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지익 Feb 05. 2016

시험의 굴레

모든 수험생 들에게..

몇달전 수능이 끝나고, 성적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속속들이 대학교 합격 발표가 나오는 시기이다.수능을 친지 십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수능치는 날은 학생들이 내 모습같아서 마음이 짠하다. 수능을 치러가는 학생들은 수능시험을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할 것이다. 나 또한 그랬고, 나의 친구들도 그랬고, 후배들도 그랬다. 아마 , 세월이 변해도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난 오랫동안 시험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수능시험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해서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 아쉬움과 자괴감으로 대학초반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리석었지만, 그 때는 그럴 수도 있었기에 아마 다시 돌아가도 나의 역사는 반복되리라 생각한다. 수능이 나에게 첫 시험이었다면, 고시는 나에게 두 번째 시험이었다. 나를 무려 수년간이나 끌고갔던 무서운 시험이다. 결국 , 또 그 시험에 실패했다. 시험을 실패할 당시 난 인생의 모든 젊음을 버린 것 만 같았고, 스스로가 무능하다며 자책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남들은 마음먹으면 잘 하는 것만 같은데 유독 나만 의지가 약하고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참으로 힘겨운 시기었다.

    

시험은 당락을 결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당은 합격을 의미하고, 락은 낙방을 의미한다. 따라서 붙으면 성공이고, 떨어지면 실패라고 볼 수도 있다. 아니 그게 정확한 인식일 지도 모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보니, 시험에 떨어졌다는 그 사실이 실패였다기 보다는, 시험에 떨어졌다고 의기소침하고 스스로를 미워했던 그 기간이 진정으로 실패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은 재능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고, 천재가 있는 반면에 한참 부족한 사람도 있다. 시험은 무수히 많다.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어야 하는 과정속에서 본다면 내가 처참하게 패배했던 시험은 단지 몇가지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우리는 떨어지며 ‘이것은 내 길이 아니야’ 라고 자기위안만 삼아서도 안된다. 반드시 시험은 붙어야 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몇 번의 시험을 통해서 실패한 과거에 지나치게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시험이라는 굴레는 벗어날 수는 없다. 평가와 레벨업이 필요한 사회속에서 시험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시험은 잘봐야 한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일단 열심히 준비해야한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무조건이다. 아무리 어려운 시험이라도 열심히 한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결과가 돌아오는 게 바로 시험이다. 시험의 이러한 공정함을 앞에두고 떨어진 사람은 분명 자기의 결함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자신의 결함이나 약점 혹은 실수를 그냥 스스로를 자책하는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난 수년간 그렇게 어리석게 살았다. 시험에 떨어진 스스로에 대해 반성과 복기는 하지 않고, 단순히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나를 괴롭히며 옥죄었던 것이다.    


절치부심(切齒腐心) 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인생사에 통용되는 말이지만, 시험에서 만큼 잘 맞아 떨어지는 관계는 없을 것이다. 시험을 못쳤다고, 혹은 떨어졌다고 하면 그건 본인의 능력과 노력의 부족이라는 건 맞다. 하지만, 그걸 자아에 대한 열등함으로 몰고가는 이와,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다는걸 냉정하게 인식하고 새롭게 재정비 하는 사람은 성과물에 대해서 180도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낸다. 나는 여태까지 전자의 입장에서 삶을 살아왔다. 이런 대응 조차 나의 실수다. 내가 현명하지 못한 세월을 보냈다고 그걸 또 자책하는 데만 골몰한다면 평생 그저 그런 이류인생으로 살 수밖에 없고, 후회만 남는 생을 살지도 모른다. 시험실패에 대해서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한 과거조차도 지금시점에서 냉정하게 볼 수 있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영원한 승자도 없고, 영원한 패자도 없다. 한번 떨어졌다고 계속 떨어지라는 법이 없고, 한번 붙었다고 계속 승승장구 하라는 법도 없다. 계속 붙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고, 계속 떨어지는 사람은 노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앞으로 시험을 통한 관문통과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그때의 당(합격)을 위해서는 실패한 과거를 문제점으로 보고 해결책을 마련하며 나아가는 자세가 가져야 한다.    


혹시나 시험을 못쳐서 울고싶은 학생, 죽고싶은 학생이 있다면.나는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시험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 라는 진부한 말 보다는, 지금 실패에 대해 자기학대를 하는사이 스스로를 분석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계속 패배할 수 밖에 없을 거라고. 그게 바로 힘을 내야 하는 이유이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이유라고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를 구성하는 수많은 재료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