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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익 Mar 13. 2016

취미가 없는게 취미인 사람

취미 강권하는 사회

소개팅을 가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날때 손 쉬우면서도 보편적인 질문이 있다. 

"취미가 뭐에요?"

단순한 관심사를 넘어서서, 취미는 상대방에 대한 인생관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버렸다.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전, 취미가 없어요' 라고 대답한다면 반응이 어떨까? 

재미없는 사람, 혹은 의미없는 인생을 살아가는사람 . 등등 매력없는 사람으로 분류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취미가 뭐냐고 묻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취미는 어떠어떠한 특별한 행위를 해야 하고, 특정 분야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오면, 녹초가 된 마음에 무심결에 티비를 켜고 샤워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 하는 사람이 있다. 주말에는 꼭 뭘 하지 않더라도 , 집에서 편안하게 있으면서 몸과 뇌를 일상의 스트레스로 부터 유리 시키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삶의 방식은 모두가 다양하다. 그런데 특별한 행위를 하지 않고 마냥 시간을 보낸다면 , 그 사람에게 우리는 게으르고, 비 생산적인 사람이라는 오명을 씌우기도 한다. 


취미가 과연 특별한 행위를 수반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 취미의 사전적인 의미는 '전문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닌, 즐기면서 한다' 라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해야 할 부분은 즐기면서 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압박감을 벗어나고, 수동적인 삶 속에서 자기만의 기쁨을 찾고, 휴식을 취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그런 취미가 꼭 특별한 일 이어야 한다면 그 또한 진정한 취미가 될 수 있을까. 


'퇴근하고 집에가면 뭐해?'라고 묻는 질문에 "저요? 그냥 테레비 봐요. 무한도전 틀어놓고 씻고 집안일해요"

그랬더니, 나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시간을 허무하게 보내지 마라 , 자기개발을 해야한다 등등 .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긴 하겠지만, 나에게는 휴식이라는 차원에서 나름의 방법을 터득 한 것이기에 많이 어리 둥절했다. 내가 일상적으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행하는 일들이 나에게 안정을 가져다 주고, 하루 일과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지만 사람들에게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보였다는 말이니깐..


지혜는 곳곳에서 얻어진다. 물론 내가 텔레비전을 본다는 것이 옳다 혹은 그르다고 말하는건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한건 우리가 삶의 안정을 취하는건 나름의 방식이 있고, 그로부터 사색과 미래의 재충전을 다짐한다는 것이다. 결국 취미라는 개념은 전적으로 각자의 주체가 스스로의 방식을 가지고 만들어낸 의미이다. 그 취미가 일종의 답안지 처럼 정해진다면 정말로 취미로 작용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취미를 물을때 '취미가 없어요' 라고 말할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취미가 없다는 말이 정말로 내 삶은 허망하게 보낸다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통념상 취미에 대해서 물었을때 없다고 이야기 하고 나서 취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같이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건 어떨까? 


얼마전에 무한도전에서 미생의 윤태호 작가님이 일상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연장선에서 일상의 소중함이 가지는 중요성을 말씀해 주셨다. 일상은 전적으로 본인의 마음가짐에 따라 정해지고, 이루어진다. 그렇게 작은 일상들이 모여서 본인의 가치관이 되고, 하나의 인생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일상이 중요하고, 각자의 일상적인 행동은 존중받아 마땅한 것이다. 


 취미가 없을 수도 있다. 취미가 없다는 말은 , 삶을 무의미하고 재미없게 보낸다는 말이 아니다. 이미 사회에서 '취미'로 통용되는 카테고리 그 외의 행복을 꾸려가는 실천하고 있다는 말일 뿐이다. 그냥 다를뿐이다. 그런데 때로는 취미가 없으면 삶을 잘 못 살고 있지는 않을까 라는 불안함을 가지는 사람이 보인다. 


보편적인 취미라고 부르는것에 해당하지 않아도, 자기가 즐기는 삶의 방식이 있다면 그게 바로 나의 美를 取하는 셈인 것이다. 보여지고 , 칭찬받으려는 이야기보다,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간다면 그게 진정한 취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봤다. 


종종(특별한 행위의)취미를 강권하는 사회속에서 (거기에 해당하는)취미가 없어요. 라고 당당하게 이야기 하는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삶은 본인이 즐기는 것이고, 각자가 즐기는 방법은 다 다를테니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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