당은 오갈곳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쉼터였다.

삶이 그대를 힘들게 할 지라도 , 슬퍼하거나 노하지말라. 어릴적 벽에 걸려있던 푸쉬킨의 구절이 더욱 생각나는 영화였다.


언젠가 우리도 함께 사랑으로 채우는 날이 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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