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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자의 썰 Aug 21. 2024

맞아 죽자, 고호 그림 비판 3

고흐에게 늘 돈걱정이 떠나지 않았지만, 기록을 보면 테오는 적지 않은 돈을 보내주었다. 아를의 집배원 롤랑 아저씨의 셀러리의 두 배정도를 보내준 것으로 나온다. 어디에 썼길래 언제나 돈이 부족했을까?  술이었을까?  외적으론 늘 따가운 눈치를 받는 이방인 인 데다가, 내적으로 갈급한 그의 영혼에 매일 취하지 않고는 잠들지 못하지 않았을까?  그의 건강상태는 술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었을 것이다. 요즘 나온 연구결과에 의하면 그가 늘 마시던 싸구려 독주 엡생 트는 알코올 정제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아님 매춘이었을지도? 매춘은 그 당시에는 아주 흔했다. 예술가들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심각한 병이었다. 더욱이 감각적으로 예민하기만 한 예술가들은 그 갈증에 피해 갈 수 없는 병이기도 했다.  (매독으로 죽거나 고생한 예술가의 이름을 대자면 차고도 넘친다. 들쳐보지 말자, 괜히 좋아하는 예술가 나오면 실망한다...) 고흐의 기록에 나오는 두 명의 여성은 모두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었다. 한 명은 임신한 그리고 매독에 걸린 매춘부에, 한 명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으나 모든 집안의 반대로 지독한 짝사랑만으로 끝난 사촌누나였으니, 그의 여성편력은 분명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했을 것인데, 후에 고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어도 이 부분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알려진 것은 제한적이다. 아마 알리고 싶지 않아서 아닐까.. 생각해 본다. 파리에서 고흐랑 교류가 있었던 미술가 로트렉 Henry de -Toulouse-Lautrec 도 비숫한 경우였다. 그는 물랭루주 술집에서 거의 살았고, 그곳의 무희들과 동거생활이 길었다. 그도 매독을 앓았으며, 적나라한 여성의 몸을 많이 그렸다고 알려져 있다. 후일에 로트랙이 죽고 난 후 그의 보수적인 어머니의 의해서 그런 그림들은 모두 불살라졌다고 한다. 로트렉은 워낙 금수저였지만, 고흐는 테오가 보내주는 돈으로 그의 그림이 아닌 다른 곳에 썼을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다음에 로트랙을 찾아 떠난 Albi 방문한 글을 써보기로 한다... ) 


그가 아를에서 그린 그림들을 보면..  파리에서 처음으로 인상파주의들의 새로운 관점에 눈을 뜨고 그의 어리숙한 수준에 고뇌하다가, 아를에 와서야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숙련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2년이 못 되는 아를 생활에 그나마 제일 좋은 평을 받는 그림들은 (지금 평론가들이 인정하기도 하고, 고흐 본인도 그렇게 인정한 ) 두 가지 작품 정도이다. 이 두 작품 모두 그의 감정이 최고조에 있을 때 완성한 그림들이다 - 가장 기쁠 때, 가장 고독할 때. 가장 기쁠 때 그린 것은, 고갱을 기다리며 그린 해바라기 연작들이다. 그리고 그의 쓸쓸함이 극에 있을 때 그린 그림, 노란 카페와 별이 빛나는 밤, The Starry Night이다.. 그렇지 않아도 매일이 드라마였던 그에게 더 극한 상황으로 몰려서 그의 영혼의 짜고 짜내서 그린 그림들이었다. 해바라기 그림은 그가 고갱을 기다리며 북치고 장고치고 하며 혼자 몽상에 빠져 행복하던 순간들에 그린 그림들이다.  그래서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자신을 괴롭혀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도달한 그의 그림 끝에는 다른 인상파 화가들이 최고조에 있을 때 발견했던 현대미술의 시작과 결을 같이한다.  이미 그의 그림에서 원근법, 명암, 소실점이 사라지고, 여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색채가 주가 되는 화조가 나타나고 있었다. 그냥 순간의 느낌으로 사물의 본질을 재현하는 초기 인상파들의 단계를 넘어, 눈에 보이는 것을 무시하지 않은 채 모든 사물에 본인의 영혼을 재현해 내는 독특한 길을 만들어 갔다. 그래서 그도 평론가들에게서 ‘후기'인상파라는 타이틀을 부여받는다. 세잔처럼 오랜 세월을 두고 끊임없는 연작과 본인을 단련하는 연습을 통해 좀 더 분명하고 명확하게 현대미술을 설명하며 이끌어낸 예술가도 있는데, 고흐는.. 그렇지 않았다. 영혼을 팔아서 원하는 것을 산 ‘파우스트’의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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